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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속에서

북한산 둘레길 따라 걷기 3

by GoodMom 2010. 10. 29.

북한산 둘레길 따라 걷기3 (평창 마을길-옛성길-구름정원길)

 

 오늘로 세번째 나선 북한산둘레길...첫시작이 9월 16일이었고, 세번째 도는 오늘은 10월 22일...눈 내리기 전 북한산 둘레길 코스를 모두 끝내야지 하는 욕심을 가지고 있는데, 겨레랑 아빠시간을 맞춰야 해서 가능할지 모르겠다.

오늘 시작 코스는 평창마을길, 먹을 것과 마실것을 지난번보다 더 든든하게 준비해서 지난 번 내려온 코스에서 다시 시작!

 벽담쟁이 색이 참 곱다.

평창마을길, 지난 번 명상길에서 내려올 때 멀리서, 평창동 대주택을 풍경처럼 감상만 했던 우리 딸...나중에 저런 집에서 살게 해달라고 했더니 애교 섞인 목소리로 "그래도 난 엄마 아빠가 강남에서 사는게 좋은데..." ^^라고 해서 웃었는데, 오늘 평창동 집들을 가까이서 보더니 '우아~' ' 와!~' 감탄사 연발이시다.

 

어느 대저택에 붙은 볼록거울... 3-2-1로 우리가족이 찍혔다.^^

굉장한 집들이 많았다. 개인 주택인데 사진기를 함부로 들이대기 그래서...카메라엔 담지 않았다. 담장 높이만 3층 높이인 집도 있었으니까...그래도 담장이 높은 집보다는 울타리가 낮고 정원이 있는 적당한 크기의 하얀집...그런 집들이 좋더라.^^

 

 평창동 가옥들을 구경하면서 걷는 길은 주택길이기 때문에 아스팔트로 포장이 잘 되있고, 오르막내리막이 심하지 않아 걷는다는 기분으로 다닐 수 있다.

우리 겨레의 명언 "집구경 하느라 힘든 줄도 모르겠네. 오늘은~"

^^

하지만 둘레길을 우리와 반대로 돌아나가시던 할아버지 한분은, 집자랑길같다며 그리 좋아하시지 않으셨다.

 담장을 따라 곱게 쌓인 낙엽... 둘레길 구간마다 1주에서 2주차를 두고 돌다보니 계절의 변화를 길에서 먼저 느낄 수 있다. 창문을 열면 똑같이 생긴 앞동이 보이는 아파트숲에서는 잘 느낄 수 없었던 계절들을...

 

 평창마을길 시작할 때 눈에 잘 안띄는 간이 화장실이 하나 있었고...그리고 중간엔 화장실이 전혀 없었다. 중간 쉬어가는 지점의 개인사찰엔 이렇게 야박한 안내문구가 써있다.

야박하다 생각하며 잠시 쉬고 있는데, 단체로 둘레길을 걸으려고 왔는지 대학생으로 보이는 30-40명 규모의 성인들이 이길을 지나가며 어찌나 크게 떠들고 소리까지 치는지, 마을길 주민들이 길 막아달라 민원을 넣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가 들기도 했다... 우리 딸에게도 한마디 미리 잔소리...

 

 잠시 쉬었다 일어나는데, 어디선가 강아지 한마리가 우리가 일어난 것을 멀리서 본것처럼  쏜살같이 뛰어온다.  쉬었다 가는 이가 혹시 뭐 부스러기라도 남기지 않았는지 살피러 온 모양이다. 아무것도 안남겨서 미안! 강아지야~

 

 청련사 조금 지나니 평창 마을길 멋진 집들이 있는 구간이 끝난다.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마을을 바라 보며 잠시 휴식을 갖고...

 

 산쪽으로 접어드는 코스로 진입...입구부터 여기까지 우리 걸음으로 1시간 10분 가량 걸린 것 같다. 마을을 통과하는 구간은 쉽게 걸었는데, 여긴 입구부터 심상찮다.

 

 아니나 다를까...우리딸 벌벌~ 뒤따라 가는 엄마 헉헉헉!!! 나이를 먹으니 겁은 많이 없어졌는데, 체력이 못따라간다. 겨레는 체력은 받쳐주는데, 겁이 많고...^^

 

 한참을 오르고 나서 만난 길, 겨레가 아빠에게 지팡이를 요청해서 키에 맞춰주고 있다. 나는 지난번 지팡이를 썼더니 다음날 팔이 아파서 혼났다. 남편왈, 지팡이를 잘못 사용한 나쁜예였다나...

 

아까 지나온 마을길보다 다이내믹(^^)해서 재미가 있었는데, 겨레는 좀 힘들었던 모양이다.

 

 길 중간중간 구름 한점 없는 맑은 가을하늘 아래 북한산자락을 감상하며 걷는 것도 큰 즐거움의 하나였다.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나오고, 걷기 좋은 오솔길도 만나게 되는 우리네 인생사 같은 산길

 

 오르막길보다 더 무서운건 잔 자갈돌이 있어 미끄러지기 쉬운 내리막길...

1학년때부터 산에 가기 시작해, 소백산,한라산, 지리산에 다녀왔지만...여전히 겁이 많다. 특히 내리막 길에서 슬쩍 미끄러지기라도 하면 놀라서 엄마라고 나를 잡고 늘어지면 멀리서 남편이 보고 기겁을 한다. 그러다 엄마 낭떠러지로 떨어질 것 같다고...^^

 

 고마운 나무 아래서 물 한잔 마시며 땀도 식히고 쉬어가는 길...아까 내려오며 덜덜 떨었던 걸 놀리며 웃을 수 있다.

 

 

 올 가을 배추파동 때, 한달간을 배추김치를 담궈먹지 않았다. 배추값 떨어질 때까지 열무김치, 얼갈이 김치만 담궜더니, 그 때 겨레가 마트에서 배추만 보고도 "비싼 배추다!"하더니만... 길가 작은 밭에 심어놓은 배추를 보고 '심봤다!' 외치는 것처럼 소리를 친다.

 

 " 엄마, 저 배추가 대체 얼마치야?  16500X26 좀 해봐."

" 임마, 이제 배추값 다 내려갔어...엄마가 며칠 전 배추김치 담궜잖아." ^^

동그랗게 밭가장자리에 심은 배추를 보니 내 마음이 다 흐뭇하다.^^

 

오르막 내리막이 좀 심했던 평창길을 내려와 옛성길로 이어지는 구간은 시내를 지나치게 된다.

 

 아메리칸 스타일의 까페 앞...에서 기분 좋게 한컷!

 한국고전번역원 지나 구기터널 오른쪽 구간으로 접어들면 옛성길 구간...

북한산둘레길을 걸어보면서 아쉬웠던 점은, 이렇게 차가 씽씽 지나다니는 길을 더러 걸어야 한다는 점이다. 도심을 완벽하게 벗어나 조용하게 걷긴 힘들다...

 

 지난 여름 아차산을 갔을 때도 " 이곳에 쓰레기를 버리지 마세요!"라는 현수막 아래 아예 던져서 터트려 쓰레기를 버린 모습을 보고 겨레가 "심슨 만화에 나오는 상황 같다."고 했는데, 여기서도 우리 딸 '심슨 같은 상황이 벌어졌다'기에 돌아보니 이런 상황이다. '우리 아이들이 지켜보고 있습니다! 정말...'

 

 옛성길 입구에서 겨레가 배가 고프다고 해서 점심으로 싸온 김밥을 먹었다. 밖에서 먹긴 김밥이 제일 좋은 것 같다. 산들산들 가을바람에...맛난 김밥!

 

 점심 먹고 옛성길 구간으로 출발!!! 2시간 반 걸린 평창마을길 구간은 초입부터 한시간은 길이 좋아서 그런지 그렇게 힘든 줄 몰랐기에 옛성길 구간 출발할 때도 다리가 가뿐 했다.

 

 북한산 둘레길 길마다 길에 맞는 이름을 붙인것처럼 옛성길 구간은 조선시대 도성과 북한산성을 연결하여 축성된 성곽길을 따라 난 길이라 이름도 옛성길 구간으로 붙였다고 한다.

 

 옛성길 시작 10여분 더 걸었더니 탕춘대성문 앞에 이르렀다. 탕춘대성...이름이 참 특이하다. 세검정이 있는 동쪽 방향 100미터 높이 산봉우리에 연산군의 놀이터였던 탕춘대가 있었다는 이야기가 구전되어 그 이름을 탕춘대성이라 붙였다는 설이 있다고 한다.

탕춘대성문에서의 달콤한 휴식 시간!

 엄마 아빠는 양말까지 벗고 가을 바람에 피곤한 발을 쉬게 해주는데, 사춘기 우리 딸은 싫단다...

벗어 놓은 신발 아래 사람들이 피고 버린 담배꽁초가 수북하다. 이 좋은 곳까지 와서 담배연기를 다시 채우고 갔다니, 안타깝다. 남편 말대로...흡연가들이여~산불예방 차원에서 금연이 상식이지만 정피고 싶다면 휴대용 재털이 하나는 챙길 줄 아는 센스를 가지고 등산 하시길...!!

 

 옛성길 구간은 길도 예뻤지만 탁트인 전망이 많아 북한산 여러 봉우리를 만날 수 있는 점이 좋았다.

 

 쉬었다 걷고, 쉬었다 걷고...

여러 생각들이 차분히 정리되고...바람도 좋고, 풍경도 좋고...가을은 걷기에 참 좋은 계절이다. 법정스님도 무소유에 이렇게 써 놓으시지 않았던가...


 

가을을 독서의 계절로 못박아 놓고들 있지만 사실 가을은 독서하기에 가장 부적당한 계절이다. 날씨가 너무 청청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엷어 가는 수목의 그림자가 우리들을 먼 나그네 길로 자꾸만 불러내기 때문이다. 푸르디 푸른 하늘 아래서 책장이나 뒤적이고 있다는 것은 아무래도 고리타분하다. 그것은 가을 날씨에 대한 실례다.

 

 

 ^^

 

 

 

내가 메고 다니는 배낭에 호수가 연결 된 것을 보고, 지나가는 분들마다 무슨 배낭이냐고 물어보셨다. 고무재질의 물통이 들어있는 물통 전용 배낭이다. 물통에 물을 채워넣고 호수부분을 연결하면 다니면서 필요할 때마다 바로 바로 이렇게 물을 마실 수 있는데 물도 시원하고,먹기가 좋아서...겨레가 이 배낭물을 아주 좋아한다. 오늘은 2L 물을 가지고 갔는데 모자라지 않고 세식구 딱 좋게 물을 마실 수 있었다.

 

 햇빛을 덜받고 더 받고의 차이일까? 같은 산길에서도 단풍이 더 고운 길이 있다.

 

 

 옛성길 내려가는 구간역시 , 경사가 가팔라 우리딸 애를 먹었다. 나는 재밌게 내려가긴 했는데, 밤에 무릎과 다리 아파서 혼이 났던 생각을 해보면, 이제까지 걸었던 구간보다 내리막이 좀 심했던 모양이다.

 

 장미공원 내려와서 겨레가 간식으로 먹은 닥터유 시리얼바...

어릴 땐, 산에 간다면 초콜릿 간식을 좋아했는데, 얼마 전 "산에서는 초콜릿 먹으면 숨막혀서 싫더라. 산에 갈 때 간식은 절대 초콜릿 사지마 엄마...!"  산에서 먹기 좋은 간식도 이제 고를 줄 아는구나!

 

 오늘 걸은 두 구간 평창 마을길과 옛성길 구간은 화장실이 아직 제대로 갖추어져 있지 않다. 장미공원 와서야 화장실을 만날 수 있었다는...

 

겨레는 평창마을길과 옛성길 두 구간 하고 그만하고 싶다했는데 시간이 2시 반 밖에 되지 않았고, 남은 구간을 빨리 마무리 하고싶은 생각도 들어서 살살 구슬러서 구름 정원길 한구간 더 걷자 했다. 북한산 둘레길 최대의 하이라이트 코스가 바로 구름정원길이라며...

처음엔 엄마에게만 안간다고 버틸거라고 속삭이더니만, 막상 아빠가 일어서니까...아무 반항 없이 따라나서더라는...(아빠바라기^^ 우리 착한 딸, 딸바보 겨레아빠... )

  신축 아파트 사이길을 벗어나자마자 이어지는 길이 예사롭지 않다. 나도 살짝 지쳐갔던 터라 뒤따라 가면서조금 걱정!

 

걱정과는 달리 20여분 걷자, 기대하고 고대했던 하늘정원데크가 나왔다.

 

하늘을 걷는 기분이랄까? 공중에 붕 뜬 느낌의 이 길...

 

하지만 겨레는 이미 너무 지쳐서 표정 안나온다. 사실 나도 웃으려고는 했지만 몸은 너무 힘들었다.^^

첫코스로 이 곳에 올라왔다면 좀 더 업(^^)이 된 기분으로 이 정원길을 거닐었을 텐데...겨레도 우아, 우아를 연발했을텐데...^^

 

 구름 정원길, 이름이 참 예쁘지 아니한가...그리고 이름만큼 멋진 길이었다. 

 

하늘정원데크가 끝나고 다시 길...

작년 지리산 길에서는 모자챙에 가려 저렇게 구부러진 나무를  못보고 지나가는 바람에 겨레가 머리를 맞고 엉엉 울었었는데...(나도 창피해서 안울고싶은데, 너무 아파서 저절로 눈물이 나와~라며)^^

뒤따라 가다 "겨레야, 머리 조심!!"하고 소릴 질러 주었다. 나무도 머리 조심이라 알려 주었고...^^

 마음은 구름정원길까지 모두 마치고 싶었는데, 나도 겨레도 너무 지친걸 보고 남편이 오늘은 여기까지 하고 마치자 하여 구름 정원길 중간에 길을 나왔다. 다음번에 또 이어서 하기로 기약을 하고...

 

 오늘 북한산 둘레길에서 만난 가을 꽃들...

 


 <오늘 걸은 구간 정리>

  • 제4구간 평창 마을길: 구간거리 5km/소요시간 약 150분/ 교통정보: 형제봉입구방향 길음역3번 출구-153,7211 롯데삼성아파트 하차,  탕춘대성암문입구방향:길음역3번출구-7211구기터널,한국고전번역원정류장하차
  • 제5구간 옛성길 :구간거리2.7km/소요시간:약 100분/ 교통정보:탕춘대성암문입구방향:길음역3번출구-7211구기터널,한국고전번역원정류장하차, 북한산생태공원상단방향:불광역2번출구-건너편에서 7022,7211 독박골하차

  • 제6구간 구름정원길:구간거리 4.9km/소요시간 약 150분/교통정보:북한산생태공원상단방향:불광역2번출구-건너편에서 7022,7211 독박골하차,  진관생태다리앞방향:연신내역3번출구-7211 삼천사입구

  • 북한산 둘레길 공식 홈페이지 : http://ecotour.knps.or.kr/dulegil/index.a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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