쭉쭉 뽑혀 나오는 가래떡 모습이 시원하다. 경쾌하다. 가래떡 요정 춤추는 모습이 재미있다. 신난다.
그리고 뭔가 슬프다.
왜지? 이렇게 흥겨운 책을 보고있는데 왜 슬프지?
마음이 왜 그렇지?
설맞이 그림책으로 가온빛에 소개하려고 꺼내놓고 보고 또 보았는데
그림책을 읽는 동안 눈으로는 웃는데 마음이 자꾸 허전하고 쓸쓸하고... 암튼 그랬다.
업데이트를 마치고 밤에 누워 가만히 생각해 보니 그 길고 쫀득하고 따끈한 가래떡을 맛본지 너무 오래되어 그런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갓 뽑은 가래떡, 언제 먹었더라.......
할머니 돌아가신지 십오 년이니 할머니가 방앗간에서 뽑아온 따끈한 가래떡은 먹어본 건 이십여 년이 더 넘은 일인가 보다. 엄마가 가래떡을 뽑지 않은지는 얼마나 되었을까?
간장 한 방울에 참기름을 주르륵 부어 마구 저은 후 콕콕 찍어 먹던 그 맛난 가래떡,
결혼하고 어머님이 만들어 주신 조청에 가래떡을 찍어 먹으며 와~ 이것도 색다른 맛이네! 좋아했는데 - 난 그때 처음 가래떡을 조청에 찍어 먹어 보았다. 결혼 전 우리 집은 무조건 참기름 간장에 찍어 먹었으니까...
그림책을 읽는 동안 허전하고 쓸쓸했던 마음은 아마도 거기에서 유래한 것 아닐까?
이제는 곁에 없는 이들에 대한 그리움, 그리고 여전히 너무나 선명한 추억들.
조청 가래떡도 참기름 간장 가래떡도 다 영원한 줄 알았다.
그때는 그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