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내미, 도서관에 책빌리러 가고
모처럼 한가한 아침 시간...
베개 커버를 빨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
딸 베개 지퍼를 열어 솜을 꺼내는데,
뭔가가 툭~ 같이 딸려나와 떨어진다.
집어들어 보니...
작은 걱정인형 하나...
지난 여름이었나...
겨레가 걱정인형 세트를 사길래
인형 수집이 취미니, 취미로 사는가보다 생각을 했다.
그런데 딸내미 베개 속에서 걱정 인형이 하나 툭 튀어 나오니...
빨래 하려다 말고 이런 저런 생각이 많아진다.
엄마 닮아 잠 하나는 정말 끝내주게 잘 자는 우리 딸...
이라고만 생각해 왔는데...
그렇게 잘 자는 딸애에게도 걱정인형이 필요했다니...
걱정없이 고민 없이 고통 없이 성장하는 청춘이 어디 있으랴,
그 고민, 그 성장통들이 우리 딸에게 훌륭한 거름이 되기를 바랄 뿐...
네 삶을 누구보다 뜨겁게 응원해 줄 수 있지만
엄마도 대신 해 줄 수 없는 그것은 결국 각자의 몫이며 책임,
그저 이렇게 곁에서 엄마가 응원으로 대신해 줄 수 밖에 없음이 미안하기만 할 뿐...
해맑은 얼굴로 도서관에서 돌아오면
가만히 토닥여주고 싶다...^^
사랑한다, 우리 딸!
사랑한다!!! 나의 딸!
2013.10
겨레는 열여섯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