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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영화

전쟁기념관에서...

by GoodMom 2010. 6. 28.

' 6 25 전쟁 60주년 특별 기획전' 얼마 전 무료초대권을 받게 되었습니다.

요즘 겨레가 한국사에서, 해방 이후 역사가 헷갈린다고 얘기도 하고, 올해가 한국전쟁 60주년이 되는 해라는 얘기도 듣고 해서, 6월 24일 전쟁기념관에 전시를 보러 가기로 했어요.

 

 

근처 국립중앙박물관은 자주 들렀지만 전쟁 기념관은 처음 입니다.  

겨레가 일곱살 때였던가요...전쟁이 무슨 기념할 일이라고 전쟁기념관도 있냐고 물었던 기억이 나네요.   

 

 입구에서 한 땀 식히면서 전시실을 내려다 보았습니다.

 

 겨레가 맥아더 장군이 아주 옛날 옛날 장군인줄 알았는데, 최근에야 한국전쟁에 싸웠던 장군이란 걸 알고 놀랐다는 얘길하더군요.

 

할아버지들이 많이 전시관람을 하러 오셨어요. 여기 서서 전쟁경로를 보여주는 작은 영상물을 보며, 겨레에게 설명을 해주고 있는데, 지나치시던 할아버지께서 전쟁 때 자신이 저기에 있었다는 얘길 해주셨어요. 겨레가 굉장히 놀라워 했습니다.

제가 어릴 적 6·25 30주년이다 이랬던 것이 엊그제일 같은데, 벌써 60년이라니, 겨레가 내 나이 되면 90주년이 되는 날도 오겠네요. 그 때쯤이면 통일이 되어있을까요?

 

 전쟁에 관한 설명과 전시물들이 전시되어있었습니다. 다만 출력한 벽보식으로 전시가 처음부터 끝까지 빽빽하게 전시 되어...아이들의 이해를 돕기는 좀 산만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전쟁을 겪은 어른들은 그 때 생각을 하면서 자료들을 볼 수 있겠지만, 저희가 보기에도 너무 많고 전체적인 설명이 산만하다 싶더군요.

 

 그래서 주제영상실에 상영하는 영상을 들으면 좀 더 쉽게 이해가 가려나 했는데, 여기에서 흐르는 영상은 그 옛날 대한 늬우스보다도 더 산만해서 다 끝나고 ' 이게 다야? ' 했었답니다...

 

 중간에 겨레가 삐라 전시실 보고 한참을 신기해 했습니다. 

 

오른쪽은 북한에서 전쟁 당시 뿌린 삐라고, 왼쪽은 남측에서 뿌린 삐라라고 하네요. 겨레가 삐라에 적힌 말들이 과격하고 너무 솔직해서 조금 유치하면서 재밌다고 하더군요. 엄마 어릴 때도 삐라가 많이 날아와 주은 삐라를 신고하면 노트나 도화지를 상으로 받았다는 얘길 들려주었어요. ( 겨레曰: 도화지가 무슨 상이야? ㅋㅋㅋ )

 

58년 전 피묻은 태극기는 당시 파병 외국인이 다친 한국 군인을 발견, 응급치료해주고 받은 것이라고 하네요. 색이 바랜 핏자국이 슬프게 느껴졌습니다. 한국 전쟁은 누구를 위한 전쟁이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954년 2월에는 마릴린 먼로가 위문공연차 한국을 방문 했었다고 하네요. 영하 10도의 날씨에 독감에 걸렸던 마릴린 먼로는 군인들의 환호에 힘입어 저런 민소매 드레스를 입고 공연을 했다는 부분을 읽고 겨레도 저도 놀랐어요.

그런데 우리 딸, " 마릴린 먼로를 보는 군인 아저씨 표정이 소녀시대 보는 지금 군인아저씨들 눈빛 같다."고 해서 웃었습니다.

 

 

  

 

 한국전쟁 당시 우리에게 물자를 지원해준 나라들 명단이예요. 그 당시 유렵은 2차 세계대전 영향으로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태였고, 중남미 역시 취약한 경제구조로 힘든 상태였는데도 이렇게 지원을 해주었다고 하네요.

하지만 가장 놀라웠던 것은 당시 아이티가(맨 아랫줄) 우리에게 2천불을 원조해주었다는 부분이었어요.

 이름도 잘 모르는 나라에 참전해 피 흘리며 싸워준 부분이나 ,그 시절 원조를 통해 나눔을 실천해 준 사람들을 생각하니 감사한 마음에 가슴이 뜨거워지더군요.  

 

 피난살이의 생활상은 마네킹으로 재현해 놓은 전시관입니다.

 

 이 코너에서는 군장을 들어 볼 수 있게 해놓았더군요.

 

헬기도 직접 타 볼 수 있도록 전시해 놓았습니다.

 전쟁의 시작부터 오늘날의 북한 모습...우리의 근대화 이후 경제적 발전까지 다룬 전시였어요.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너무 많이 보여주고자 해서, 아이들에게 설명은 잘 안되는(보통은 책으로 읽는 것보다 전시를 한번 보는 것이 훨씬 이해가 빠른데)부분이 많이 아쉬운 점이었습니다.

 

겨렌 북한 정치범 수용소 전시가 기억에 많이 남았다고 하네요. 다른 전시보다 특히 더 으스스 해서 그랬던 모양입니다.

 

 정치범수용소에 1인 감옥이 설치되어있었는데, 겨레보고 들어가라 했더니 무섭다 하여 아빠가 들어갔어요. 한사람 들어가 앉으면 몸을 움직일 수 없도록 딱 맞는 크기로 만들어진 감옥이었는데, 겨레가 빨리 나오라고 아빠 걱정을 했어요.

이코너는, 저 어릴 때 심하게 받았던 반공교육이 떠오르더군요.

 

 마지막 전시장은 서해안 임진강 하구에서 동해안 강원도 고성까지 DMZ 사진과 영상을 공개하는 전시를 하고 있었어요.

조선일보사 주체 전시라 큰 기대는 없었지만 전시의 촛점이 없었다는 부분이 가장 아쉬웠습니다. 초반부에는 '북쪽에서 일으킨 전쟁'이란 부분을 너무 강조했고 , 전쟁의 경과부분을 너무 지루하게 벽보식 설명을 해 놓았고, 중간중간 전시물은 6·25 전쟁에 맞춘 것인지, 북한은 나쁘다라는 것에 맞춘것인지... 전체적인 전시가 다소 산만하고...통일에 대한 부분이나 평화에 대한 시각은 많이 부족하다 싶었어요.

 

 전시가 끝나고 뒷문으로 나와보니, 뜨아악~ 발칸사격 체험장은 대체 무엇이냐...싶더군요.

'발칸 사격 체험장, 온몸으로 느끼는 발칸사격의 전율'이라고 큼직하게 써 놓았더군요.

 

 겨레도 이 부분이 아이러니했던 모양입니다.

다녀와서 한컷 그린 그림이예요. '전쟁기념관에서 전쟁을 부추기는 이건 뭐지...!!!"

정말 씁쓸한 장면이었습니다.

 

 전쟁기념관 마당엔 각종 전쟁에 사용된 헬기등이 전시되어있었구요. 어떤 것들은 내부에 타 볼 수도 있도록 전시되어있더군요.

 

 

 

 

이날은 전시 위주로 보고 오느라(전시만 봤는데 거의 2시간 반 가량 걸렸습니다.) 전쟁기념관은 제대로 둘러보지 못했어요. 너무 덥고, 힘도 들었습니다...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전쟁기념관 상설 전시 위주로 관람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한국전쟁 부분은 분명 아이들에게 가르쳐 주어야 할 우리 역사지만, 엄마 아빠 어릴 때 받았던 반공교육위주의 가르침이 아닌, 이 땅에 없었어야할...비극이었다는 점을 분명히 가르쳐 주어야 한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어느 누구에게도 전쟁은 비극이라는 점을...!!!

 


 


 

  • 전시장소:전쟁기념관 기획전시실
  • 전시기간: 2010.5.4~11.30
  • 관람시간:오전 9시~오후6시 (매주 월요일 휴관)
  • 입장료: 어른 5천원 / 중고생 3천원 / 초등학생 2천원
  • 홈페이지: https://www.warmemo.or.kr/intro.html

 




 함께 읽어보면 좋은 책

 

나는 평화가 좋아요   클로드 파베르 글/김주경옮김/대교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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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평화 두 얼굴의 역사   실비 보시에 글, 메 앙젤리 그림/장석훈 옮김/푸른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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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DMZ   최양현진 글/정현희 그림/파란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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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난열차   헤미 발거시 지긍크리스 K,순피트 그림/신상호 옮김/동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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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국밥   김진완 글/김시영 그림/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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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6.28

겨레는 열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