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속에서

북한산 둘레길 따라 걷기 1

by GoodMom 2010. 10. 4.

9월 중순, 6학년인 겨레네 학교는 제주도로 졸업여행을 갔다왔습니다. 졸업여행 전에는 가기 싫어 했는데 막상 가서는 재밌었다고 하네요.^^

초등학교 졸업후, 중학생활 3년간은 홈스쿨링을 해볼까 생각을 하고 있는지라, 이렇게 초등 졸업여행을 마지막으로 이제 최소 3년간은 겨레랑 떨어질 날이 없겠네요. 

겨레가 졸업 여행가고 휴가처럼 받은 2박 3일중 하루를 8월말에 개장되었다고 하는 북한산 둘레길 일부를 다녀왔답니다.

 

북한산 둘레길 걷기 1 (소나무숲길-순례길-흰구름길 )

북한산 둘레길은 개통된 44km를 열세구간으로 나뉘어 길마다 예쁜 이름들을 붙여 놓았는데, 우리는 우이령 입구에서 출발해 소나무숲길-순례길-흰구름길 세구간을 걸었습니다.

 

우이령 입구 표시부터 소나무숲길 구간 길은 시원한 계곡물 소리를 들으며 걸을 수 있어 너무 좋았답니다.

우이계곡


어린시절에 아빠랑 북한산 자락 계곡 평상을 펼쳐 놓은 음식점에서 점심을 먹고 계곡물에 놀다갔던 기억이 떠오르더군요. 지금은 계곡 오염방지와 생태계보호 목적으로 계곡통제금지입니다.

 

나무마다 촘촘히 둘레길 표지가 잘 되어있어 길을 잃을 염려는 없네요.

졸졸졸 흐르는 물소리, 소나무 향이 참 좋았던 구간이었어요.

 

망고강산 약수터에서 물 한모금으로 목을 축이고...길을 갑니다.

 

 큰바가지로 물을 떠서 작은 바가지로 옮겨 마셔야 원수 오염 방지가 된다는 문구가 맘에 드네요.^^ 바가지도 용도별로 다양하게 준비해 두었더군요.

 

 

소나무 숲길에 있는 박을복 자수 기념관을 지나며...제주도에 있을 겨레 생각을 했습니다.

겨레랑 같이 왔으면 저기 들렀다 갔겠구나...하는 생각...

세상을 처음 알아가는 딸을 위해, 조금 피곤하더라도, 조금 힘들더라도 보여주고 들려주느라 딸이 자라는 시간만큼 나도 같이 자랐구나하는 생각을 자수 박물관을 지나치며 잠깐 했습니다.

 

 소나무숲길이 끝나가는 지점...

 소나무숲길 끝날 무렵에도 이런 문이 있었는데, 순례길 구간 시작점에도 이런 문이 있더군요.

순례길...이름만으로도 경건함이 느껴지는 이 구간은 독립유공자 묘소를 비롯해 광복을 위해 목숨 바친 광복군 17위의 묘소와 국립 4.19 묘지도 바라 볼수 있는 구간입니다.

 

 순례길 구간에서 바라본 4.19 민주묘지

 

 순례길 중간쯤 좋은 자리를 잡아 싸온 도시락으로 요기하고 목도 축였습니다...딸내미 안데리고 왔다고, 남편...잘 쉬지도 않고 먹이지도 않고 걷더군요.옆자리 막걸리 마시는 팀을 보니 막걸리 한잔이 간절하더군요.^^ (현실은 한모금만 마셔도 띵~~한 술실력임에도...)

 

 

 9월 중순...날은 더웠지만, 숲길에서 먼저 가을과 만났습니다.

 

 

 

 소나무숲길과 순례길은 산책하는 기분으로 걸을 수 있는 구간이었어요. 걷는 걸 좋아하지만 한동안 더위 때문에 운동을 못하고 지냈는데 물 흐르는 소리도 듣고, 숲 내음 맡으면서 겨레랑 드문드문 문자 주고 받으며 남편과 도란도란 이야기 꽃을 피우며 걸어도 그리 힘들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만큼 편하게 걸었습니다.

 

 순례길에서 만난 독립유공자의 묘소들...

 

 북한산 둘레길 표지도 촘촘하게 잘 되어있지만, 중간중간 현재 위치가 표시된 지도들도 많이 설치 되어있어서 길을 잃거나 헤맬 위험은 거의 없더군요.

두코스 끝나고도 그리 힘들지 않고 재밌어 내친김에 흰구름길 구간도 걷기로 했습니다.

 

 두코스까지는 무리 없었는데, 흰구름길은 산길이 있어서 조금 힘들어 지치기 시작했습니다. 겨레가 없어서 쉬지 않고걸었던 탓도 있지 않나 싶습니다.

그늘 아래 한자리 차지하고 앉아 피곤해진 발도 꺼내 숲향기를 맡게해주었습니다.

 

 한참을 걷다 문득 돌아보니 롤러코스터가 생각나던 길이었네요.

 

 흰구름길은 4.1km구간으로 북한산 둘레길 구간중 비교적 긴코스에 속한다고 하네요. 두시간 가량의 코스였는데, 빨래골 공원 지킴터에서 지쳐서 오늘은 여기까지 하기로 했습니다.

 

 겨레가 제주도에서 돌아오면 나머지 북한산 둘레길은 함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간만에 땀을 흘리고 나니 기분도 좋고, 가슴도 후련했는데 그 마음과는 달리 돌아올 때 다리가 후들후들...하더군요. 제딴엔 남은 힘을 다해 떨지 않고 걷고있다고 생각했는데...뒤에 따라오던 남편이

"너 다리 왜 그렇게 떨어?"  하고 묻더군요.

"아, 나 다리 떨리는게 보여?" 하고는 웃었습니다.나 분명 힘주고 걸었는데...^^

 

 

 

 

 북한산 둘레길 13개 구간 코스 지도

 

<오늘 걸은 구간 정리> 

제1구간 소나무숲길 : 2.9km /소요시간 약 90분/교통정보: 우이 우이령길 입구 방향 수유역 3번 출구- 120, 153 종점하차 - 도보 5분 ,솔밭근린공원 방향  수유역 3번 출구-101, 120, 153 덕성여대 입구 하차 길건너 도보5분

제2구간 순례길: 구간거리 : 2.3km / 소요시간 : 약 70분 / 교통정보: 솔밭근린공원 상단 방향 수유역 3번 출구-101, 120, 153 덕성여대 입구 하차- 길건너 도보5분 ,이준열사 묘역입구 방향 수유역 1번 출구 - 강북01번 통일교육원 하차

제3구간 흰구름길: 구간거리 : 4.1km /소요시간 : 약 120분 / 교통정보:이준열사묘역 입구 방향 :수유역 1번 출구 - 강북01번 통일교육원 하차, 북한산생태숲 앞 방향 :길음역 3번 출구 - 1014, 1114 종점하차

 

북한산 둘레길 공식 홈페이지 : http://ecotour.knps.or.kr/dulegil/index.asp

2010.10.4.


 

2010/10/29 - [일상속에서/여행이야기] - 북한산 둘레길 따라 걷기 3 (평창마을길-옛성길-구름정원길)

2010/11/23 - [일상속에서/여행이야기] - 우이령길을 걷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