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2 서울 북페스티벌
- 날짜: 2012.10.26(금)~28(일)
- 장소: 서울광장, 서울 도서관
---------------------------------------------------------------
서울시청 구청사를 서울 도서관으로 개관하면서 매년 궁에서 하던 서울북페스티벌을 올해는 개관식과 함께 시청 앞 서울 광장에서 열었습니다.(딱, 3일이라 조금 아쉬운 감이 있긴 하네요.)
저희는 주말엔 사람이 많은 것 같아 개관식 첫날 다녀왔어요.
머얼리...이제는 서울 도서관으로 탄생한 옛 서울 시청 모습과 그 뒤 유리건물로 지어져 새롭게 선을 보인 서울 시청...
올해도 여전히 <기적의 책꽂이>부스에서 책이 부족한 곳에 보낼 책 기부를 받고 있었어요.
그리고 시청 앞 서울 광장을 둥글게 출판사와 서점, 서울시에 속한 구립 도서관에서 나와서 책들을 선보이고 있거나 각종 독서 관련 행사를 진행하고 있었고, 메인 무대에는 콘서트도 열리고 있었습니다.
잔디밭을 따라 한바퀴 휘이~ 돌아보기로 했습니다.
▲ 겨레의 눈길을 잡아 끈 열린책들 출판사 부스
▲ 청소년 책들을 많이 출판하고 있는 양철북 출판사 부스
▲ 요기도 양철북 출판사에서 나온 청소년 관련 책들...
출판사에서 나와 계신 분에게 허락을 받고 사진을 찍었습니다.
입시공부에 시달려 밤낮으로 학교, 학원을 오가다 보니 우리 아이들이 책읽을 시간이 없어 청소년 관련 책들은 잘 안팔려 대부분의 출판사들이 출판을 꺼린다는데 양철북 출판사는 그래도 꾸준히 청소년들을 위한 좋은 책을 내고 있습니다.
▲한울림 출판사에서 그림책 구경을 하고 그림책 원화들을 부스 옆으로 펼쳐놓아 잠시 구경을 했어요.
출판사 부스를 따라 한바퀴 돌아봅니다. 홍대에서 열렸던 와우북페스티벌이나 봄에 열리는 국제 도서전에 비해 나와있는 출판사가 그리 많지는 않았어요. (24개 출판사 정도)
사실 '북페스티벌'이라면 출판사들 ...균일가전이나 파격세일이라고 별다른 행사도 없이 나와서 책재고나 처리하려고 하는 것 같아 그것도 별로였던 것 같습니다.출판사마다 페스티벌에 일반인에게 책 판매 말고도 보여줄만한 것들이 분명 있을텐데...
이번에도 출판사 부스마다 파격 세일 하는 책들이 많이 나와있긴 했는데요...평일이라 그런지 사람이 별로 없었던 대신 페스티벌 첫날이고 낮시간이라 그런지 준비중이라 좀 어수선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잔디밭을 따라 둥글게 동선을 배치해서 따라가니 한쪽은 각종 구립 구서관이나 전자도서관에서 나와 홍보도 하고 독서관련 활동도 하고 있었습니다.
실로암 점자 도서관 코너에서는 이렇게 눈이 보이지 않는 것이 실제로 얼마나 불편한 일인지 체험을 할 수 있는 코너도 마련되어있었고...
시각장애인을 위한 각종 촉각 그림책과 점자책들을 선보이고 있었어요.
작년 한해는 겨레와 점자도서관쪽에서 자원봉사를 했던 터라 반가운 마음에 이쪽 코너에서 한참을 책 구경을 하고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건 상자 속 그림을 만져서 어떤 그림인지를 맞춰보는 건데, 손끝 촉감으로 글자를 읽어야 하는 시각장애인 입장이 되어보기 위해 만든 행사입니다.
송파도서관에서는 다양한 책들을 실제로 보고 만들어 보는 행사를 하고 있어서 많은 아이들이 몰려 있었어요.
책만들기를 하는 도서관도 있고, 뱃지 만들기를 하는 곳도 있었는데 부스들이 그리 크지 않아 주말에 사람이 많이 모이면, 체험을 해보는 일이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참을 걸어가다 책갈피 만들기를 해보고 가라해서 사람이 많지않은 걸 확인하고 잠시,만들어 보았습니다. 겨레만 나무책갈피를 주길래 저도 하나 달라고 해서 옆에서 후다닥 나비 모양 책갈피를 만들고 겨레를 기다렸어요. 겨레는 썩소를 짓는 곰돌이를 그리고 있네요...
무료로 붓글씨로 명구를 써주는 코너...는 인기가 엄청 많더군요. 다른 코너와는 달리 사람들이 엄청 긴 줄을 서고있었습니다.
서울북페스티벌이 올해로 5회를 맞았다고 합니다.
저희는 작년 덕수궁에서 했던 북페스티벌에 처음 가봤는데, 작년까지(4회까지)는 궁궐에서 열었고 올해는 서울도서관 개관을 기념해서 서울광장에서 열었다고 해요.
작년 덕수궁에서 책을 읽을 수 있게 마련된 의자와 책상에서 책을 읽었던게 너무나 좋은 기억이었다는 겨레는 궁이 아니라 너무 아쉽다고 합니다. 잔디밭에 앉아서 읽어도 되긴 한데, 궁에서 읽는 것만큼 낭만적이진 못하다나요...게다 잔디밭이 멀리서 보이는 것보다 가까이서 보니 축축해보이기도 하고 좀 휑한 느낌이더군요. 돗자리도 준비를 안해갔으니 잔디밭에 그냥 털썩 앉긴 딸의 깔끔병이 심한터라...의자가 좀 준비되었으면 좋았을텐데...하는 아쉬움이 있었어요. 잔디밭과 의자는 안어울릴까요?
북페스티벌 기간동안 밤에는 잔디밭에서 달빛독서라고 북라이트를 켜고 책을 읽는 행사를 했다고 합니다.
아직 시간이 일러 개관을 안했다고 생각했던 도서관 천 사이로 사람들이 왔다 갔다 하는 모습이 보여 그곳 안내하는 분에게 물어보니 개관식은 4시 30분이지만 그 전에 도서관에 들어갈 수 있다고 해서...들어가 보았습니다.(개관식 전에는 못들어간다고만 생각했던 터라 너무 반가웠지요.)
문으로 들어서니 1층 일반자료실로 올라가는 고풍스런 느낌의 계단...
전에 시청으로 쓰였을 때 한번도 온적이 없어서 이곳 내부는 처음 들여다 봤습니다.(서울 시민으로 살면서 그간 한번도 안와봤다니...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1층에는 책 읽는 모습을 담은 사진전이 열리고 있었고 ...사진전을 보면서 따라 돌아들어가니 기획전시실이 나왔습니다.
1층 기획전시실은 장애인 자료실과 연결되어있어요. 산뜻하게 꾸며진 곳에서 '서울, 책으로 통하다'라는 기획전시를 하고 있었는데, 겨레는 광화문 관련 자료집이랑 서울시립 미술관 도록을 읽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저는 그 사이 여기 저기 돌아다니면서 책도 보고 구경도 하고...신이 났지요.^^
명색이 북페스티벌인데 밖에 책 볼 자리 없다고 투덜 댔던 딸도 이제야 대만족입니다.
서울도서관 내부는 개관식인 10월 26일부터 28일까지만 내부 촬영을 허락한다고 안내문이 붙어있습니다.
"와~~~!"하고 탄성을 자아냈던 도서관 내부계단의 모습입니다.
내부계단 옆으로는 5m높이의 벽면 서가가 있는데, 보기엔 굉장히 멋진데 겨레가 저 위쪽 책은 어떻게 꺼내보냐고 묻더라구요...
제가 "여분의 책을 장식겸 그냥 꽂아둔거 아닌가?"했는데 겨레는 아닐것같다고 하더라구요...'높은 곳의 책을 꺼내기 위한 동화에나 나옴직한 멋진 사다리가 준비되어있을까'라는 기대도 해봅니다.
아직 책들을 다 꽂지 못한 상태라면서 자원봉사 분들과 직원분들이 분주히 오가고 있었고 여기저기 방송국 카메라도 마구 돌아가고 있었어요.
벽면서가 계단을 올라와 위쪽에서 내려다 본 모습이예요.
요 각도에서 찍은 사진을 겨레가 페이스북에 올렸더니 외국 친구들이 해리포터가 있는 마법의 도서관 같다면서 신기해 했답니다.
서울 도서관으로 재탄생한 이 곳 건물은 일제강점기인 1926년 건립되었는데, 건립 당시 외벽과 홀, 중앙계단을 그대로 복원하여 살렸다고 하는데요.
사실, 현재의 서울도서관(서울구청사)의 기본 설계는 일제강점기 시절 일본인 사사 게이이치가 했고, 당시에는 경성부청사로 사용했던 것을 해방 후 서울시청으로 사용해 왔던 것이라고 하네요. 신청사 설계당시 치욕의 역사를 담은 현장이라고 해서 조선총독부 건물처럼 철거하자의 의견도 많았다고 합니다.
구립 도서관이나 동네 작은 도서관 위주로 이용을 하다 커다란 도서관에 와서 보고 겨레가 놀란 것 하나...
"동네 도서관에는 한권 밖에 안갖다 놔서 빌리려면 몇주씩 예약대기하고 있는 날도 많았는데, 여긴 같은 책도 여러권이 꽂혀있네.."
^^
도서대출증을 만들면 3권까지 14일간 빌릴 수 있다고 하네요. 1회에 한해 7일 연장도 가능하구요.
이날 만들까 하다...광화문까지 자주 나오긴 하지만 그래도 책반납이 동네도서관만큼 쉽지 않을 것 같다고 해서 다음번에 갔을 때 대출증을 만들기로 했어요.
따뜻한 가을 햇살 아래...서가의 모습...보기만 해도 힐링입니다.
도서관 내 북까페...모습이예요.
도서관을 나와 나온김에 바로 뒤쪽에 자리잡은 서울시청 신청사도 구경가 보기로 했습니다. 그동안 서울시민으로 살면서 서울 시청에 한번도 안와봤다는게...아이러니 하기도 해서 구경 한번 가보자구요...
사실 여기 공사하는 모습 보면서 건물 모양새가 참 쌩뚱맞다는 생각을 여러번 했었답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4년 5개월이 걸려 10월 13일 새롭게 문을 연 신청사...
1층 로비에 들어서니...빨간 엘리베이터와 수직정원이 눈에 확 들어옵니다.
7층부터 1층까지 폭포처럼 쏟아져 내리듯이 들어선 수직정원...
이게 조화 아니고 진짜 식물인가 하고 가까이 들여다 보면서 만져보니 진짜 식물이네요...
대체 물을 어떻게 주는 걸까 그게 가장 궁금해집니다. 여기 심은 식물은 14종으로 6만5천개나 된다고 합니다...
식물벽 때문인지 공공기관 들어서면 눈이 따갑고, 건조한 느낌이 심한데...여긴 들어서는 순간 촉촉하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기분 때문인가...라고 하면서 엘리베이터를 기다렸어요.
엘리베이터 기다리면서 눈에 띄인 1층 열린 민원실...
너무 열려보여서 공무원들 일하기는 불편할까...하는 생각도 했지만 , 뻥 뚫려있어 보는 시민은 시원한 감은 있습니다.
방문객용 엘리베이터는 9층과 8층 1층만 오갈 수 있어요. 9층에 올라가 내려다 보면 풍경이 근사할까 하고 봤는데, 밖에서 보이는 유리건물의 느낌과는 달리 안에서는 그렇게 넓은 시야가 확보되지는 않습니다.
9층에 있는 행복플러스가게 창가에서 겨레와 잠깐 쉬어가기로 했습니다.
여기서 음료를 주문할때는 전혀 눈치 못챘는데, 이곳에는 장애인 바리스타 분이 교대로 근무를 하신다고 하네요.
겨레가 마카롱 좋아해서 샀는데...마카롱이 너무 딱딱해서 피곤했던 저희 모녀는 잇몸이 다 나갔습니다.ㅜLㅜ
9층에서 계단을통해 8층으로 내려가니...
8층에는 김광성 만화가의 '흑백영화 속 서울풍경'이 전시되어있습니다.
10월 13일 문을 연 서울 시청 신청사는 아직 모든 공간이 공사가 완료된 것이 아니라고 하네요. 앞으로 지하철 역과 바로 연결되는 시민청도 개관을 앞두고 있고 시민플라자도 아직 준비중이구요. 신청사 건축과정에서 나온 유물도 지하에 전시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밖으로 나가기 전 화장실에 들렀다가 줄지어 세워놓은 대걸레를 보고 순간 깜짝 놀랐습니다...^^ 마녀 얼굴을 떠올리게 했던 대걸레!
겨레가 엄만 보는 눈도 참 애들 같다고 웃더군요...
머릴 곱게 빗어 넘긴 마녀같은 모습의 대걸레들...걸레를 정성스럽게 빨아 세우신 그 어떤 분의 섬세한 손길이 느껴지네요.
도서관 개관식 개막작업을 막 시작할 무렵...교통 혼잡을 피해 돌아왔습니다.
밤에 전화가 온 남동생은 제가 도서관 지나가는 모습이 뉴스에 잡혔다고 하더군요.(TV를 도통 못봐서...), 퇴근해서 뉴스보는데 누나가 지나가는 모습이 나와서 깜짝 놀랐다고 전화가 왔길래, 누나, 이쁘게 나왔냐고 물었더니 멍~~~하게 나왔다고 하네요.
오늘 도서전에서 데리고 온 세권의 책입니다.
염소의 맛과 식탁위의 세계사는 겨레책, 콘트라베이스는 제 책입니다.
염소의 맛 바스티앙 비베스 저/이혜정, 그레고리림펜스 역/미메시스
겨레가 재밌게 본 여섯 살 소녀 폴리나의 발레 아카데미 수업 이야기를 다룬 '폴리나'라는 작품을 쓴 작가의 다른 작품입니다.
치료를 위해 수영장을 찾게 된 소년의 서투르지만 순수한 사랑 이야기를 담은 만화입니다. 폴리나도 그렇지만 이 책의 섬세한 드로잉이 볼만합니다.
겨레는 폴리나가 좀 더 낫다는 평이고 겨레아빠는 둘다 괜찮았다고 하네요.
염소의 맛이라고 해서 저는 동물 염소를 생각했는데, 그 염소가 아니고 수영장의 염소를 말하나 봐요.
식탁 위의 세계사 이영숙 저/ 창비
음식을 통해 일어난 세계사의 중요한 사건과 그 인물들을 이야기 하는 책입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중간 중간 삽화를 적절히 사용했고 엄마의 역사 편지처럼 누군가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형식으로 책을 전개해 나간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겨레가 역사나 세계사를 워낙 좋아하는데다, 세계사와 요리가 연결된 책이라...^^ 관심을 가질법도 하네요. 재밌다고 아빠에게도 추천을 해주더군요.
콘트라베이스 파트리크쥐스킨트 저/유혜자 역/ 열린책들
좀머씨 이야기, 향수로 책을 접했던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작품이예요. 저는 다른 작품을 먼저 읽고 파트리크 쥐스킨트를 알게 되었지만 작가가 주목받게 된 시점이 이 작품 '콘트라베이스'를 발표하고 부터였다고 합니다.
모노드라마 형식으로 콘트라베이스 연주자의 고뇌를 그려낸 책입니다.
겨레가 도서전을 돌아다니다 이 책을 먼저 발견하고 "어, 엄마가 좋아하는 파트리크 쥐스킨트 책이다..."라고 알려줬습니다.
책을 세권이나 더 데리고 왔으니 이 늦은 가을날들이 더 풍성해 질 것 같습니다...
책장정리도 대대적으로 한번 들어가야 하는데, 이렇게 또 데리고 와서 책과 함께 뒹굴뒹굴...! 가을을 보내고 있네요.
2012.10.29
겨레는 열다섯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