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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속에서

박물관 '얼굴'

by GoodMom 2010. 5. 28.

지난 수요일이 겨레 학교 개교기념일이이라,1박 2일 일정으로 어머님이 계신 속초에 다녀왔습니다. 속초 가는 길 전망대에서 찍은 설악산 울산바위 모습이예요.

 

 어머님 뵙고, 올라오는 길...겨레에게 보여줄만한 곳이 없나 찾다 경기도 광주시에 있는 '박물관 얼굴'에 들렀어요. 속초에서 출발할 때만 해도 춥고 날이 흐렸는데, 경기도는 화창하다 못해 덥기까지 합니다. 

 

 독특한 입구문과 마주했습니다. 초인종을 누르고 관람을 하러 왔다고 하니, 문을 힘껏 밀고 들어오라는 대답이 들려왔어요. 저흰 너무나 굳게 닫힌 듯 한 문 때문에...오늘 관람 못하나 했었습니다. 

 

' 열려라 참깨~!!!'가 생각납니다.^^

문이 어찌나 두꺼운지, 이쪽 바깥 세상과 저 안쪽 세상의 경계선 같기도 하고, 암튼 묘한 매력을 지닌 문이었습니다. 

 

문을 밀고 들어서자 보이는 공간...엔 온갖 석상들이 서있습니다. 그리고,한옥 한채와 박물관으로 보이는 건물 하나,

"센과치히로의 행방불명에 나오는 세상에 들어 온 것 같아."라며 들어섰습니다. 

 

 

 

 '박물관 얼굴' 내부...

입구에서 입장료를 내고, 삐그덕 소리가 나는 나무 계단을 내려섭니다. 초인종을 누르고 들어 올 때부터 관람객이 없을 걸 예상을 했지만, 우리 가족 뿐인것이 확인되자...또 신비한 공간에 온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 곳은 연극연출가인 김정옥선생님이 지난 40여년간 수집해 온 石人, 목각인형, 도자기나 옛물건등을 한곳에 모아 꾸민 공간이라고 하네요. 전시실로 들어서니 글 한편이 눈에 들어옵니다.


 

 

무질서하게 마치 고물상이나 벼룩시장에서처럼 흩어져 있는 오브제들 가운데 옛사람의 훈김이나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만날 수 있다면 그것도 또 다른 즐거움이 아니겠는가

쓰레기와 미술품의 경계선에서 그들은 수줍은 미소를 당신에게 보내고 있다고 그렇게 생각하시고 봐주시라...

 

 

 

 

 

 

 

 

 

 

 

 

 

 

 

 다양한 얼굴에 대한 작품 모음...조용하고 정적인 분위기 때문인지, 조금 무섭기도 하더군요.^^ 겨레랑 두 손 꼭 잡고 보았습니다.

 

 

 

나무에 숨어 있던 얼굴을 찾아낸 조각가...의 손길...조각가가 이 나무토막에서 이런 얼굴을 찾아내 깎아냈다는 것이 신기합니다. 나도따라 이런 웃음을 짓게 됩니다.

 

 무속화

 항아리나 다듬이돌등 생활용품도 눈에 띕니다.

 

 조약 돌에 얼굴 그리기 미술 교육 프로그램도 있습니다. 참가비가 4000원인데 돌을 두고 가면 1000원을 돌려준다고 하네요.

 

 

 

 

 

사이판으로 신혼여행 갔을 때 저렇게 생긴 탈을 집에 걸어두면 액막이가 된다하여 하나 샀다가 무서워서 걸지 못하고 누군가에게 준 기억이 납니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앞에서 박물관을 내려다 봅니다. 개인 박물관은 수집가의 취향과 느낌이 고스란히 담겨있어, 둘러보다보면 수집가가 가진 취향을 알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양한 목각인형 앞, 목각인형이 풍기는 표정을 감상하자니, 이 인형들도 지금 우리 표정을 감상하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아담한 2층 전시실

 

 12지신상 모음

 

 

 

 전시실 관람을 마치고, 밖으로 나왔습니다.

 

 전시실 옆에 있는 이 한옥의 이름은 '관석헌'이라고 합니다. 김영랑 시인과 같은 가문인 여류화가 김승희씨의 할아버지께서 80여년 전에, 전라도 강진에 백두산 소나무로 지은집을 이곳으로 옮겨 온 것이라고 합니다. 이곳은 다회나 가족모임도 가질수 있고, 한옥을 체험하면서 하룻밤 묵을 수도 있다고 하네요.

강진에서 이곳 경기도 광주까지 집이 옮겨 온 것을 생각하니,어떤 사연인지는 깊이 알 수 없지만 , 80여년이나 지킨 자기 자리를 떠나온 집이 딱하게도 여겨졌습니다.

 

자연바람 맞고, 유리창에 걸러지지 않은 햇빛을 받고 자라는 식물들을 만나면, 집 베란다에서 키워지고 있는 나의 식물들에게 슬그머니 미안한 마음이 들곤 합니다.

 

 정원에 놓여있던 석상이 잘 가라, 귀여운 미소로 인사를 보내줍니다...

 


 

 

 

  • 월 휴관/ 화,수,목,금,토,일 10~18시 (화수목 관람시 미리 예약 해야함)
  • 입장료 어른 4000원, 초중고생 3000원, 유치부 2000원
  • 주소: 경기도 광주시 남종면 분원리 68번지


 


2010.5.26

겨레는 열세살



박물관 얼굴 근처에는 분원백자자료관이 있어 함께 둘러보면 좋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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