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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영화

나무로 깎은 책벌레 이야기전

by GoodMom 2013. 1. 22.




나무로 깎은 책벌레이야기전


      • 세종문화회관 전시관
      • 2012.12.01~2013.01.27
      • 요금:어른 12000원/청소년 10000원/어린이 8000원


방학기간이라 이런저런 전시회 정보가 풍성하네요.  학생들  방학에 맞춰서 영화나 공연 전시등이 준비가 되니, 저희도 역시 거기에 따르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12월은 영화, 1월은 각종 전시회...^^


나무로 깎은 책벌레 이야기전은 우연히 교보문고에 갔다가 그 앞 세종문화회관에서 전시 소식을 알게 되었어요.

겨레가 일곱살때 '나무로 깎은 책벌레 이야기'란 책을 사서 무수히 읽고 들고 다니고 하면서 좋아했던 책인데, 거기 나온 작품들을 전시 한다니...두 눈이 휘둥그레 졌지요.^^

입장을 하고 보니 책에서  보았던 작품들이 우루르 쏟아져 나옵니다.


책의 바다에 빠져들다...


나무 느낌이 사진으로만 봐도 너무나 좋지요?


책의 표지에 나온 작품 '똑같다'




악몽


침대에 이불을 쓴 채 누운 아이 꿈 속에 나타나는 해골과 뱀... 손잡이를 돌리면 나무로 정교하게 깎은 톱니들이 맞물려 돌아가면서 뱀이 침대 옆으로 튀어 나오고 해골이 스르르 움직이고 의자가 삐걱삐걱대는...개인적으로 참 맘에 들었던 작품이었습니다.


작품들 중에는 실제로 돌려서 움직일 수 있도록 만든 작품들이 많은데, 개인이 작동할 순 없고(작동하고싶은 마음이 굴뚝이었지만, 그랬다간 남아날 작품이 없을 듯...)

궁금한 작품들은 직원분들에게 부탁하면 직원분들이 와서 조종을 하며 움직이는 모습을 보여 줍니다.





책의 바다에 빠져들다.


여기 책이 하나 있어.

아마 펼쳐진 책이라면 더 좋을거야

그 안에는 수많은 이야기가 담겨있지

책의 바다

거기에 뛰어든다는 것은

새로운 세계에 발을 담그는 것이지

아이가 책을 바라보고 서있어

두팔을 벌리고 풍덩

책의 바다로 들어가려고

그때 책이 아이를 향해 다가왔지

어서 들어오라고

아이는 용기를 내어 바다로 뛰어들었지

책은 아이를 가볍게 받아주었어

그리고 서서히 아이를 품에 안고

바닷속으로 잠겼지.

아이가 바다를 빠져 나올 때

책은 더이상 아이를 품지 않아도 되었어.





나무로 만든 따뜻한 느낌의 작품과 함께 그 작품이 가지고 있는 이야기가 이렇게 함께 있어요.

어린시절 겨레가 이 책을 좋아했던 이유도 요기 실린 이야기가 짤막짤막하니 재밌었기 때문이었다고 하네요.

작품과 함께 써있는 이야기들을 하나 하나 다 읽고 지나가다보니 전시를 한참 동안 보았습니다.



작품을 만든 각종 도구들...책상...탐이 납니다.






전시작품 스케치들도 함께 있구요...






개인이 일일히 작동을 시킬 수 없는 관계로 이렇게 작동 화면을 바로 옆에서 영상으로 보여주기도 해요.





책상이나 의자, 탁자, 콘솔등을 만들던 작가(여기선 목수김씨라고 써있었는데요.) 김진송씨는 어느 날 일에 싫증이 났고, 버려진 나무토막으로 벌레 한 마리를 만들면서 마침내 다양한 움직이는 인형들도 만들어 내고 그 움직이는 인형들에게 낯선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작품들을 만들어내기 시작했다고 하네요.

제 친정 아버지도 솜씨가 좋으셔서 나무를 잘 다루셨어요.

어릴 때 첫 앉은뱅에 책상도 아빠가 직접 만들어 주셨고, 학교 갈 때는 책꽂이까지 딸린 멋진 책상도 손수 만들어주셨구요. 장식장, 제방 6단 서랍장등을 직접 다 만들어 주셨었죠. 40여년이나 된 앉은뱅이 책상은 제가 물려받아 아직도 간직하고 있답니다.

아빠가 물건을 다듬고 대패질하시고 못질 하시던 생각이 나서 그럴까요...나무작품을 섬세하게 만들어 내는 작가의 작품들에서 특별한 향수가 전해졌답니다.



나무 작품 자체도 온기가 느껴져 좋았지만 거기 함께 들려주는 이야기들이 너무나 재밌는데요...작가 김진송씨는 국문학과 미술사를 전공하신 분이라고 합니다. 역시 남다른 작품의 느낌과 느낌있는 이야기들....^^















작은 영상실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들어가면 각 작품들에 대한 이야기가 영화처럼 흘러나오는데요. 우린 여기 들어가서도 아주 한참동안 영상들을 보고 나왔어요.





너무나 탐이 났던 닥스훈트 나무 의자...내것이 되어도 아까워서 앉을 수는 없을 것 같아요.





개가 의자로 사람으로 진화하는 과정이 참 자연스러워 웃음이 났던 작품입니다. 진화의 사이에 낀 의자의 모습! 작가의 상상력이 참 대단하게 느껴지네요.






전시장에서 유일하게 만질 수 있는 작품 '꿈틀벌레'입니다.

핸들을 돌리면 애벌레 몸통 마디 하나하나가 꿈틀꿈틀 움직이는데요, 겨레가 돌리면서 망가질까봐 겁이 난다면서 조심조심 돌려보았습니다.




낭만적인 작품 '달에 갈 시간'


달콤하고 낭만적인 작품들도 있고, 기이한 작품도 있고, 시대상을 이야기와 함께 잘 풀어간 작품들도 있고...

나무 특유의 정겹고 따뜻한 느낌이 나는 전시였습니다.

(그런데, 전시장 내부는 좀 추웠어요...나무 작품에 영향을 미칠까봐 전시장 온도를 낮춰놓아 그런건지, 사람이 많지 않아서 그런지, 아님 우리가 갔던 날이 추웠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실내에서 목도리까지 하고도 추워했더랬지요.)





작품 전시 해설도 시간마다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도슨트분의 설명을 들으면서 보면, 도슨트분들이 일일히 모든 작품을 작동 시켜주는 점이 좋더군요.





붙잡힌 외계인

안녕, 지구 친구들, 놀러왔다가 잡혔어.

그냥 인사나 하고 지나려던 참인데.

다시는 지구에 오지 않을거야.

몸을 잡았다고 마음을 잡은게 아니라는 걸,

당신들은 우주가 끝날 때까지 모를거야.




몸을 잡았다고 마음을 잡은건 아니라는 말이 와닿습니다. 외계인이 아니더라도 우리 삶에서 이런 경우...참 많지 않을까 하는 생각 잠시...





치즈를 훔쳐 먹은 쥐


책 속에서 겨레가 좋아했던 작품을 직접 만나는 일은 참으로 행복한 일입니다. 맨질맨질한 나무몸통을 한번만 쓰다듬고 싶은 충동이 일어났던 작품!




단풍나무로 만들어진 반질반질 예쁜 '달걀 귀신'


나는 눈도 코도 귀도 없지만...

...이빨은 가지고 있지.




항복


열린 결말을 품고 있는 듯한 카멜레온과 애벌레...









전시를 보고 나오는 길에 겨레가 작품 사진으로 만든 묶음 엽서를 하나 샀는데, 포스터는 무료로 가져갈 수 있다고 해서 두장 집어왔습니다.





+) 책 이야기


나무로 깎은 책벌레 이야기    김진송 깎고 씀/ 현문서가


일곱살 때 친구네 집에 놀러 갔더니 그 집 언니 책상에 이 책이 놓여있었다네요...언니 몰래 슬쩍 펼쳐보니 너무나 이쁜 나무 작품과 이야기들에 홀딱 반해서...마음에 품고 있다 엄마에게 이야기해 구입을 했다네요. (전 이 책을 겨레가 너무나 아끼고 좋아했던 기억만 있지 어떻게 사게 되었는지에 대한 기억은 전혀 없는데...^^)

저는 오빠 책을 몰래 몰래 보면서 자랐는데, 겨레는 친구네 놀러갔다가 친구 언니들 책을 보면서 탐을 냈던 적이 많다고 하네요.




첫장을 펼치니, 구입한 날짜와 겨레 이름...(2004년은 겨레가 일곱살 때였습니다.)

겨레 말론 이 책을 너무 좋아해서 유치원에도 들고 가려고 했는데, 엄마가 책 잃어버린다고 아침에 급하게 이렇게 이름을 써준거라고 합니다...(^^ 별걸 다 기억해주는 딸)



사실 그 당시에는 일곱살짜리가 사긴 좀...그렇지 않나 했던 책이기도 했었어요.




짤막짤막한 이야기가 들어있지만 조금은 심오하고 철학적 내용들도 담겨 있는데, 아이는 아이대로 그 나이대에 맞게 이해를 하면서 읽었다고 해요.

책 한권을 여러번 되풀이해 읽는 걸 좋아하는 탓에 해가 지날 수록 새롭게 이해한 것들이 많았다면서 지금보면 아무것도 아닌 것을 읽고, 무슨 말인지 몰랐던 것들도 있었다더군요.





이 책을 너무나 여러번 반복적으로 읽어 사실 전시장에서 작품들 보니 꿈 속에 만났던 친구들을 현실에서 만난 그런 느낌이었다나요.

일곱살에 산 책에 담긴 작품을 열여섯살에 실제로 만났으니 그 느낌이 어떨까...새삼 딸내미가 부럽기도 하네요.(제가 6학년 때 중3이었던 오빠가 겨울방학 숙제로 해가는 서양 미술사를 읽어보고 너무나 충격에 빠져서-특히나 고흐 작품들- 저런 작품들을 실제로 보게 되는 날이 올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던 시기가 생각이 나서요.^^)






사진을 날짜별로 관리 하고 있어 생각난 김에 책에 찍힌 날짜 사진 폴더에 들어가 보니 일곱살 겨레가 이 책을 읽고 있는 장면이 요렇게...남아 있더군요. 에구 포동포동!!! ^^




저는 책과 관련된 전시는 빼놓지 않고 겨레에게 보여주고 있어요. 지금도 그림책 원화전이 열리면 열심히 보러가곤 하지요.

어디서 무엇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든 '헛된 시간은 없다!'라는 것이 제 생각이거든요. 본 만큼 보인다!





저희는 해밀데이(http://hamilday.com/S9358309)에서 하루 전날 예약해 입장료 8000원(1인당)으로 볼 수 있었구요. 전시장에 가보니 요런 할인정보가 있네요. 참고 하세요. 전시가 며칠 남지 않았습니다...




2012.1.22(화)

겨레는 열여섯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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