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0일 목요일 저녁, 애미메이션 '드래곤 길들이기' 보고왔답니다. 영화에 대한 줄거리는 자칫 스포일러짓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쓰지 않기로 했구요. 한마디로, 꼭 보고오세요!!! 강추합니다라고 말씀 드리고 싶어요.
지난 겨울 '아바타'를 보면서 '앞으로 2년 안에는 이것 보다 더 잘 만들어진 영화는 보기 힘들거야!'라는 생각을 했는데, 불과 몇개월만에 '드래곤 길들이기'가 이 생각을 갈아치워버렸네요.
원작의 감동을 넘어선 드래곤 길들이기~
영화 보면서 몇 번이나 눈시울이 뜨거워져 박수를 쳤는지 모르겠어요.^^ 영화 다 끝나고는 감동의 도가니 속에서 마지막 자막이 끝날 때까지 앉아있다 나왔어요.
히컵1-투슬리스를 길들이다 크레시다 코웰 저 / 원재길 옮김/한림출판사
드래곤 길들이기의 원작은 '히컵 1-투슬리스를 길들이다'입니다.
겨레가 우리말 번역 제목이랑 원서 제목에 관심이 많은데, 이 책에도 조금 불만을 가졌던게 원서 제목이 'How to train your dragon'이라면서 그냥 그대로 번역했으면 좋았을 것을 아쉽다라는 말을 한 적이 있어요. 이 책이 시리즈로 번역되어 나오다 보니, 출판사에서 '히컵'이란 큰 제목에 부제를 다는 방법을 택한 모양입니다.
버크섬에 사는 훌리건 부족 소년들은 겨울잠을 자는 용을 잡아와 훈련을 시켜 성년식을 통과해야 부족에서 바이킹으로 인정을 받습니다. 히컵은 족장의 아들이지만 겁도 많고 쓸모없는 일만 한다해서 또래 친구들에게 '히컵유슬리스'라는 별명으로 불리지요. 히컵이 잡아온 꼬마용은 친구들이 잡아온 다른 용보다 크기가 작고 이도 없어서 '투슬리스'라는 별명으로 불리게 됩니다. 히컵처럼 작고 겁많고 제멋대로인 투슬리스를 길들이기 위해 애쓰는 히컵의 이야기, 그리고 이 제멋대로인 투슬리스를 데리고 성년식 행사에 참가하게 되는 히컵, 그런데 히컵과 투슬리스로 인해 성년식 행사는 엉망이 되고, 섬의 소년들은 모두 추방이 될 위기해 쳐해집니다.그런데 다음날, 바다 속 깊은 곳에 잠자고 있던 거대한 해룡이 깨어나 부족이 위기에 처하고 마을에서 쫓겨나게 될 소년들과 히컵이 힘을 합쳐 해룡과 한판 대결을 펼치게 된다는 판타지 동화예요.
작가 크레사다 코웰은 글과 그림을 함께 하는 작가로 유명합니다. 쓱쓱 그린 듯 하지만, 그림을 통해 이들의 성격을 바로 알아 차릴 수 있을 만큼 특징이 잘 살아있어요.
주인공 히컵 호렌더스 해덕
주인공인 히컵은 또래 친구들이 '쓸모없다'라는 뜻으로 '히컵 유슬리스'라 부릅니다. 하지만 히컵의 작전으로 훌리건 부족에게 평화가 찾아오자 별명이 '히컵 더 유스풀'이 되죠.
이 책에는 훌리건 부족들과 용들의 재밌는 이름이 많이 등장해요. 히컵만 해도 영어로 '딸꾹질'소리죠.원래 이름인 '히컵 호랜더스 해덕'은 '딸꾹질 하는 무시무시한 대구'라는 뜻이래요. 책에 나오는 등장인물의 이름의 뜻을 알아가는 것도 책을 읽는 색다른 재미랍니다.
히컵의 용 투슬리스
너무 귀여운 히컵의 드래곤, 투슬리스라는 이름은 히컵이 겨울잠을 자는 아기용을 데리고 왔을 때 이가 하나도 없다 하여 히컵의 별명인 유슬리스를 따서 놀림감으로 '투슬리스'라고 불리게 됩니다. 하지만 히컵을 도와주고 난 후 히컵이 '히컵 더 유스풀'이 된 것 처럼 '투슬리스'도 '투스풀'이 된답니다.
저자가 직접 그린 삽화와 유머, 흥미로운 스토리가 이 책 잡으면 아이들이 손에서 놓지 않겠구나...라는 생각이 들만큼 재밌는 책이예요. 겨레는 이 책을 2년전인 4학년 때, 구입을 했어요. 당시엔 책이 참 재밌다 생각했지만 애니메이션으로 나올거란 생각을 못했어요. 원작을 읽고 이런 놀라운 상상력을 발휘한 애니메이션 제작진이 정말 놀라웠습니다.
영화는 원작에서 전체적인 큰 틀은 가져왔지만 세부적인 면을 많이 바꾸어 나갔고 전하는 메세지도 훨씬 진하고 감동적이었습니다. 영화로 재밌게 보고 나면 겨레랑 원작을 찾아 읽곤 하는데, 대부분의 작품들은 원작의 감동을 넘어서기 힘들었습니다. 해리포터의 경우만 해도 영화가 시각적인 즐거움과 볼거리는 많았지만 책으로 읽어야만 제대로 해리포터를 이해할 수 있었고 책이 훨씬 재밌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히컵의 경우는 '원작의 재미와 감동을 넘어설만큼 재밌었다' 평할 만큼 영화도 좋았습니다.
애니메이션으로 탄생한 투슬리스 너무나 사랑스럽고 귀여웠어요. ^^
투슬리스와 히컵과의 교감장면은 아바타의 교감 장면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교감' '사랑' '믿음' '이해' 이런 것들이 삶에서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잘 보여주는 영화였어요.
투슬리스를 타고 날아다니는 장면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네요. 시원스럽게 날아다니는 장면이 많아 3D로 보는걸 추천합니다.
겨레가, 집에와서 하는 말, 투슬리스가 미야자키 하야오의 토토로에 나오는 '고양이 버스'랑 '마녀배달부 키키'의 고양이 '지지'를 닮은 것 같다합니다.
고양이 버스 닮은 것 같아요.
하지만 투슬리스랑 지지가 더 많이 닮은 것 같아요. 색상이랑 눈 때문에 그런걸까요?
지지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마녀 배달부 키키'에 나오는 고양이예요.
겨레가 그 애니를 너무 좋아해서 2년전 겨레아빠가 겨레에게 새장에 들어있는 지지를 선물했죠.(영화에서 지지가 이렇게 새장과 함께 배달되는 장면이 나오거든요.)
암튼 투슬리스...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웠어요!!! '사랑과 이해'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는 그것이 어떤 형태이건 세월을 초월하고 국경을 초월해서 많은 사랑을 받을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