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코브-슬픈 돌고래의 진실
- 감독:루이 시호요스
- 상영시간:91분
- 12세 이상 관람가
- 장르:다큐멘터리
- 극장개봉:2009년 10월 29일
인간이 돌고래에게 저지르는 참상을 담은 영화인 '더 코브(The cove')가 올해 아카데미 장편다큐멘터리 상을 수상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2009년 10월 29일부터 광화문 한 곳에서만 상영되었다가 5월 서울 환경영화제에서 재상영을 했다고 합니다.
일본 타이지라는 작은 어촌마을 '외부인 출입 절대금지'라고 써 붙여 놓은 지역이 있습니다. 그 곳에서는 매년 2만 3천마리에 달하는 돌고래가 끔찍한 방법으로 사냥되어지고 있습니다. 잡힌 돌고래의 극소수만이 전 세계 돌고래 쇼 공연장으로 팔려가고 그 나머지는 무자비한 죽임을 당해서 시장으로 팔려가고 있다고 해요. 1996년 국제 포경위원회가 연구 목적 외의 고래잡이를 금지시켰지만 일본의 로비로 인해 돌고래는 여기에서 제외되었다고 합니다.(국제포경위원회는 사실 일본이 주도해서 세운 어용단체라고 합니다. 회원국들 모두 포경과 별상관 없이 일본으로부터 경제원조를 받는 댓가로 일본의 편에 서 있는 상황이라니 긴 설명이 필요 없겠죠..) 이렇게 잡혀가는 돌고래들의 슬픈 비명과 끔찍한 피의 사냥을 제작팀들이 몰래카메라를 만들어 어렵게 촬영을 해서 전세계게 알리게 되었는데, 이 영화가 바로 '더 코브'예요.
코브( cove)는 사전적 의미로 작은 만을 뜻해요.(바다가 육지안으로 파고 들어와 있는 곳 있죠?) 타이지에서 돌고래들이 무서운 쇳소리에 놀라 도망쳐 오도록 하는 곳이 이 코브예요. 바닷가 절벽에 둘러 싸여 외부에서는 돌고래 학살 장면을 볼수가 없답니다.
수십대의 배가 파이프를 두드려 돌고래들을 코브로 몰고간 후, 작살로 내리 꽂아 죽일 때, 돌고래가 쏟아내는 시뻘건 피는 학살이라고 밖에 말할수가 없더군요. 영화에서 타이지 어민들은 "우리(일본)의 전통이다. 당신들은 소를 먹고 우린 돌고래를 먹을 뿐이다."라고 카메라에 대고 말하는 장면이 나오는데,영화에서 인터뷰한 일본인들 대부분이 돌고래 고기에 대해서는 금시초문이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게다 돌고래 고기를 고래고기로 속여 판매를 하고 있더군요.
이 다큐멘터리 영화의 주인공인 리처드 오배리라는 1960년대 세계적인 돌고래 사랑 열풍을 일으켰던 TV시리즈 '플리퍼'에 출연한 돌고래 조련가라고 하네요. 오늘날의 돌고래쇼를 있게한 장본인입니다. TV시리즈 인기 이후, 전세계 수족관에서 돌고래 수요가 늘어났고 사람들은 돌고래를 잡아들여 길들이기 시작했는데, 어느날 오 배리가 키우던 돌고래 캐시가 자살을 하게 되었다고 하네요.(돌고래는 자기 의지로 숨쉬기를 멈춰 버릴 수 있다고 합니다. 자살이 가능한거죠. 돌고래 캐시는 자기와 오랜 시간 함께 해 온 조련사 오배리가 지켜 보는 앞에서 호흡을 중단하고 죽음을 선택했고 그 광경을 지켜 볼 수 밖에 없었던 오배리는 지금까지 자신의 전부였던 돌고래쇼가 캐시에게는 죽도록 싫은 일이었음을 뒤늦게 깨닫게 됩니다.) 캐시의 자살 후 그는 돌고래가 수족관에서 사람들의 사랑을 받으면 행복할거라는 믿음이 깨지고, 돌고래들에게 진 빛을 갚기 위해 평생을 돌고래 구호 활동에 바치고 있다고 합니다.
겨레가 여섯살 때인가, 우연히 코엑스에서 하는 아프리카 동물전에 갔다가 이벤트로 하는 원숭이쇼를 잠깐 관람한 적이 있었어요. 방학중이었고 전시에 사람이 엄청 많았기 때문인지 한마리가 유독 진정을 못하고 이리 저리 날뛰어서 조련사에게 야단을 맞는 것을 본 적이 있는데 그 때, 동물쇼가 아이들에게 좋은 것이 아니다라는 생각을 했던 것이 기억이 납니다. 이 영화를 보고 나니, 다시는 동물쇼를 보지 말아야겠다 생각했어요.
이 영화는 일본 내에서 6월말 상영 예정이었지만 일본내 극우단체들의 비난과 상영금지 압력때문에 진통을 겪다 7월 3일 경찰이 경비까지 서면서 개봉이 되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는 DVD로 나와있으니 아이들과 함께 꼭 한번 보시길 바래요.
영화를 보고 난 후, 영화와 연계해서 아이들이 읽을 만한 책을 몇권 찾아보았습니다.
바다로 돌아간 돌고래
버지니아 매케너 글/이언 앤드루 그림/햇살과 나무꾼 옮김/두레 아이들 * 그림책
머릴랜드 수족관에서 19년간 돌고래쇼를 한 로키는 본 프리 재단과 베브 코올리의 노력으로 1991년 자유롭게 바다로 돌려 보내는 과정을 담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그림책입니다. 책에는 로키가 바다로 돌아가기까지의 이야기를 돌고래의 눈으로 이야기 해주고 있고, 그 다음에는 자칫 실패로 돌아갈 수도 있는 위험이 있는 구조작업에 관한 이야기를 사진과 함께 싣고 있어요.
이 책을 쓴 버지니아 매케너는 영화 '야생의 엘자'에 출연한 것을 계기로 야생동물을 보호하는 재단 '본프리 재단'을 설립했다고 해요.
아이들에게 수족관에서 늘 웃음을 짓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돌고래(사실은 턱근육이 그렇게 생겨서 웃는 것처럼 보인다고 합니다.)를 우리 인간의 입장이 아닌 돌고래의 입장에서 볼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는 그림책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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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가 들려주는 무지개 전사호 이야기
로시오 마르티네스 글 그림/김세희 옮김/마루벌 *그림책
엄마고래가 아기 고래에게 무지개 전사호가 바다를 누비며 자연보호를 위해 지구 생태계를 위협하는 고래 사냥을 막고, 바다표범의 사냥을 막기 위해 바다표면의 털을 천연물감으로 염색하고, 바닷속 생물을 마구잡이로 잡는 배를 추격하는 등의 노력하는 이야기를 들려주며 어렵고 힘든 여건 속에서도 가치 있는 일을 위해 노력한 무지개호의 역사를 하나씩 들려주는 책이예요. 엄마고래가 아기고래에게 들려주는 따뜻한 이야기처럼 수채화 역시 아름답게 그려져 있는 책입니다.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해 그린피스에 대한 설명을 덧붙여 보면,1971년 미국이 알래스카 연안에서 시행할 핵실험을 막기 위해 그린피스라는 이름으로 항해를 처음 시작했다고 해요. 항해중 이들은 인디언들로 부터 무지개 전사가 되어 자연을 지키는 인디언의 얘기를 담은 '무지개전사'라는 책을 선물 받았고, 이 옛 이야기가 옛 이야기가 오늘의 그린피스 운동의 한 주축이 되었다고 해요.이들은 두번의 항해 끝에 미국의 핵실험을 저지하는데 성공했고 그로인해 그린피스라는 이름이 세계에 알려지게 되었어요. 이후 1995년 프랑스의 남태평양 핵실험을 저지하기 위해 그린피스의 무지개 전사호가 핵실험 예정지로 항해하다 프랑스 비밀 공작팀에의해 폭파당했고, 이 폭발로 승선해 있던 그린피스 활동가가 운명을 달리했다고 합니다. 평화운동으로 시작한 그린피스는 차츰 고래잡이 반대, 바다표범 보호를 위해서도 나서면서 활동영역을 넓혀갔고 조직의 재정비를 통해 오늘날에 이르게 되었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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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동! 그린팀 고래를 구하자
니콜라스 로트 글/이용숙 옮김/이지원 그림/창비 *창작동화
위에 소개한 두권의 책이 그림책이라면 이 책은 고학년에게 권장할만한 창작동화입니다.(위의 두권이 그림책이었지만 내용이 좋아 '더 코브'를 본 후 겨레에게도 읽도록 했어요.)
여름방학을 맞아 카티와 카이는 엄마 아빠와 함께 바닷가로 2주동안 여행을 떠납니다. 낡은 방갈로에서 휴가를 보내게 되는 카티와 카이는 불만을 터뜨리고, 우연히 근처에 있는 리조트 클럽에 놀러갔다 회원아이로 오해받아 리조트에서 신나게 놀게 됩니다.그러나 카티와 카이는 그곳에서 즐기는 수상스포츠 때문에 새끼를 낳으러 오는 고래가 죽는 것을 목격하게 되고 그런 사고를 막기 위해 고래 보호 시위를 벌이는 그린팀 어린이들과 만나, 리조트 클럽의 수상스포츠 경기를 막게 된다는 이야기예요. 전체적인 스토리가 다소 뻔하게 전개된다는 점이나 사랑이야기로 흘러가는 부분이 조금 실망스럽기도 하지만(이건 엄마입장에서 읽어서 그런걸까요?^^), 중간 중간 아이들의 심리가 변하는 과정이나, 고래 보호를 목적으로 이야기가 전개 된다는 부분을 생각하면 '더 코브'영화를 본 후, 읽어볼 만 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부록에는 '고래를 보호하자'라는 내용으로 '위험에 빠진 고래/우리가 지키자/고래야 돌아와' 세가지 내용으로 고래에 대한 정보와 고래가 처한 현재의 상황, 고래를 보호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방법등이 들어있어 아이들의 이해를 돕고 있는데 저는 이부분이 마음에 들더군요.
고래는 사람처럼 새끼를 낳고 젖을 먹이는 포유류입니다.또 폐로 숨을 쉬기 때문에 다른 물고기들과 달리 물 밖 공기를 마셔야 해서 짧게는 3분,길게는 1시간 마다 수면 위로 떠 올라 숨을 쉬어야만 살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물고기를 잡기 위해 바다에 쳐 놓은 그물에(고래잡이 목적이 아닌 물고기용) 고래가 걸리면 물 밖으로 나오지 못해 질식해서 죽는다고 해요.또 몸집이 큰 만큼 번식이 느려 수가 갑자기 줄어들면 균형 잡힌 원래의 개체수로 돌아오기까지 시간이 굉장히 많이 걸린다고 해요.(향고래는 20년이 지나야 새끼를 낳을 수 있다고 하네요.)
이 글을 쓴 작가 니콜라스 로트는 아들 제바스티안과 친구들이 벌이는 환경 보호 운동을 보고 어린이와 청소년이 모여 만든 그린팀 이야기를 쓰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세계적인 환경 보호 단체 그린피스의 어린이· 청소년 모임이 그린팀이라고 해요. 그린팀의 구호는 '많은 수의 조그마한 사람들(어린이)이, 많은 곳의 조그마한 지역에서(자신의 사는 곳), 많은 종류의 조그마한 일을 해 나가면 지구는 달라질 수 있다.'라고 합니다. 구호가 참 좋죠?
우리나라의 대표 환경 운동 단체로는 '환경 운동 연합'이 있어요.
최근에 우리 바다에 1970년 이후 사라졌던 귀신고래가 발견되었다고 해서 떠들썩 했던 사건이 있었어요. 몸길이 15m까지 자라는 귀신고래는 몸놀림이 귀신같이 빠르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해요. 반구대 암각화에 그려져 있는 고래가 바로 귀신고래라고 하네요. 또 연오랑 세오녀 전설에 움직이는 바위가 귀신고래라는 주장도 있구요.최근 귀신고래가 목격되었다는 주장이 일고 있는 가운데 귀신고래를 처음 촬영해 신고하는 사람에게는 천만원의 포상금까지 걸려있다고 할만큼 귀신고래의 등장이 주목을 받고 있다고 해요. 원래 우리 바다에는 귀신고래 혹등고래 대왕고래 참고래 등이 있었지만 몸집이 큰 순서대로 사라져 지금은 아예 모습을 감추고 이보다 작은 밍크 고래만 찾아왔다고 하는데요, 부디 최근에 발견되었다는 귀신고래가 사실이었으면 하는 바램과 함께 인간과 동물이 건강하게 공존하는 아름다운 세상이 되기를 꿈꾸어 봅니다.
2010.7.26
겨레는 열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