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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영화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책들...- 우리집 책 역사를 돌아보면서

by GoodMom 2013. 3. 13.

 The Very Hungry Caterpillar /  Eric Carle


봄맞이 책장정리를 하다 영어그림책코너에서 멈춤모드!

아직도 거실 책꽂이 한쪽에 자리 잡고 있는 칸에서 이런 저런 영어그림책을 꺼내어 보다 한참을 이리 저리 넘겨보고 생각에 잠겼던 'The Very Hungry Caterpillar-배고픈 애벌레'

어린시절 겨레가 마르고 닳도록 본 그림책입니다.



특히나 이 음식이 나오는 페이지...

겨레가 너무나 열심히 본 탓에 이렇게 세월의 때가 덕지덕지 묻어버렸네요...

지금봐도 어쩌면 이렇게 색감이 화려한지...놀랍기만 합니다.




'어른들이 읽는 책보다 문장도 단순하고 쉬운것...그게 아이들 책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예전에 초중등 보습학원을 운영했던 적이 있었어요.

학교 마치고 줄줄이 이어지는 각종 학원 수업에 시달리는 아이들 모습 보면서,안쓰러운 마음에 아이들 보면 살갑게 대해주고, 장난도 잘 치고, 눈 마주하고 얘기도 많이 들어주고...아이들 이뻐해서 나름 인기 많은 젊은 원장쌤 이었지요...^^

그 때  수업 대기 시간에 아이들과 함께 즐길 만한 아이템을 찾다 우연히 동화책읽어 주는 일을 시작했었는데요.

처음엔 학원 책꽂이에 있던 책을 읽어주면서 시작했던 일이...의외로 아이들에게 인기를 끌어 ,

저학년 뿐 아니라 고학년 아이들도 시간이 맞으면 함께 듣기도 했고, 아이들이 제시간보다 일찍 학원에 오기도 했고, 자기 수업이 끝나고도 책을 마저 읽어달라며 학원에 남아 제 수업이 끝나기를 기다렸던 아이들도 있었구요. 서점을 운영 하시던 학부모님이 책을 세트로 보내주시기도 했었어요.

책 읽으면서 조용히 기다리라면 절대로 하지 않았던 아이들이 읽어주는 책을 그렇게 좋아할 줄은... 그 때 처음 알았어요. 아이들은 읽어주는 책을 좋아한다는 사실을...(마치 이야기를 듣는듯)


그렇게 인기만점 책읽기를 해나가던 중...하루는 학원생 중 한명이 집에서 그림책을 한권 들고 온 적이 있었죠.(제가 읽어준 것은 모두 동화책)


"선생님, 이 책 읽어주세요!"


한눈에 봐도  표지가 눈길을 확! 끌었던 그 책이...바로 위에 보여드렸던 에릭칼의 '배고픈 애벌레'번역판 그림책이었습니다.

'배고픈 애벌레'를 한장 한장 다 읽어주고 나서 내가 받은 충격!!!!이란...

'어른들이 읽는 책보다 문장도 단순하고 쉬운것...그게 아이들 책'이 아니라는 것을 그림책 한권이 나에게 알려준 커다란 사건이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그림책에 처음 발을 들여놓던 사건이기도 했구요.

이후 저는 이 책이 너무나 갖고싶어져 여기저기 알아보기 시작했는데요...

안타깝게도 이 책은 당시 몬테소리 '피카소동화나라'라는 전집에 묶여 단행본으로는 구할 수가 없었답니다. 결국 배고픈 애벌레를 갖기 위해 피카소동화나라 전집을 사야겠다 결심을 했고...일단,나머지 다른 책들의 수준이 궁금해 전집판매하는 분에게 다른 책들을 더 보여달라고 했었는데...여기서도 또 한번 놀랐던 일은,

배고픈 애벌레 외 나머지 그저그렇고 그런 책 수준이었어요.

물론 그 시리즈중에 맘에 드는 책이 몇권 더 있긴 했지만 엄청난 반전이었다고나 할까요.

좋은 책을 몇권 끼워넣고 그 시리즈에 말도 안되는 수준의 책을 끼워 팔기 작전...


그리고 이 책을 계기로 알게된 것,

좋은 책 사이 그저그렇고 그런 책들을 끼워 파는 전집 출판사들의 횡포...

원하는 책, 좋은 책을 읽고 싶어도 계약에 묶여 절대 낱권을 살 수 없게 만든 전집 출판사의 상술이 너무나 얄미워...내 아이에게는 절대로 전집을 사주지 않겠다라는 생각을 했더랬지요...

안타깝기는 했지만 누군가가 이렇게 전집으로 구매를 하고 또 구매를 하고, 하는 식이라면 영원히 우리는 에릭칼의 그림책들을 단행본으로는 만날 수 없을 거란 생각을 했습니다.


그럼에도 겨레가 태어난 후, 또다시 간절하게 생각 난 에릭칼의 배고픈 애벌레.

그런데 그 몇년 사이 인터넷이 활성화 되면서 한국어판으로는 낱권을 살 수 없지만 영어판으로는 낱권을 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되었어요. 그것도 당시엔 충격, 걔들은 전집으로 묶어 팔지 않는구나 하는...^^

그래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겨레아빠에게(당시 저희 집은 경기도였어요.) 'The Very Hungry Caterpillar'를 사다 달라 부탁을 했고, 겨레아빠가 잠실에 있는 세종문고를 직접 찾아가 구해다 준 그림책이 바로 아래 그림책 두권입니다.


겨레의 첫 영어그림책 The Very Hungry Caterpillar   /   The Very busy Spider


'The Very busy Spider'는 제가 몰랐던 책인데 제 부탁을 받고 갔던 서점에서 겨레아빠가 그림이 너무 이뻐 한권을 더 구입을 했다며 두 권을 구해다 주었지요.(페이퍼백이 뭔지, 하드커버가 뭔지 보드북이 뭔지도 잘 몰랐던 시절...^^)

이렇게해서...전집에 묶인 에릭칼의 책을 살 수 없다는 사실 때문에 ,이렇게 영어 원서로 겨레가 갖게 된 첫 영어그림책이 바로 에릭칼의 'The Very Hungry Caterpillar'와 'The Very busy Spider'였습니다. 우리집 작은 책꽂이에 처음으로 꽂히게 된 책이지요. 달랑 두권 뿐이었으니 얼마나 마르고 닳도록 보았던지...

그림만 보여줘도 화려했으니 그림만도 엄청 넘겨보곤 했답니다.





겨레가 아주 어린 시절부터 한권한권 모아온 영어그림책들



이렇게 어렵게 처음 그림책을 구입을 하게 된 후, 절대 나의 취향이 반영되지 않은 전집 묶음, 아이에게 덜컥덜컥 세트로 많은 책을 안겨주지 않겠다 생각했고, 그렇다 보니 그림책을 한권 한권 구하기 위해 쉬는 날이면 아이와 직접 도서관을 다니고 주말마다 큰 서점을 찾아 다니는 일을 취미 삼아 시작하면서 그림책 작가도 알게 되고, 그림책에 대한 이런저런 정보를 찾아다니기 시작했었는데요. 그걸 계기로 '겨레한가온빛'홈페이지도 만들어지게 되었습니다. 1999년만 해도 워낙 단행본 그림책 정보가 귀하다 보니 그걸 공유해보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마음에 드는 책이 전집에 묶어 낱권 소장이 불가능 할 경우, 그냥 자연스럽게 영어책으로 구입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렇다 보니 겨레는 겨레대로 전집에 묶여 구할 수 없는 그림책은 영어로 소장을 하게 되면서 아기 때부터 자연스럽게 영어와 우리말을 큰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수가 있었어요...

또 그렇게 시작된 습관으로 제가 한권한권 골라주거나, 또 굉장히 어릴 때부터 스스로 책을 고르는 습관을 들여준 덕에 겨레는 구입하는 책은 거의 모두 읽고 지나갔고, 굉장히 여러번 되풀이 해 읽으면서 그것이 지금도 좋은 습관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 생각해 보니, 전집회사에 고마워해야 할 부분이기도 하네요...





지금도 책꽂이 곳곳에 그 시절 보던 영어그림책들이 이렇게 숨어있답니다.

이 책들 중에는 후에 전집계약이 풀렸는지 단행본으로 출판된 것들도 꽤 있어요. 이제는 단행본 시장이 돈이 되는 시대가 왔으니까요. ^^




그리고 그 습관은 지금까지도 이어져서 읽고 싶은 책이 번역이 느리게 되는 경우나, 좋아하는 작가의 책인데 번역이 안된 경우, 그냥 원서로 읽는 습관으로 이어져 왔습니다.

또 한국판으로 나와있는 경우에도 한국판으로도 읽고 영어원서로도 읽어서 느낌을 비교해보기도 하구요. 외국 친구들에게 소개 받아 괜찮은 책이라는 얘길 들으면 자연스럽게 원서로 책을 구입해서 읽기도 합니다.

그런데 최근에 겨레가 그런 얘길 하더라구요. 아무리 번역이 잘 된 책이라고 할지라도 그 책의 느낌을 가장 잘 이해하는 방법은 그냥 그 작가가 쓴 문체 그대로 읽는 것이라구요...(그러므로,여러 언어를 알면 살면서 훨씬 훨씬재밌겠다는 말도 흘리더군요...^^)

물론, 겨레가 그러네요. 영어책 열심이 읽다가, 기분 전환 겸 한글 책 집어들면 정말 술술술술 읽힌다구...^^ 아무리 자연스러워져도 모국어가 제일 편하다고...!!! ^______^



위 영어그림책 이야기에 이어서....

야, 우리 기차에서 내려!   존 버닝햄 글 그림/ 박상희 옮김/ 비룡소


존 버닝햄의 '야, 우리 기차에서 내려!'는 겨레가 공식적으로 첫 서점나들이를 통해 단행본으로 직접 고른 그림책이예요.(에릭칼 책을 먼저 구입하긴 했지만 그 책은 우리가 사준 책이니까요.)

당시만 해도 단행본 그림책이 그리 많지 않았던 시절인데요. 돌무렵(1999년 가을) 도서관 갔다 동네에서 가장 큰 서점에 들러 이것저것 단행본을 찾아 몇 권을 읽어주었더니 이 책 반응이 제일 좋아 구입을 했고 18개월무렵엔 폭발적으로 좋아했던 책입니다.


 

기차를 좋아했던 시절이라 기차 그림을 좋아하기도 했지만, 군데군데 이런 그림들을 보며 엄마랑 흉내를 내기도 했고, 집 안 곳곳에 겨레가 좋아하는 동물 인형들을 놓고 고무줄 기차를 만들어 제가 앞장 서고 겨레가 뒤에 서서 칙칙폭폭 놀이를 하면서 집 안 곳곳을 돌면서 들고 있던 비닐봉지에 동물 인형을 태워주는 형식으로 그림책 놀이를 하고 놀기도 했었답니다.

오...그 시절 생각을 하니, 감회가 새롭네요.



또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는  그림책 한권은...'고릴라'예요.

 고릴라      앤터니 브라운 글 그림/ 장은수 옮김/ 비룡소


앤서니 브라운의 '고릴라'는 겨레가 가장 좋아했던 그림책입니다.(지금까지도 가장 많이 사랑 받고 있는 그림책)

아마 제 홈 여기 저기를 뒤지다보면 겨레가 이 책을 옆을 두고 잠이 든, 아기 때 사진도 찾으실 수 있을거예요.





너무나 많이 읽어 겉표지와 속지가 분리되기도 하고, 겉장이 아예 똑떨어져 나가 여러번 대수술을 거치기도 했어요.




책에 낙서를 하거나 던지거나 찢는 일은 없었는데, 고릴라는 너무나 여러번 읽어 이렇게 표지와 본판이 쩍 갈라지기도 했어요. 중간에 한권 다시 사줄까 라고 생각까지도 했었답니다.





겨레가 고릴라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면이예요.

그의 그림책을 들여다 보면 마음이 포근해진다네요. 지금도 어릴 적 향수를 느끼며 앤서니 브라운의 그림책들을 들여다 보곤 해요.










저희 집 쇼파 뒤 액자 그림 역시 앤서니 브라운의 고릴라의 겨레가 가장 좋아하는 장면...

고릴라에서 겨레가 가장 좋아했던 그림, 2011년 앤서니 브라운 원화전 보고 사 온 그림이예요.^^



 



2011년 여름에는 앤서니브라운 원화전이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려 겨레와 관람을 했었는데요...우리가 갔던 전날 앤서니브라운이 싸인회를 했다고 해서 얼마나 아쉬었던지...

"내 너덜너덜해진 고릴라 책에 앤서니 브라운의 싸인을 받으면서 ,이 책을 이렇게 여러번 읽고 자랐다고 말할 수 있었는데 그걸 놓쳤네!" 하며 아쉬워 했던 딸...^^





앤서니브라운의 원화, 스케치를 보고 엄청난 감동을 받더군요...(↑ 저기에 소녀 주변 화이트로 수정된 자국 혹시 보이시나요? 그걸 보면서 얼마나 신기해 하던지...고흐전, 피카소 전에서도 그렇게까지 감동을 안받던데...^^)




 


겨레가 어린 시절부터 한권씩 모아온  앤서니 브라운의 책들입니다. (지금도 한코너에 모아놓고 ,가끔씩 넋 놓고 들여다 보고 있는...)

다른 책들은 고를 때 신중에 신중을 기하는 편이었는데 앤서니브라운의 책은 눈에만 보이면 무조건 사달라 했었어요.

당시에는 번역이 안된 책들이 많아 영어그림책으로 산 것이 꽤 되는데 지금은 번역되어 나온 책들이 꽤 많더라구요.







 

어린시절부터 읽었던 그림책은 정리에 정리를 거쳐 이제는 잘 안보는 것은 겨레방 베란다 책장으로 내놓았고, 겨레가 좋아하는 것은 아직도 작은방 책꽂이에 꽂아두고 있어요.

가끔 그 방에 푸욱 파묻혀서 여전히 그림책을 보고 있는 모습이라니!

그러면서 하는 말, 이제야 제대로 이해되는 것들이 아주 많답니다.

저도 문득 생각이 날 때면 이렇게 작은방에 들어가 겨레가 좋아했던 그림책들을 들여다 보곤 해요. 

훌륭한 어린이책이야 말로 누가 봐도 즐겁고, 여러 각도에서 여러 생각을 가질 수 있게 해주는 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겨레가 4학년 때 도서관에 갔다 오는 길에 교원에서 무료로 나눠주는 과월호 위즈키즈를 한권 받았던 적이 있어요. 그걸 몇 달간 마르고 닳도록 읽으면서 정기구독하고싶어해서 전화로 신청을 했었죠.

저는 그저 잡지 하나 받아본다 생각하고 부담없이 전화신청을 했는데 저희 동네 담당지점에서 두분이 집으로 직접 찾아오셨어요. 계약서도 써야하고, 사은품도 줄 것이 있다면서...

그러더니 그 분들, 집에 와서 무슨 학습성향 검사쿠폰 부터 각종 검사테스트지를 놓고 가고...겨레 나이에 필요한 전집들 목록을 계속 들고오기 시작하시더군요.

여러번의 왕래에도 제가 절대 전집에는 넘어가지 않으니까 나중에는 저희집 거실 책꽂이에 꽂힌 책들을 보고 했던 말,

'책들이 많긴해도 일관성도 없고 주제도 없이 마구잡이로 꽂혀있어서 아이가 오히려 산만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하더군요.

이 나이에는 역사물을 시리즈로 읽어야 그 흐름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고, 그 다음엔 어떤 시리즈의 명작, 과학시리즈, 수학 시리즈, 사회 시리즈를 읽어놔야 하고...중학생이 되면 시간이 없기 때문에 그 전에 많은 책을 읽어놔야 입시에 가서 시간이 쫓길 때 도움이 된다는 식의...이야기... 이야기...

아이가 책을 좋아하는 느낌은 있지만 엄마의 잘못된 관리로 그 나이에 필수로 읽고 지나가야 할 책들 목록에 구멍이 뻥뻥 뚫려있다나요...전문적이지 않은 엄마취향 위주로 책을 고르게 되는 위험성- 그분은 그때까지 겨레가 겨레책을 직접 고른다는 사실을 몰랐을 테니...그런데 아마 겨레책을 겨레가 고르게 둔다는 말을 들었으면 아이를 어떻게 믿느냐고 한소리를 더 들었을 것 같네요.

"책이 이렇게 있는 걸 보면 엄마가 책에 관심이 없는 게 아니실텐데...아이를 너무 심하게 방치하고 계시네요..."라는 말까지...


대체 왜 몇살에 무슨 전집 읽어야 한다. 어떤 수준의 책을 읽어야 한다는 식의 공식이 존재하는 걸까요...

그런게 없음 아이가 영영 입시경쟁에서 밀려나기라도 한다는 듯, 책=입시, 공부라는 공식 아래 전집 판매원들은 엄마들의 불안감을 자극하고 공포감을 조성하는지...그 때 아주 우연한 기회에 다시 전집판매사원들을 접해보고는 고개가 절로 흔들렸던 경험을 했습니다.

전집 판매사원들 무서워서 위즈키즈 어디 받아 볼 수 있겠나? 하는 생각이 들었던...


암튼 이런 무시무시한 들이대기식, 공포감 조성 판매방식에도 흔들리지 않고, 꿋꿋하게 버텨냈습니다.

엄마가 권해주는 책도 자기가 고르지 않은 책이면 무시하는데, 알지도 못하는 전집출판사책들을 줄줄히 들이 댔다면? 정말 그들이 권해주는 그 연령대의 공식같은 책더미들을 겨레가 쳐다나 보았을까나, 지금껏 그래도 나름 책을 좀 읽는 편이라고 자부하는 딸로 자랐을까... 책꽂이 책 한권 한권들이 자신의 성장이야기가 되는 딸로 자랄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며 봄 맞이 책장 정리를 마무리 하려고 합니다.

 

전집으로만 책을 던져줘야 아이가 책에 관심을 가질거라는 생각에 초조해 하시는 분들이 있다면, 옆집 아이네 전집 책 무더기 보고 마음 심란하신 엄마들이 있다면, 전집 사원들의 현란한 말 솜씨에 마음 흔들리는 엄마들이 있다면, 모두 한번 차분히 생각해 보았으면 하는 마음에 글을 올려봅니다.

그런 목록, 공식, 책더미가 내 아이 책 사랑하는 아이로 자라게 하는 공식은 절대 아니라는 사실...

누군가 만들어 낸 목록이 아닌 자신의 필요에 의한, 취향에 의한 목록을 스스로 만들어, 스스로 찾고, 스스로 파고 들더라는 사실, ...


아무리 좋은 책도 읽지 않으면 그저 장식물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 추가) 최근 겨레가 보고 있는 책들...

요즘 겨레가 보고 있는 영어책들


해리포터는 한글판으로도 몇번을 읽었는데, 무슨 바람이 들었는지 영어판으로 한권씩 구입해서 읽고 있는 중이예요. 다시 읽고 또 읽어도 미치게 재밌는 책이 해리포터라네요.(제 인생에서도 가장 재밌었던 책 하면 해리포터 시리즈가 세손가락 안에 든답니다.)

파란색 구름무늬 표지 'The fault in our stars'는 또래 외국 친구들이 추천해 준 책이라고 하네요.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라고 번역판이 나와있어요.)  John Green은 요즘 겨레 또래 외국인 친구들 사이에서 인기 좋은 작가라고 합니다.

틴보그는 친구 만났던 날 같이 서점 갔다가 한권 사온 잡지(영어판 패션 잡지를 사고 싶었다나요. 지지배들 ^^)

까만색 표지  'Wreck This Journal'은 우리나라판으론 '이책을 파괴하라'라고 번역 되어 있는 걸로 알고 있어요.



'Wreck This Journal' 이 책을 펼치면 각 장마다 아주 다양한 미션들이 들어있는데, 요 페이지엔 커피 들이붓기 미션....

아직 커피를 마시지 않는 겨레는 아빠가 내려놓은 커피를...!!

책이란 것이 엄숙하고 경건한 것 만은 아니라는 느낌이 담겨있는 듯 아주 재밌고 황당하고 신나는 미션들이 숨어있는 나름 참신한 책이라는 생각을 했답니다. 작가가 쓴 책을 읽는 것이 아닌, 한권의 책을 나의 이야기로 채워나가는 책이라고 할까요?

대략 1년은 거쳐야 책 속 모든 미션을 수행할 수 있을 것 같다는데, 그때 다시 한번 겨레의 미션 수행 결과를 보고해볼까 생각중입니다...







이 책은 최근에 겨레가 읽었거나 읽고 있는 책이에요.(먼저 소개한 책들이 영어원서라면 요건 한글 번역판)


'천개의 찬란한 태양'은 일전에 소개해드린 바 있는 '연을 쫓는 아이'란 책의 작가 할레드 호세이니가 쓴 책입니다. 연을 쫓는 아이가 아프가니스탄을 굴곡진 역사를 바탕으로 한 소년의 성장소설(강추!)이라면, '천개의 찬란한 태양'은 전후 아프카니스탄에 남겨진 두여인이 폭력과 생명의 위협속에서 꿋꿋이 살아나가는 여자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어요.


11/22/63은 스티븐킹의 최신 소설입니다.

미저리, 쇼생크의 탈출, 스탠 바이 미, 그린마일...저흰 모두 영화로 먼저 접했는데 이 영화들의 원작자가 바로 스티븐킹...

케네디의 암살을 추적하는 시간여행자 제이크 에핑 이야기인 11/22/63 가족 모두 숨막히게 재밌게 읽었던 책입니다.^^ 오랜만에 영혼이 쏘옥 몰입되는 느낌을 받았던..., 저희 가족 모두 스티븐킹의 열렬한 팬이 되었습니다.
겨레말론 이책을 읽고나니 웬만한 책이 재미가 없어서, 한동안 허탈한 느낌까지 들었다나요...
현재 11/22/63은 양들의 침묵의 조너선 드미 감독이 영화로 만들고 있다 해요. 겨레랑 기대중입니다.




정말 오랜만에 포스팅 하나 올려보네요.^^

저 잘 지내고 있었습니당!


2013.3

겨레는 열여섯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