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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영화

고마운 선생님을 생각나게 해주는 책들

by GoodMom 2010. 5. 12.

1965년 5월 15일로 정해진  스승의 날은 몇 번의 우여곡절을 겪고 난 후, 1973년 폐지 되었다가 1982년부터 다시 채택 되어 오늘에 이르게 되었다고 합니다. 과도한 선물이나 촌지 문제로 스승의 날을 없애자, 학년말로 바꾸자라는 말이 많기도 하지만, 이날 만큼은 물질적인 부담감을 벗고 스승의 날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겨 보는 그런 날이 되었으면 하는 생각이 드네요.

 

 

 2005년 어린이 날 선물로 받은 책갈피

이제 6학년인 겨레는 1학년 어린이 날, 담임 선생님께 이런 책갈피를 선물 받았어요. 책갈피를 워낙 좋아해서 만들기도 하고 모으기도 하는데, 이렇게 자기 이름이 새겨진 선생님의 책갈피 선물을 받고 얼마나 좋아했던지요, 6년이란 시간이 흐른 지금도 소중하게 보관하고 있답니다. 

매주 써주신 사랑의 대화장

또 하나 잊을 수 없는 선물 중 하나는 1학년 담임 선생님이 매주 써주신 사랑의 대화장이었어요. 일주일에 한번, 반 아이들 모두에게 편지를 써서 노트에 붙여주셨지요.

 

아이의 일주일 생활을 보시고 선생님이 느낀 것을 편지로 써주셨어요. 선생님의 편지 아래, 아이의 편지, 부모의 편지를 쓸 수 있는 공간을 비워두셨어요....이렇게 일년이 지나니 두권이 모이더군요. 서른다섯명의 아이에게 매주 이런 일을 하셨다는 것이 참 고맙게 느껴집니다. 겨레는 책갈피와 사랑의 대화장을 지금도 굉장히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6학년이 되어,  1학년 때 사랑의 대화장을 펼쳐 보니, 다시금 가슴이 뭉클합니다.

 


 

며칠 전엔, 스승의 날 선생님께 특별한 카드를 만들고싶다 해서 팝업카드를 몇 장 만들었어요. 올 해는 친구들끼리 스승의날 깜짝 파티를 준비중이라고 하네요.^^ 벌써 다 자랐습니다.

 

→ 다양한 팝업카드 만들기  참고사이트  http://robertsabuda.com/popmakesimple.asp

 

 

'참 스승이 참 인간을 만듭니다.' 라는 말이 생각나는 날입니다. 오늘은 ,소중한 가르침을 안겨준 선생님의 고마움을 되새겨 볼 수 있는 책들을 골라 소개해볼게요. 



 

고맙습니다,선생님  에스더 라이트 편 / 다산책방  -에세이

'가르침'에 대한 의미를 진정으로 알려주는 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스승의 날, 선생님께 선물로 보내도 좋을 것 같은 책이고, 교육 현장이 왜 이렇게 각박할까라고 가슴치는 부모님이 읽어도 좋을 책이라 생각 되어 넣어봤습니다. 교육현장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며 선생님들이 겪는 가슴 훈훈한 서른 여섯편의 이야기를 담은 책입니다. 가르침에 대한 진정한 의미를 새겨 볼 수 있는 책이라 생각이 됩니다.

 

 

고맙습니다,선생님  패트리샤 폴라코 저 / 아이세움  - 그림책

 저자 패트리샤 폴라코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이예요. 책 좋아하는 가정에서 자라났지만 5학년이 되도록 글 읽는 것을 힘들어하는 트리샤는 학교에서 '벙어리'라고 놀림까지 받게 되며 학교에 가기 싫어합니다. 그런 어느 날, 학교에 새로 오신 폴커 선생님이 여러가지 방법을 동원해 트리샤가 글을 읽을 수 있게 도와주게 되어, 학교를 사랑하게 되고... 책을 사랑하게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선생님과 관련된 책이라면 가장 먼저 떠올렸던 책이 패트리샤 폴라코의 '고맙습니다,선생님'일 만큼 감동적인 책이라 생각이 되네요. 뜨거운 사랑, 열정을 가진 세상의 모든 선생님을 떠올릴 수 있는 그림책입니다.

 

 

 조커, 학교 가기 싫을 때 쓰는 카드  수지 모건스턴 저/ 미래유 달랑세 그림 /문학과지성사 -동화

'조커, 학교 가기 싫을 때 쓰는 카드' 제목부터 확 끌어당기는 이 책, 말썽꾸러기 아이가 학교 가시 싫어서 꾀를 내는 내용일거라 생각하고 펼쳤다가 놀란 책입니다.

새학기 새선생님에 대한 기대를 품고 교실 문을 연 아이들 앞에 앉아계신 선생님은 뚱뚱한 할아버지 선생님...실망한 아이들에게 선생님이 첫날 주신 선물은 카드였어요. 그런데 그 카드는 일반적인 카드가 아닌 '잠자리에서 일어나고 싶지 않을 때 쓰는 조커', 학교가기 싫을 때 쓰는 조커,' '지각하고 싶을 때 쓰는 조커', '숙제 하고 싶지 않을 때 쓰는 조커,' '수업시간에 잘 때 쓰는 조커' 등의 놀라운 카드였습니다...안돼는 것, 지켜야 하는 것 금기와 규율 투성이인 학교에서 받은 이 매력적인 선물 이후에도 선생님은 책 읽기 선물, 역사 선물 등등의 지겨운 수업 시간을 위대한 선물로 바꾸어 주십니다. 하지만 교장선생님은 노엘 선생님을 못마땅하게 생각하시고...그리고,갈등이 시작됩니다.

책을 읽다 보니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가 떠오르더군요. 그 감동 기억하시는 분들께 추천해 드리고 싶은 책입니다.

 

 

놀아요,선생님  남호섭 글 / 이윤엽 그림 / 창비 -동시집

경남 산청 간디학교(대안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계시는 남호섭 선생님이 국어 선생님으로 계시면서 경험한 색다른 경험을 시로 담아 낸 동시집입니다. 자연스럽고 쉽고 꾸밈 없는 시가 하나 하나 재밌습니다.(시가 이렇게 재밌다니 할 만큼 재밌습니다.) 이런 선생님과 국어 수업 시간을 즐기는 아이들의 모습이 눈에 선해서 더 행복한 시집입니다.

 

 

 꿈꾸는 레모네이드 클럽  패트리샤 폴라코 / 베틀북 - 그림책

위에 소개한 '고맙습니다,선생님'의 작가 패트리샤 폴라코의 그림책이예요.(패트리샤 폴라코는 겨레랑 제가 좋아하는 그림책 작가 중 한명입니다.)

백혈병에 걸려 항암치료를 하면서 머리카락이 빠져버리게 되는 마릴린에게 위첼만 선생님은 '시고 쓴 오래된 레몬으로도 맛있는 레모네이드를 만들 수 있는 것 처럼 고통 역시 자신의 의지와 사랑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함께 하면 거뜬하게 이겨낼 수 있다라'고 얘기해 주십니다. 마릴린이 건강을 회복해 다시 수업에 복귀하는 날, 빠진 머리를 감추기 위해 스카프를 쓰고 오는데, 같은 반 친구들과 선생님이 모두 모자와 스카프를 쓰고 마릴린을 환영해 줍니다. 머리카락이 다 빠진 마릴린을 위해 머리카락을 모두 잘라버린 반 친구들이 모두 함께 모자를 벗어던지는 장면에서는 우정과 제자 사랑의 위대함에 소름이 쭈뼛 끼치며 가슴이 뜨거워짐을 느꼈어요.

이 책 역시 패트리샤 폴라코의 자전적 이야기라 합니다.(마릴린은 패트리샤 폴라코의 딸 트레이시의 단짝 친구였다해요.) 이런 놀랍고 가슴 뜨거운 경험이 많은 그녀가 참 부럽기도 하고, 그 가슴 뜨거운 이야기를 멋진 그림책으로 표현할 수 있는 그녀의 재능이 놀랍기도 합니다.

 

 

 

선생님, 우리 선생님 패트리샤 폴라코 / 시공주니어 - 그림책

역시 패트리샤 폴라코의 작품입니다. 학교에서 '심술쟁이 진'이라고 불리는 삐딱한 성품의 유진에게 조금 문제가 있을 뿐 나쁜 아이가 아니라 생각한 링컨 교장 선생님의 사랑과 관심으로 다가가 마음의 문을 열게 한다는 이야기예요.책을 통해  인종, 지위, 종교 앞에 가장 우선시 되것이 사랑이라는 것을 알게 해주는 책입니다.


 



 

길가 돌멩이 하나라도 나를 깨닫게 해주는 것이 있다면 나의 선생님이라고 겨레에게 말 해준적이 있어요. 학교 교육에 대한 불만이 그간 아주 없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오늘 내 삶의 길 속에 계셨던 많은 선생님들이 유난히 생각 나는 날입니다. 우리 딸의 삶의 길 속에도  좋은 선생님들이 많아 감사할 일 많고, 가슴이 따뜻해지는 일이 많았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 봅니다.

 

2010.5.13(목)

겨레는 열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