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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영화

뱀파이어와의 사랑,트와일라잇 시리즈

by GoodMom 2011. 5. 24.

 

겨레가 4학년 끝나고 봄방학 맞았을 무렵, 겨레의 절친 언니의 외고 기숙사 방배정 받던 날, 따라갔었어요.  그 방에서 책꽂이마다 한권씩 꽂혀있던 책이 'twilight'라는 빨간 사과를 두 손으로 들고 있는 그림이 강렬했던 영어책이었죠...무슨 내용인데 아이들이 한권씩 들고왔을까 궁금했는데 겨레도 그 때 그 책이 엄청 궁금했었다네요.

 

 겨레가 5학년이 되고, 5월쯤 같은 반 친구가 푸욱....빠져서 보고 있는 책이 있는데 자기도 꼭 읽고싶다길래 한권을 사줬어요. 책을 사주고도...이 책이 바로 위에 보았던 사과표지의 책이라는 생각은 못했답니다. 한국판 표지가 달라도 너무 달라서 말이예요.^^

보통 책을 사주면 제가 바로 겨레랑 같이 읽는데, 이 책은 제가 같이 읽지를 못하고 겨레에게 무슨 내용이냐고 물어보니 '어느 소녀와 뱀파이어와의 사랑이야기'라더군요. 자기는 친구가 너무 너무 재밌어해서 보기 시작하긴 했는데, 몰입이 안되 빨리 읽을 수가 없다며 예상보다 책을 잘못읽는 걸 보고 뱀파이어와의 사랑이라면 단순한 내용일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책이 어렵나...했었죠.(왜냐면 책 두께가...꽤 두꺼웠거든요.)

그러다가 여름방학...

일단 산 책이니 의무감에서였는지, 질질질질 읽고 있는 겨레...어느 날 아빠가 그 모습을 발견했죠. 그 때까지 주로 읽던 겨레의 책두께와는 확연히 다르고 표지도 독특해서 였는지 아빠가 관심을 갖고 책을 물어보니 겨레가  책에대한 설명을 해주고...그리고는 그날 오후 둘이 서점 갔다 온다더니, 웬걸 1권도 못 읽은 아이에게 시리즈의 남은 세권을 몽땅 사서 들고왔더군요. 아빠랑 겨레랑 같이 방학동안 읽어본다면서요.

 

한권씩 다 읽고 다음권을 산다는 제 원칙과는 달리, 아빠에 의해 이렇게 이 책의 시리즈가 한번에 우리집에 들어온 순간입니다.

이 책의 순서가 '트와일라잇-뉴문-이클립스-브레이킹던' 이예요.

 

적게는 500여 페이지에서 800여 페이지가 넘는 책들....

아직 사랑을 못해봤기 때문인지(?) 큰 재미를 못느끼고 1권을 가지고 고전을 면치 못했던 겨레가 아빠가 선물해주신 시리즈를 들고 싱글벙글...

5학년 여름방학 내내 아빠 퇴근하면 나란히 앉아 이 책을 읽었답니다.

저도 궁금은 했지만, 다른 할일도 많고 아빠가 같이 읽어주니...그냥 흐뭇하게 바라보았죠.

책 읽는 속도가 우리 셋 중 가장 빠른 아빠지만...겨레 속도 맞춰주면서 읽느라 한달 동안 느릿느릿 네권을 다 읽었구요. 겨레는 그 후로도 계속(다른 책과 병행한 탓도 있지만) 가을까지 읽어서 시리즈를 모두 끝냈다고 해요.

"무슨 내용이야? 어려워?"하고 남편에게 물었더니...

"그냥 단순한 이야기야. 그 또래 여자아이들 좋아할 만한 내용이지...뭐...완벽한 뱀파이어와 여자아이의 영혼을 뛰어넘은 사랑이야기..."

"사랑이야긴데, 좀 위험한 수위는 없어? 겨레가 읽어도 되나?"

"나도 그게 아슬아슬해서 겨레보다 먼저 읽었는데 뭐 그리 위험한 수위는 없어. 그런데...겨레가 아직 어려서 저 심리를 잘 이해를 못하나봐. 사랑을 못 해봤으니...ㅎㅎㅎ"

그 후로 한동안 식탁에서 둘이 마주 앉으면 '난 에드워드보다는 제이콥이 더 좋다'느니 '벨라가 어쩌구 저쩌구...'등의 이야기를 겨레랑 아빠는 자주 올리더군요.(저만 멀뚱멀뚱...)

 

 

그렇게 1년 반이 흐르고, 지난 해 겨울부터,(겨레 6학년때) 제가 읽기 시작했어요. 거실 책장에 떡하니 자리잡고 있는데, 뭔 내용인줄은 알아야 하지 않나 하고 시작을 했지요.  읽기 시작하자 어찌나 재밌던지 겨레 학교 보내고 나면 거실에 앉아 읽기 시작해 그 자세 그대로 겨레가 집에 돌아올 때까지 읽고 앉아있었죠.

겨레 친구들이 가끔 하교할 때 같이 놀러오면 간식 챙겨주고 후다닥 쇼파에 앉아 다시 열독...

겨레 친구가 겨레에게

"너네 엄마 책 엄청 좋아하시나보다. 무슨 책인데 저렇게 열심히 읽으셔?"

"ㅋㅋ 트와일라잇 시리즈..."

"아아...엄마도 저 책을 좋아하실 수 있구나."

"우린 아빠도 저 시리즈 다 읽으셨어."

그랬답니다.

5학년 때 별 재미 없이 지루하게 4권까지 읽었다는 겨레가...제가 너무 열심히 읽으니 자기도 다시 읽으면 좀 더 재밌을까 했었다죠. ^^ 

 

트와일라잇  ㅣ  스테프니 메이어/변용란 옮김/북폴리오


 

  

엄마의 재혼으로 아빠가 살고 있는 도시로 전학을 온 벨라...그곳에서 독특한 느낌과 눈에 띄는 외모를 지닌 한 소년을 알게 되고  그에게 점점 빠져들게 됩니다.

1권에서는 주인공 벨라가 벰파이어 에드워드를 만나 사랑을 하게 된다는 이야기예요.

겨레가 시리즈중 가장 재밌었던 게 1편 트와일라잇이라고 합니다.

이 책을 다 읽고서야, 아....여고생들이 이 책을 한권씩 가지고 있었던 이유를 알았죠.^^ 전 외고아이들이 영어판으로 한권씩 들고 왔길래,  외고 다니는 아이들이라면 꼭 읽어야 할 필독서인줄 알았거든요.

 

뉴문   ㅣ  스테프니 메이어/변용란 옮김/북폴리오


시리즈 2편인 뉴문,

벨라와 에드워드의 사랑은 더욱 깊어만 가는데...1편에서 뱀파이어 남자친구 때문에 인간인 벨라가 위험에 빠졌던 것을 이유로 자신과 사귀면 벨라가 위험에 빠질 수 있다 생각이 되어 에드워드가 벨라 곁을 떠나가게 됩니다. 에드워드를 잊기 위해 괴로워하던 벨라는...자신이 위험에 빠질 때마다 에드워드의 환청이 들린다는 것을 알게 되고, 일부러 오토바이를 타서 위험한 상황을 만들게 되는데...

늑대인간인 제이콥이 이런 벨라를 도와주기 위해 다가온다는 이야기예요.

이제 벨라와 에드워드의 이야기에서 벨라를 좋아하는 또다른 인물 늑대인간 제이콥의 이야기가 추가된답니다. 에드워드가 떠나면서 뉴문에서는 에드워드의 비중이 적어지고 제이콥과  벨라의 이야기가 중심이 되는데...저는 밀고 당기는 벨라와 에드워드 이야기 때문인지 트와일라잇 보다 뉴문이 훨씬 재밌었어요.

 

 

 이클립스   ㅣ 스테프니 메이어/윤정숙 옮김/북폴리오


 번역자가 바뀌었다고 겨레가 투덜댔던 3편 이클립스...(시리즈의 번역자가 똑같았으면 좋겠답니다.)

1편부터 벨라의 피를 갈망했던 인간의 피를 마시는 빅토리아 일당을 처치하기 위해 늑대인간 종족인 제이콥 부족과 에드워드의 가족들이 함께 빅토리아를 물리치는 이야기예요. 벨라의 사랑을 놓고 제이콥과 에드워드의 갈등이 점점 커지며, 벨라 역시 제이콥과의 우정이냐 에드워드와의 사랑이냐를 놓고 갈등이 커지는 이야기도 나오지요. 사실 저는 벨라의 우유부단한 처사가 좀 맘에 안들었던 편이기도 했어요.^^ 게다 제이콥은 왜 자꾸 끼어들어서 둘의 사랑을 힘들게 하냐며 제이콥을 얄미워하기도 했는데요. 겨레랑 남편은 1편부터 제이콥의 끝없는 사랑때문에 제이콥이 좋았다고 하네요. 저는 3편 마무리 지을 때부터 제이콥의 안타까운 사랑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지요.

 

 브레이킹던     ㅣ 스테프니 메이어/윤정숙/북폴리오


 시리즈의 완결판인 4편...

벨라와  에드워드는 드디어 결혼식을 올립니다. 그리고 신혼여행을 떠나고...아직 인간인 채로 벨라는 뱀파이어의 아이를 갖게 되지요. 벨라가 위험에 처할 것이라는 예상 때문에 아이를 좋아할 수 없는 에드워드...

벨라는 아이를 낳다 결국 죽을 위기에 처하게 되고, 결국 벨라가 뱀파이어가 되는 것을 가장 반대했던 에드워드에 의해 벨라도 뱀파이어가 됩니다. 벨라가 낳은 반인반뱀파이어 아이 르네즈미는 뱀파이어 세계의 규칙을 깨뜨렸다는 이유로 죽임을 처할 위기에 닥치는데...이 아이를 지켜주기 위해 세상의 모든 뱀파이어들이 모이게 된다는 스토리예요. 그리고 4편에서는 눈물로 벨라와 에드워드의 결혼을 지켜보아야만 했던 가여운 제이콥에게 놀랄만한 사랑이 찾아온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4편이 가장 지루했답니다.

1편부터 3편까지 사랑 이야기다 보니, 키스 정도의 이야기는 나오지만...인간보다 월등히 큰 힘을 가지고 있는 에드워드가 벨라가 다칠까봐 조심 조심 하는 수준으로만 나오구요. 4편 초반에 벨라와 에드워드의 신혼 여행 이야기가 살짝...3편까지 보다는 위험수위가 높네요. 그래도 세밀한 묘사는 없어서 우려할만한 수위는 아니었어요. 집에서 이런 얘기 아빠랑 저랑 겨레랑 터놓고 하는 편이라...그랬는지...^^

학교 도서관에서는 이 책의 인기가 고학년 여자아이들에게 대단했다고 하더군요. 책 앞장에 '에드워드는 내꺼야.'  '웃기지 마! 에드워드는 내꺼야.'라는 낙서들이 빼곡했대요.^^

 

 트와일라잇 크래픽 노플    ㅣ스테프니 메이어 원작, 김영 그림/북폴리오


 

 

영화화 되어 화제가 되었던 트와일라잇은 이렇게 만화판도 있는데요. 저는 영어판을 먼저 봐서 한국판을 보았을 때 외국작품 번역해서 나온건 줄 알았는데, 한국인이 작업 한 책이라고 해요. 만화까지 재밌게 읽는 걸 보더니 겨레가 엄마 못말린다더군요.(^^)

 

2010 국제 도서전 때 트와일라잇 부스


작년 도서전때만 해도 제가 이 책을 읽기 전이라 이 부스 지나가면서 그냥 사진만 한장 찍었는데, 그 때 트와일라잇 컵이나 노트 다양한 제품들이 많이 있었어요. 올해 도서전에 다시 이 부스가 있으면 열심히 구경해 봐야지 하고 있는 중이랍니다.

 

 시리즈 살 때 같이 받았던 핸드폰고리들...


이건 겨레가 컴퓨터 모니터 아래 놓고 핸드폰 액정 닦는데 사용하고 있는데 대수롭게 여기지 않고 있다가  이 책을 읽고 부터는 "겨레야, 나의 벨라와 에드워드를 그렇게 괴롭히지 말아줘."라고 해서 겨레가 ㅋㅋㅋ 웃었다지요.^^

 

 이것도 시리즈 살 때 받았던 엽서들과 책갈피예요.^^

 

 

 달력도 받았답니다. 달력은 영화화된 주인공을 포스터로 썼어요.

 책을 다 읽고 난 후, 지난 겨울엔 겨레랑 겨레아빠랑 영화를 봤어요. 2008년부터 영화로 한편씩 개봉이 되었던 트와일라잇 시리즈는 3편 이클립스까지 영화로 나왔구요. 올겨울 2011년 11월 마지막 편인 브레이킹던이 개봉된다고 해요.

 

에드워드와 벨라

왼쪽은 번역본 책에 나온 주인공 벨라와 에드워드랍니다. 영어판 원본에는 이 일러스트가 없다고 해요. 오른쪽은 영화에서의 벨라와 에드워드...

뱀파이어인 에드워드는, 해리포터 시리즈 4편인 불의잔에서 해리와 같이 트리위저드시합에 나갔다 볼드모트에 의해 죽임을 당했던 호그와트 학생, 캐드릭 디고리 역을 맡았던 로버트 패틴슨이 맡았어요. 솔직히 뱀파이어 에드워드의 반짝 반짝 빛나는 미소년의 이미지를 상상했던 터라...로버트 패틴슨이랑은 조금 안맞는다고 생각했었죠.^^(잘 어울린다는 분들이 대다수이긴 하지만 극히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그랬습니다...)

 

책 속 일러스트 벨라와 영화 속 벨라 역의 크리스틴 스튜어트 


벨라 역을 맡은 크리스틴 스튜어트는 이보다 더 벨라같을 수는 없을 정도라고 생각할 만큼 딱 벨라같아요...너무 벨라같아서 다른 영화를 찍을 때 이미지 변신이 어렵겠다고 우려도 했을 정도죠. ^^

영화 촬영을 통해 에드워드 역을 맡았던 로버트 패틴슨이랑 크리스틴 스튜어트는 실제 연인이 되었다고 하네요.

 

 에드워드의 형제들인 로잘리, 엘리스, 제스퍼, 에밋  사진에서는 왼쪽부터 로잘리,제스퍼,에밋, 앨리스

가족이라는 것은 이런 거야...라는 생각을 해주었던 뱀파이어 형제들...그들 각각 뱀파이어가 된 사연들도 재밌지요. 이들은 모두 인간의 피를 마시지 않고 동물의 피를 마시며 살아가는 채식 뱀파이어들이랍니다. 이런 세세한 설정들이 참 재밌어요.

 

 

 제이콥 피규어

  벨라에 대한 끝없는 사랑과 헌신때문에 책 읽는 내내 가슴 아팠던 늑대인간 제이콥 피규어랍니다. 영화속 제이콥과 옷이며 헤어...오른쪽 팔뚝문신까지 똑같이 만들어 졌어요. 이 피규어는 주인공 벨라나 에드워드보다 제이콥이 훨씬 더 잘 만들어진것 같아요. 늑대로 변신 할 때마다 옷이 이렇게 찢어져 헐벗은 채로 벨라 앞에 나타나 에드워드가 엄청 싫어한답니다.

 

 

지은이 스테프니 메이어(Stephenie Meyer), 책 속에 이렇게 소개가 되어있네요.

영문학을 전공했고, 트와일라잇 이 첫 작품이다. 트와일라잇,뉴문,이클립스, 그리고 브레이킹던으로 이어지는 트와일라잇 시리즈는 30개국 이상의 국가에서 번역 출간되며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로 자리매김했다. 이제 스테프니 메이어는 해리포터 시리즈의 조앤K.롤링을 잇는 최고의 스타 작가로 통한다.


사실 재미로 따지면 해리포터 시리즈가 훨씬 더 크지요. 해리포터 시리즈는 저희 부부 며칠간 잠도 제대로 안자고 읽을 정도였거든요. 이시리즈는 사랑이야기라 그런지 때때로 지루한 부분이 꽤 있었는데요. 전체적인 부분에서 어색함이나 억지스러운 면 없이 맥락을 아주 잘 이어나가면서 뱀파이어 종족과 인간의 사랑...그리고 그 사이 뱀파이어와의 오랜 전설을 지닌 늑대인간 부족의 이야기를 잘 이끌어 냈다는 점이 돋보이네요. 게다 각각의 캐릭터 설정이 잘 되어있어, 그것을 보는 재미도 굉장해요.

작가 스테프니 메이어는 매혹적인 뱀파이어와 사랑에 빠지는 꿈을 꾸고 나서 이 글을 데뷔작으로 썼다고 합니다.

저는 책을 읽으면서 내내 내 젊은날의 첫사랑을 떠올렸죠. 벨라 눈에 에드워드만 보이고 그가 없는 세상에서는 살아갈 수 없는 것처럼 느꼈던 것처럼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한없이 좋았던, 사랑만 생각하며 살았던 시절이 있었는데, 한 때 그 빛나던 나의 에드워드(?)를 이렇게 생활전선에 내보내 힘든 짐을 지워준 것이 참 안타까워서...남편에게 잘해줘야겠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남편은 책을 읽는 내내, 벨라의 아빠 '찰리'의 마음이 되었다고 하네요. 딸과 함께 살면서 느꼈던 행복을 에드워드에게 모두 빼앗기고, 자신의 딸이 아빠 허락도 없이 뱀파이어가 되고...뱀파이어놈이 밤마다 아빠 몰래 딸 방에서 딸과 함께 지내다 가는 부분이 그렇게 괘심하고 속이 상했다나요...^^

엄마도 딸도, 아빠도 순수하게 사랑만 생각했던 그 시절로 돌아가 가족이 함께 공감해 볼수 있었던 책...트와일라잇 시리즈였습니다!

 

 

2011.5.24

겨레는 열네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