전체 글132 하얼빈 세습벌족으로 태어나 뒷짐지고 거들먹거리는 유생들이나 송곳 꽂을 땅도 없는 무지렁이들이나 죄의 규모는 차이가 있었지만 죄의 내용과 죄의 계통은 대체로 비슷해서 인간의 죄는 몇 개의 유형을 이루고 있었다. 그러하되 어떠한 유형에도 속하지 않는 내밀한 죄들은 다들 깊이 지니고 있을 터인데, 그 죄는 마음에 사무치고 몸에 인 박여서 인간은 결코 자신의 죄를 온전히 성찰하거나 고백할 수 없을 것임을 빌렘은 알고 있었다. p63도주막의 어둠 속에서 잠을 청하는 밤에, 안중근은 이토의 육신에 목숨이 붙어서 작동하고 있는 사태를 견딜 수 없어하는 자신의 마음이 견디기 힘들었다. 이토의 목숨을 죽여서 없앤다기보다는, 이토가 살아서 이 세상을 휘젓고 돌아다니지 않도록 이토의 존재를 소거하는 것이 자신의 마음이 가리키는 바.. 2022. 8. 22. 꼬맹이 아기 펭귄 날씨가 차다. 춥다. 엄청 춥다. 아침 일찍 강의가 있어 중무장 하고(아래 위 내복, 골덴 바지, 목티, 조끼, 롱패딩, 목도리, 장갑) 노트북 가방까지 매고 보니 펭귄이 따로없다. 인간 펭귄 ^^ 횡단보도 신호를 기다리는데 건너편에 뒤뚱대며 걸어오는 아기 펭귄을 발견했다. 두살 세 살? 엄마 출근 길 어린이집 가는 아기인 모양이다. 마스크에 털모자까지 쓰고 롱패딩을 입었는데 고 짧고 똥땅한 모습이 얼마나 귀엽던지... 눈길을 뗄 수 없었다. 아기 펭귄 덕분에 아침이 유쾌했다. 아기 펭귄도 펭귄 엄마도 모두 모두 즐겁고 유쾌한 하루 되길~ 2022. 2. 16. 가래떡 쭉쭉 뽑혀 나오는 가래떡 모습이 시원하다. 경쾌하다. 가래떡 요정 춤추는 모습이 재미있다. 신난다. 그리고 뭔가 슬프다. 왜지? 이렇게 흥겨운 책을 보고있는데 왜 슬프지? 마음이 왜 그렇지? 설맞이 그림책으로 가온빛에 소개하려고 꺼내놓고 보고 또 보았는데 그림책을 읽는 동안 눈으로는 웃는데 마음이 자꾸 허전하고 쓸쓸하고... 암튼 그랬다. 업데이트를 마치고 밤에 누워 가만히 생각해 보니 그 길고 쫀득하고 따끈한 가래떡을 맛본지 너무 오래되어 그런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갓 뽑은 가래떡, 언제 먹었더라....... 할머니 돌아가신지 십오 년이니 할머니가 방앗간에서 뽑아온 따끈한 가래떡은 먹어본 건 이십여 년이 더 넘은 일인가 보다. 엄마가 가래떡을 뽑지 않은지는 얼마나 되었을까? 간장 한 방울에 참기름.. 2022. 2. 4. 빈집을 쓸면서 방치되었던 홈피를 며칠 째 들락날락... 아이디도 잊고 비번도 잊었다. 그러다 어찌어찌 다시 문이 열렸다. 쓸지도 닦지도 못한채 그저 방문객처럼 드나들기만 했던 공간이 낯설고 또 미안하다. 다시 빗질을 시작한다... 다시 소소한 이야기 풀어 보려고... 2022. 1. 28. 망치질 소리 콩콩콩콩콩...... 콩콩콩망치질 소리가 시작된 것은 지난 해 늦여름부터였다. 꽤 이른 아침부터 소심하게 시작되는 망치질 소리는 주말이라고 예외가 아니었다. 여유있게 시작하고픈 주말 아침마저도 망쳐 놓는 이른 아침의 망치질 소리. 쾅쾅쾅 쳐대는 소리도 아니고 그렇다고 10분 20분 지속되는 소리도 아니고, 아주 소심하게 콩콩콩 두드려대는 망치질 소리는 스무 번 정도 계속되다 20여분 쉬고 또 소심하게 두드려대다 쉬고를 반복하면서 하루 종일 지속되곤했다."망치질 소리 아니고 마늘 빻는 소리 아닌가?""누군가 인테리어에 관심 많은 사람이 이사온 모양이네. 잠깐도 아니고 매일같이 이러는거 보면......"이 정도 선에서 관심은 그쳤다. 살다보면 뭐 그럴 수도 있지, 언젠가는 멈추겠지, 못견딜 만큼 심각한 소음.. 2015. 5. 11. 시험을 앞 둔 우리들의 자세 중간고사를 며칠 앞 둔 밤, 딸이 주섬주섬 공부를 마치는 분위기길래 나도 서둘러 컴퓨터로 작업 하던 것을 끝냈다. 안 그래도 눈에서 진물이 날 것 같이 피곤해져 얼른 마무리하고 자야겠다 생각하고 있던 차에 반가웠는데...... 그런데 책상 정리를 마친 딸이 책을 한 권 들고는 다시 자리를 잡고 앉는다."공부 끝낸거 아니었어? 엄마 이제 자려고 했는데..."하고 물었더니 공부 끝낸게 맞단다. "그럼, 그건 뭐야?"하고 물었더니,30분 정도 책 읽다 자겠다는 단호한 답변. 엄마는 졸리면 자, 힘들게 왜 깨있어하는 눈빛이다."야, 그거 읽고 내일 학교에서 졸려서 힘들었다고 하지 말고 그냥 빨리 자, 시험이 낼모렌데 지금 책 읽게 생겼어?어?"라고 말하고 싶은 것을 꾹꾹 누르고, 엄마스러운 품위와 교양(?)을 .. 2015. 5. 2. 이전 1 2 3 4 ··· 2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