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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영화

10대를 이해하는 책-'10대들의 사생활'

by GoodMom 2012. 2. 13.

 10대들의 사생활   데이비드 월시 지음/곽윤정 옮김/시공사

 

부모가 놓치고 있는 사춘기 자녀의 비밀, 10대들의 사생활... '낯설어진 아이들, 도대체 무슨 일이 생긴걸까?"

표지 앞뒤로도 빽빽하게 쓰인 글귀가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책입니다.

저자인 데이비드 월시(David walsh)는 청소년,자녀양육, 가정생활에 관한 미국에서 손꼽히는 심리학자이면서 상담가라고 해요. 10년 이상 고등학교 교사로일했고, 20년 이상 10대 아이들의 스포츠 코치를 맡았고 고등학교 상담사로 재직하면서 많은 청소년과 가족들을 상담해온 분이라고 합니다.

이 책은 오랜 상담가 생활의 경험을 바탕으로 청소년을 과학적, 논리적인 분석을 통해 10대들이 직면하고 있는 문제와 해결법을 찾아보는 교육서입니다.

 


 밝고 건강하게 자라던 아이들이 사춘기에 들어서면서 반항적이고 매사 신경질적으로 변하는지, 급 우울해졌다 명랑해졌다를 반복하는지, 불량스러운 모습으로 무리지어 다니고, 어른들이 보기엔 영 이상하기만 한데 본인들은 예쁘다면서 교복을 줄이고 자르고 바꾸어 입는지...

  왜 그들은 그렇게 행동하는지, 그리고 그들을 부모들이 어떻게 양육해야 하는지를 이야기 하고 있어요. 

 

 

책의 전체적인 틀은 '10대들의 뇌'를 이해하는 데 있다고 볼수가 있어요.

10대 자녀들의 수수께끼같은 행동들이 그들의 의지와 관계없이 뇌의 지배와 발달적 특성에 의해 일어난다는 점에 촛점을 두고 10대의 큰 특징을 열네개의 챕터로 나눠, 각 장마다 10대를 이해하는 부모 체크 포인트를 먼저 살펴본후 , 10대들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을 주제에 따라 분류해 설명하고 그에 따라 부모들이 이 시기 꼭 이해하고 지도해야할 일들을 소개한 후, 해야 할일과 하지 말아야 할일을 포인트로 다시 짚어줍니다.

 

 

 

 또 오랜 시간 교단에서 교사로 상담가로 활동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사례를 소개해 주는데, 그 부분이 실질적인 도움이 많이 되네요.

 


'10대란 사춘기로 시작해서 사춘기로 끝나는 시기이다.'

청소년기는  뇌의 급성장이 이루어 지면서 다양한 경험을 통해 뇌의 회로가 새롭게 만들어지기도 하고 제거 되기도 하는 시기라고 합니다. 여기서 저자는 가장 중요한 이야기를 하는데요. 뇌의 회로가 새롭게 만들어지는 시기에 좋은 경험은 뇌의 회로를 풍부하고 다양하게 만드는 반면 나쁜 경험이나 단절은 뇌의 회로를 버리는 과정을 통해 촉발되지 않은 뉴런은 줄어들고 시들어 결국 사라지게 만든다는 사실입니다. 뇌의 영역별 발달과 관련한 과정은 정해진 시간대에 일어나며 기회의 창구가 열려있는 동안 뉴런들이 함께 연결되지 않으면 세포들의 수상돌기와 가지들이 사라지게 한다니, 이것이 청소년기에는 공부뿐 아니라 인성이나 평생의 가치관을 사춘기 시절 갖게 된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지요.

  하나 더 인상 깊었던 부분은 뇌의 기능에 관한 것이었는데요.

성인들의 경우 감정을 읽을 때 뇌의 전전두엽 피질을 사용하지만 10대들은 편도체를 이용한다는 부분이었습니다. 전전두엽 피질은 미리 결과를 생각해 보고 뇌의 다른 영역을 움직이게 만드는 충동 조절 역할을 하는 곳인데 청소년기 동안 전전두엽 피질이 계속 해서 발전하기 때문에 이부분이 불안해져 10대들은 어른처럼 충동을 통제하기 쉽지 않다고 합니다. 10대가 감정을 읽을 때 주로 사용하는 편도체는  공포와 분노를 담당하는 곳으로 반응을 먼저 하고 그 다음 생각을 한다고 해요. 10대가 충동적일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하는 부분입니다.(물론 그들에게서 분비되는 호르몬과 정서등의 모든 것이 함께 영향을 미치기는 합니다)

여기서 저자는 뇌의 기능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하는데, 이 부분을 부모만 알고 지나갈 것이 아니라, 10대 아이와 함께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네요.

 청소년들의 뇌속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에 대해 자녀에게 설명해주면 잘못된 의사소통으로 인한 충돌을 미연에 방지 할 수 있다. 청소년들이 부모나 타인의 정서를 언제나 올바르게 읽을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면 분노를 표출하기 전 자신의 상태에 대해 살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저도 책을 읽으면서 중간 중간 겨레와 겨레아빠에게 책의 내용을 이야기 해주었는데요. 한번은 운전중에 과격하게 끼어드는 차량 때문에 겨레아빠가 버럭 화를 내자 겨레가

"저 사람 때문에 전전두엽을 사용해야 할 우리 아빠, 순간적으로 편도체 폭발하네!" 라고 말해서 모두 웃었답니다.^^

겨레도 갑작스럽게 화가 확 치밀어 오르는 경우가 간혹 있다는데, 그럴 때도 잠시 후 웃으면서 "편도체 폭발 할 뻔 했네!"라고 말하더군요.



특히 이 책에서는 10대 아이들에 대한 어른들의 책임을 다룬 부분이 인상적입니다.

어른들은 아이들의 뇌를 이해하고 아이들에게도 그 부분을 가르쳐 주어야 하지만, 자신의 감정통제 불능이 뇌발달상 정당하다고 생각하게 해서는 안된다고 합니다. 그들에게 예의바르고 건설적인 태도로 방법을 가르쳐 주어야 한다구요.

뇌가 완전히 성장해서 이 단계가 넘어갈 때까지 기다리면 좋아질까?라는 물음에 대해서도 저자는 단호하게 No!라고 답합니다. 10대 청소년들의 뇌가 충동을 통제할 수 있을 정도로 성장하지 않아 생기는 문제라 모든 일을 그들의 잘못으로 돌리는 것도 문제지만 통제를 할 수 있도록 학습하는 것이야 말로 청소년들의 책임이자 의무이며 그들을 도와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입니다. 즉, 자녀 행동을 대수롭게 여겨 무시하거나 방치해서는 안된다고 해요. 10대 청소년기에 겪는 경험이야말로 자신의 감정과 충동을 조절하는 방법을 배우는 기회인 것이므로 10대의 전전두엽 피질이 성장하는 동안 부모들은 자녀가 나중에라도 내면화하게 될 지침과 건전한 사고방식을 제공해야하는 것이 부모와 어른들의 의무라고 합니다.







청소년들이 진정 원하는 것은 자신들의 삶 속에서 그들을 걱정하고 관심과 주의를 기울이면서 무한한 사랑을 베풀어 주는 어른의 도움이라는 말이 와닿습니다.






 교육서들은 읽으면서 좋은 내용,참고할만한 내용들을 써서 간추려 철을 해놓고 보관해 두는데요. 이 책은 A4용지 다섯장 분량이 나오더군요.


 

  겨레에게 책 내용 이야기도 해줄 겸 블로그 업데이트도 함께 하기 위해 책 간추리기를 통해서 한장으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챕터마다 도움이 되는 내용이 많았는데요.(반면 우리와는 정서적으로 살짝 먼듯한 느낌의 챕터도 있었구요.) 전체적인 큰 줄기는 청소년기 아이들이 겪는 세가지 문제점이 '뇌, 호르몬, 정서'로 간추려 질 수 있다고 생각이 되네요.


남자들에게 분비되는 테스토스테론은 공격성과 분노를 일으키고 여자들에게 분비되는 에스트로겐과 포로게스테론은 기분에 영향을 미쳐 우울함을 유발한다는 내용을 담은 호르몬 부분을 읽을 때, 지난 봄에 일어났던 일이 생각나 웃었습니다.

지난 봄(2011년) 겨레가 아무 이유 없이 밤에 잘 때 눈물을 흘린 적이 있었어요. 별다른 일이 전혀 없었기에 겨레아빠가 굉장히 당황해 하면서 겨레를 어르고 달래며 어쩔줄 몰라하면서 저에게 어떻게 좀 해보라고 하길래 제가 이런 말을 했답니다.

" 여자들은 원래 사춘기 때 그래. 아무 이유 없이 슬프고 눈물이 나오고...그럴 때는 그냥 실컷 눈물이 나오게 내버려 두는 것도 방법이야."

 그랬더니 겨레아빠가 굉장히 신기해 하면서 이렇게 말을 하더라구요.

"여자는 그래? 남자는 사춘기 때 괜히 이유없이 주먹으로 벽을 때리고 그러는데..."

그것이 사춘기때 분비되는 호르몬의 차이 때문이라는 사실! ^^ 을 떠올리며 가족이 모두 함께 웃었답니다.


19세기에는 17세 무렵에 사춘기가 나타났는데 요즘아이들은 좋은 영양상태와 각종 첨가물의 영향으로 평균 12세면 사춘기가 시작된다고 하네요. 이것은 청소년기가 예전보다 훨씬 더 길어져서 아이들이 더 힘들다는 것을 뜻합니다. 물론 그 아이들과 함께 해야할 부모들 역시 더 힘들고 긴 시간을 아이와 보내야 하는 셈이지요. 하지만 다루기 함든 청소년기에도 당신의 자녀는 여전히 당신의 자녀로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책의 구성은 이렇게 되어있구요, 챕터별로 중요했던 내용 간략하게 정리해 보았습니다.

1장 10대들에게 일어나는 일

2장 10대들의 뇌속 탐험

3장 10대들의 충동적인 생활

4장 10대들의 뇌에 브레이크를 걸어라

5장 결국 문제는 의사소통

6장 소년과 소녀의 뇌 : 여자: 좌반구 먼저 발달(언어능력담당) 남자: 우반구 먼저 발달(공간사고력담당) ,소녀의 뇌가 소년보다 더 빨리 발달을 시작하기 때문에 소녀가 사춘기를 먼저 시작하게 된다고 합니다.남녀 차이에 대한 바른 이해를 바탕으로 그들에게 각각 필요한 도움을 적절하게 줄 필요가 있다고 해요.

7장 사랑과 섹스 그리고 10대의 뇌:10살 정도가 되면 뇌의 호르몬인 안드로겐이 생성 되면서 신체가 발달하게 되는데 청소년기가 되면서 소년들은 테스토스테론+INAH-3 호르몬이 나오면서 성적인 환상과 호기심이 발달하게 된다고 합니다.

8장 10대 뇌의 적, 술과 담배 그리고 마약

9장 대중 매체가 바꾼 10대들: 혁신 기술속에서 자라는 10대들이 그곳에서 편안함을 느끼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대중매체로 인해 비만과 당뇨병 증가, 가치관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이를 완전히 차단할 수는 없는 일이지만 가정마다 규칙을 만들어 적절히 사용할 수 있도록 현명하게 대처하는 방법이 소개되어있구요.

눈에 띄는 몇가지 방법 중 하나가

1. 자녀방에서 TV, 컴퓨터, 게임기 치우기: 그들 방에서 사용하면 부모는 아이가 매체를 통해 무엇을 접하는지 얼마나 많은 시간을 보내는지 알수가 없기 때문에 가족 공동공간에 두는 것이 장기적으로보면 훨씬 긍정적이라고 합니다.(저희도 이렇게 생각하고 있고 이렇게 생활해왔던 터라 이 글이 반갑더군요.^^)

2.위험한 사이트는 필터링 소프트 웨어나 감시 소프트웨어를 설치하는 방법도 있지만 최고의 방법은 자녀와 어느 사이트에 들어가고 누구와 만났는지 얼굴을 마주하고 직접 대화하는 방법이라고 해요.


각 챕터마다 소개된 방법 중 가장 최고의 방법은 가족 공동의 규칙을 만들고 함께 고민하고 소통하라는 것입니다.


10장 피곤한 10대들:  멜라토닌이라는 호르몬은  졸음이 오게 하는 호르몬인데 사춘기가 되면 멜라토닌이 점점 더 늦은 시간에 방출되어 수면패턴이 변해 우리가 정상이라 생각하는 시간대와 완전히 반대가 된다고 합니다.

이로인해 흔히 사춘기 아이들의 기상주기가 망가지게 되는데 이를 돕기 위해서는 카페인이 든 음료 금지/ 밤 9~10시 이후 게임이나 컴퓨터는 금지하고 독서등 평온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 주말엔 오전10시 11시까지 자는 것을 이해해 주라고 하네요. 미국에서는 실제로 10대들을 위해 1교시 시간을 바꾸는 학교도 있다고 해요.

11장 10대에게 일어나는 정신질환

12장 멀어지는 10대들

13장 10대들과 가까워지는 법: 여행이나 가족의 전통의식 갖기, 자녀에게 영향을 미치는 다른 어른 만들기등을 통한 관계맺기/ 설교를 싫어하기 때문에 영화를 함께 보거나 뉴스를 보면서 연관되는 주제에 대해 자연스럽게 지도하기/ 사랑하기...



통제를 할 수 있도록 학습하는 것이 청소년들의 의무이면서 책임이고 그들을 도와주어어야 하는 것이 부모나 우리 어른들의 역할이라는 것이 참 와닿더군요. 어느 기사에서 보니 아이들은 스스로를 제약하는 힘이 약하기 때문에 누군가 자신을 제어해주길 간절히 원하고 있는데도 사회는 그저 차가운 눈길만으로 그들을 바라보기 떄문에 10대들은 더욱 어긋나고 있다고 하더군요. 아무리 잘못해도 혼내키지 않는 부모들, 심지어 아이에게 한소리 하는 것 조차 두려워하는 부모들...공부만 잘하면 모든 것이 면제받는 우리 사회에서 아이들이 타인과 공감하고 교감하는 소통법을 가르쳐야 하는 것이 우리 어른들의 진정한 몫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바로 '사랑이 답! '입니다!


2012.2.12

겨레는 열다섯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