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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영화

2011, 올해의 책(겨레편)

by GoodMom 2011. 12. 28.

 

한해를 정리하면서 12월 내내 살림살이 정리도 했습니다. 겨레와 상의해 깨끗하지만 더이상 저희에게는 필요 없을 책 한상자, 옷 한상자 정리해  '아름다운 가게'로 보냈어요. 작년부터 시작한 일인데, 이제 연례행사로 우리집에 자리잡을 것 같네요.

추억을 잘 못버리는 성격 탓에 이리 쌓아놓고 저리 쌓아놓고 살았는데, 한번 시작해 보니...'나눔과 자원의 순환'이라는 점에서 좋은 일 하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저 못지 않게 좋아하는 것, 잊지 못하는 것들에 매여 살던 겨레도 선뜻 선뜻 이 일을 도와줍니다. ^^
 

▶ 아름다운 가게 홈페이지: http://www.beautifulstore.org/

▶ 기증 후기 정리해 놓은 글 보실 분은: http://goodmom.pe.kr/99




이런저런 정리를 하면서, 올 해 가기전, 올해 읽었던 좋았던 책 목록도 뽑아볼까 생각을 했었어요.

겨레 독서기록장을 살펴보니 올해 70여권의 책을 읽고 목록을 적어놓았더군요. 그중에서 올해의 책 열권만 선정해서 목록 좀 뽑아 줄수 있냐고 물었는데, 알겠다고 하더니 영 목록을 안넘겨주네요. 




 기다리다 기다리다 제가 읽은 올해의 책 열권을 먼저 뽑아 보고는, 겨레는 어떤 책이 재밌었을까 제가 한번 목록을 뽑아보았지요.(겨레가 읽은 것은 대부분 저도 읽었던 터라...) 그리고는 이렇게 제가 뽑아 본 목록을 겨레에게 주면서 "이 책들 너도 재밌게 읽은 책들이지?"하고 보여주니, 말없이 이렇게 쫘악쫙 긋고는 자신이 뽑은 새로운 목록을 적어 제 다이어리에 붙어놓았네요.

 

 바로 이렇게요...

제가 뽑은 목록과 비교를 해보니, 5권은 제가 맞혔고, 5권은 엇나갔습니다.(제가 읽지 못한 책도 있네요.)

 ^^암튼 그래서 얻게 된 열권 목록입니다.

 

 

 

 해리포터 시리즈  조앤 K. 롤링   /   문학수첩

해리포터 시리즈는 겨레가 초등학교 1학년 겨울에 처음 읽기 시작했었어요. 그 때 개봉한 영화 '해리포터 불의잔'편을 보고 난 후 시리즈를 한권두권 사가면서 재밌게 읽었지요. 이 책을 겨레 따라 겨레아빠도 저도 읽었는데 어찌나 재밌었는지, 저희 부부는 밤을 새가면서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그때만 해도 삼십대라 젊었네요.^^)

그랬던 책을 다시 읽기 시작했는데, 8살 때 읽었을 때도 나름 재밌었지만 14살이 되어 다시 읽어보니 이 책이 그 때보다 몇배는 더 재밌었다네요...^^ 해리포터 시리즈 앞에 꽂은 음유시인비들 이야기와 신비한 동물사전, 퀴디치의 역사까지 아삭아삭 너무 맛있게 보았다고 합니다. 생각해보니 제 인생에서도 가장 재밌게 읽은 책을 꼽으라면 이 해리포터시리즈가 아닐까 생각해요.

2011년 여름 해리포터시리즈는 영화로도 대단원의 막을 내렸지요. 영화로도 마지막편을 참 감동 깊게, 가슴 울렁거리면서 보았습니다. 몇년동안 우리 가족 가슴을 울렁울렁거리게 만들어 준 조앤롤링에게 감사인사를 하고싶습니다.^^






 스피벳-어느천재의 기묘한 여행   레이프라슨/비채


일반적인 책보다 더 크고, 책 속 도해가 독특해 저희 부부가 먼저 보고 겨레에게 권해줬던 책이예요. 겨레가 이 책이 얼마나 좋았는지, 읽고 읽고 또 읽고...그랬네요.

열두살 천재 소년이 서부 몬태나주에서 동부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이 있는 워싱턴까지 아메리카 횡단을 하는 여정을 담은  이 책은,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아이의 눈에서 자신과 가족사를 풀어나가는 여행기면서 성장소설,가족소설입니다.

자세한 책 소개는 따로 블로그에 해놓았습니다. → http://goodmom.pe.kr/92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박시백/휴머니스트



 겨레가 도서관에 갔다가 이 책 시리즈를 발견해서 빌려 읽기 시작했는데, 다 읽고 다음권을 빌리러가면대출되거나 순서대로 없는 경우가 많아서 겨레가 애를 태우는 걸 보고 겨레아빠가 세트로 사주어 갖추게 된 책입니다.

어차피 역사서는 시리즈를 순서대로 읽어야 재밌고 또 한세트 갖춰놓으면 온가족 다 좋아하는 분야니 값을 빼고도 남는다 싶었거든요. 현재는 18권 철종실록까지 나와있구요. 저흰 16권까지 세트로 묶여 있는 책을 구입하고 17,18권은 낱권으로 구입을 했습니다.

겨레는 올해의 책에 단연코 조선왕조실록을 꼽고싶다고 합니다.

 

 유네스코 선정 '세계기록문화유산'인 1893권 888책짜리 조선왕조실록 원작을 바탕으로 3년간 자료조사와 연구를 통해 만들어진 책이라고 해요.

실록에 편찬된 내용을 그대로 싣되,  오류가 되는 부분에 대한 지적, 임금이 성향이나 역사적 관점, 잘못 평가된 인물들에 대한 재해석 등이 눈에 띕니다. 진지한 그림체도 좋구요.

암튼 온가족 푹 빠져서 보고 있는 조선왕조실록인데, 인물 하나하나의 개성이 얼마나 뚜렷한지 손에 땀이 쥐어지고...아직 마음만은 여린(?) 저는...이거 너무 열심히 읽다 자면 꿈까지 연장이 되곤 한답니다.(가장 재밌었던 편은 겨레와 저 둘다 1권인 이성계의 조선건설편...삼국지 못지 않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인물들의 열전이 펼쳐집니다.)

 


16권 세트를 구입하니 인물사전이 한권 부록으로 오더군요.


 인물 사전은 겨레가 엄청 좋아하는 책이예요.(예전에도 이런 인물 사전을 좋아해서 집에 몇권이 있답니다.) 두고두고 볼만하다며 다른 책을 읽다가도 찾아보곤 하네요.


 

 복식도 철저히 고증을 통해서 했기 때문에 흉배착용시기에 대한 참고도 따로 써놓았고 그림도 그를 따랐구요.

 

 성종때부터 조신들의 사모뿔이 바뀌는 부분의 설명이 있어 사극볼 때, 그 부분이 보이더군요.(^^)

 


 

 

 겨레도 겨레지만 책 좋아하는 겨레아빤 며칠만에 16권 세트를 다 읽었습니다. (이게 역사 만화라 진도가 쭉쭉 나가기 쉽지 않음에도...)

책 읽느라 정신 없는 남편은  '말 잘 듣는 아들'같아 참 이쁘죠.^^

 



 




 주머니속의 대중음악     윤호준 지음/바람의 아이들

 

지난 봄 도서전에서 접했던 책인데요. 겨레가 이 책을 올해의 책으로 꼽은 이유는 자신을 새로운 음악의 세계로 이끌어준 독특한 책이었기 때문이라고 해요. 청소년들을 위한 대중음악 입문서라고 하면 맞는 표현일 것 같습니다.



음악평론가가 쓴 이 책은 다양한 대중음악에 대한 소개부터 다양한 음악 소개(하드록, 펑크부터 팝까지 다양한 장르의),추천 앨범등을 소개하고 있어요.




 겨레가 좋아하는 빅뱅을 소개 하는 부분입니다. 저희 가족은 빅뱅, 2NE1을 좋아해요. 가끔씩 드라이브 나갈 때 아빠가 스피커 빵빵하게 틀고 빅뱅이나 2NE1 곡을 틀어주면 다같이 신나게 따라부르곤 하죠.



 

 겨레가 이 책 읽은 이후부터 용돈으로 한두장씩 사모으고 있는 CD랍니다. 겨레가 모은다니, 아는 분들이 선물로 주시기도 하는데...(비 시디는 직접 쓴 비 싸인이 들어간 시디랍니다.^^)

독특한 건 인디그룹 음악 시디도 모으고 있어요.('이런 가수도 있어?하고 물으면 겨레 "음, 인디쪽이라 엄마 아빠는 잘 모를거야."라고 말하곤 해요.저도 겨레 덕에 인디음악을 접하고 있습니다. 요즘~)


 



 콜렉터: 한 웃기는 만화가의 즐거운 잉여수집생활   이우일 지음/톨



 각종 인형, 책, 캔, 수첩, 펜 음악시디 등을 모으며 자칭 자신을 '콜렉터'라고 하는 겨레가 만화가 이우일씨의 '콜렉터'란 책을 보고 단번에 빠진 것은 이상할 것도 없었지요.( '콜렉터:한 웃기는 만화가의 즐거운 잉여수집생활'이란 제목도 재밌지요?)

이 전에 이우일씨나 선현경씨 부부가 쓴 가족에 관한 책, 여행기들을 대부분 읽었기 때문인지, 이책은 굉장히 친근하게 느껴지더군요. (가깝게 지내는 옆집 사람들 이야기인 것처럼)

마음에 드는 것들은 무엇이든 모으고 쌓아놓는 저자의 이야기를 친근하게 써내려간 에세이입니다. 각종 작가가 모으는 것들의 세세한 설명이 들어간 그림과 사진이 곁들여져 있어 더 재밌게 읽었다고 하네요.





 레벌루션 no.3   가네시로 가즈키/김난주옮김/북폴리오


삼류 고등학교 불량 학생들이 펼치는 모험담을 그린 성장소설입니다.

저자인 가네시로 가즈키는 재일교포로 조총련계 학교를 다니면서 학교에 적응을 힘들어 했는데요. 아버지가 전향 하면서 일본인 학교로 전학을 했는데, 이 때문에 같은 교포들에게는 매국노로 찍히고, 일본인들에게는 따돌림을 당하면서 정체성의 혼란을 느끼면서 혼란스런 청소년기를 보냈다고 하네요.

겨레말론 살짝 저질스런 부분도 나오지만(그런 내용 나오면 깔깔대고 아빠나 엄마에게 보여주는 우리 딸의 센스...^^ ) 매력적인 캐릭터들과 발랄한 문체,유쾌한 전개로 재미에 흠뻑 빠질 수 있었던 책이었다고 합니다.



 

 



 

 완득이   김려령/창비


올해 영화로도 개봉해 상당한 인기를 끌었던 완득이는 겨레가 막 12살이 되었을 때 읽었는데, 그 때는 이 책이 그렇게 재밌는지 몰랐다고 하네요. 너무 심한 욕설 때문에 오히려 인상을 찌푸리고 보았었다나요...(저는 굉장히 재밌게 읽은 책이었는데...겨레 반응은 썰렁썰렁 했었죠.)

올해 겨레친구와 개봉한 완득이 영화를 보고 나서 이 책을 다시 읽더니 너무 재밌었다면서 올해의 책 중 한권으로 꼽더군요.(역시, 책은 공감할 수 있는 때가 있는 모양인가봅니다.)

자신의 허리까지 밖에 안되는 키를 가진 아빠와 정신지체의 삼촌, 그리고 어린시절 집을 나간 베트남 엄마 사이에서 혼혈로 태어난 열일곱살 완득이가 담임선생님 '똥주'를 만나면서 세상을 향해 성장해 나가는 성장소설이예요. 저도 제가 읽어본 우리작가가 쓴 성장소설로는 완득이가 최고 아닌가라는 평을 했던 책이었습니다.


 



 


불편해도 괜찮아 -영화보다 재밌는 인권이야기    김두식지음/창비


80여편의 영화, 드라마등을 소개하면서 이 속에 깔려 있는 인권(청소년, 성소수자,여성, 장애인,노동자, 종교와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 검열과 표현의 자유,인종차별)에 대한 이야기를 이야기 해주는 책입니다.

겨레는 아빠 닮아 영화를 좋아하기도 하지만(올해에만 80여편의 영화를 봤지요), 여기 쓰인 청소년 인권에 관한 이야기가 특히 공감가고 재밌었다고 하네요.  이 부분이 재밌다고 읽고 또 읽고, 영화를 보면서도 여기 소개된 배우들을 기억하고 아빠에게 얘길 하곤 합니다.


 



 번데기 프로젝트   이제미 지음/ 비룡소



스스로 왕따에 성적도 그저 그렇고, 친구도 없지만 소설을 쓰는 것이 유일한 행복인 열여덟 소녀 정수선. 우연히 대학 주최 백일장대회 나가 문학 특기자로 대학에 들어갈 결심을 하는 주인공 앞에 이상한 제안이 펼쳐지면서 사건에 휘말리게 되게 되고...

비극과 희극을 넘나들며 추리기법까지 도입된 흥미진진한 스토리를 가진 이야기입니다.

 "비룡소 청소년용 책들이 대부분 재밌지..."라면서 겨레가 추천해주네요.





 얼굴 빨개지는 아이   장자끄 상뻬 글그림/ 김호영 옮김/ 열린책들


장자끄 상뻬의 섬세한 시선으로 그려진 동화같은 이야기입니다.

꼬마 마르슬랭 까이유는 아무 때나 얼굴이 빨개지는 고민이 있는데요. 주변인들이 자꾸 왜 그렇게 얼굴이 빨갛냐고 묻는 질문이 귀찮고 싫어져 늘 혼자 지내게 됩니다. 그런 어느날 이웃으로 시도 때도 없이 재채기를 하는 꼬마 르네 라토가 이사를 오고, 서로의 아픔을 보듬어 주면서 둘은 절친이 되는데...

진정한 우정은 무엇이고 삶의 의미는 무엇인지 돌아보게 해주는 책입니다.



 장자끄 상뻬의 그림들은 단순하지만 그림 속에서 삶을 바라보는 따뜻한 여유를 느낄 수 있어 좋습니다.



자전거를 못 타는 아이   장자끄 상뻬 글 그림/최영선 옮김/ 열린책들


얼굴 빨개지는 아이와 같은 시리즈예요. 겨레가 추천해 주어서 저도 시리즈를 빌려다 읽었던 책입니다. 느낌이 비슷한 두권이예요.


 마을에서 자전거 전문가로 너무나 유명한 따뷔랭은 자전거를 너무 잘 고쳐 마을 사람들이 자전거를 '따뷔랭'이라고 부를 정도로 유명합니다. 그런 따뷔랭에겐 아내도 모르는 비밀이 하나 있는데요. 자전거 전문가이지만 자전거를 전혀 탈 수 없다는 사실이죠.(마을 사람들은 그가 자전거를 너무나 잘 타 그렇게 수리를 잘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자전거를 전혀 탈 줄 모르는 자전거 전문가 따뷔랭이 들려주는 따뜻한 이야기입니다. 두권 함께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아 같이 넣어보았습니다.


 좀머씨 이야기   파트리크 쥐스킨트 지음, 장자끄 상뻬 그림/열린책들


 겨레가 태어나기 전, 제가 읽었던 책인데(1995년판), 지난 봄 겨레가 읽었던 좀머씨 이야기는...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잔잔한 글도 좋았지만 장자끄 상뻬의 그림도 좋았다고 하네요.

 꼬마니콜라로 장자끄 상뻬를 알게 된 겨레가 집에 상뻬가 삽화를 그린 책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참 재밌게 읽은 책이었어요. 장자끄상뻬하니 생각나서 함께 소개해 봅니다.



 



(+ 아쉬움에 한권만 더 추가 하자면...)


딸들이 자라서 엄마가 된다   수지모건스터, 알리야 모건스턴 지음/최윤정옮김/웅진지식하우스


엄마와 딸의 릴레이식 일기를 통해 사춘기 딸아이의 마음을, 그리고 딸을 키우는 엄마의 마음을 공감해가며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제가 작년 재밌게 그리고 유쾌하게 읽은 책 중 한권인데, 올해 겨레도 이 책을 읽으면서 공감 100%를 하며 재밌게 읽은 책이라고 하네요. 이 책이 재밌고 유쾌한 점은 어느 가정에서나 있을 수 있는 일들을 포장없이 과감하게 그려낸 것이 아닐까...하는 점이예요.

어느날은 없어서는 안될 모녀같지만 어떤 날은 서로 질투하고 짜증내고마는 관계로 치닫고 마는 모녀의 모습에 공감하면서  읽었던 책인데 겨레는 올해 읽으면서 공감 가는 부분이 너무 많아 좋았던 책이라고 해요.


→ 이 책에 대한 자세한 책 소개는 http://goodmom.pe.kr/94




2011년 12월

겨레는 열네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