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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속에서

생명 속에는 이야기가 있어요.

by GoodMom 2012. 9. 5.

 

 6월 20일...구피 어항 셋팅 하자마자 갑작스럽게 태어난 치어들...

그 날 저녁 아빠가 간신히 구해준 여섯마리의 구피 치어는 치어항에서 안전하게 19일동안 자랐고...

 




 구출 작전 다음날 다른 어미에게서 태어난 또다른 치어들은,

아슬아슬하게 수초 속에서 숨어지내며 성어들과 함께 살았는데...




 

 19일 후, 이 아이들은 함께 성어항으로 합사되었고...

언제 먹힐지 모르는 위험 속에서도 나름의 삶의 방식을 찾아 하루하루 살아갔다.


(화분속에서 사는 것은 화분을 영역으로,

숯 아래 공간에 있는 아이는 숯 아래 공간을 영역으로...

자신들이 자리잡은 영역내에서 살아가는 치어들의 두뇌게임!)





 그렇게 시간이 흘러 두어달 만에 준성어로 자라난 구피... 이 녀석의 이름은 또치...

먹이 타이밍이 오면 눈치 빠르게 수초속에서 재빨리 나왔다 먹이를 먹고 휘리릭 숨어버렸던 영민한 녀석.




 

또치가 수초 속에 숨는 방식으로 살아남았다면

똘똘이는 인맥을 바탕으로 살아남은 케이스...


보는 우리 가슴이 덜컥하든 말든 대놓고 나와서 놀다가 먹다가...

어른 구피들이 잡아먹으려고 가까이 다가오면 쑝 숨고, 가버리면 또 나와 놀고...

그렇게 일주일을 보내니 큰 구피,플래티들도 나중엔

'쟤는 먹이 아냐, 물고기야!'라고 인식을 해버리더라는...

그래서 이름도 똘똘이...


생김새가 비슷해 꼬리의 미세한 점무늬로 구별하는 또치와 똘똘이는

자라면서 늘 붙어 다녔는데, 지금은 붙어다니면서 종일 싸운다...

아무래도 세력 싸움이 아닐까 싶다.(ㅉㅉ 수컷들이란!)




 

이 녀석은 나나 화분 속에 둥지를 틀고 살아남았다.

화분이라 이름 지어줄까 하다 더 좋은 뜻을 넣어 '화수분'


화수분은 늘 일정한 자리에서 잠을 잔다.

정해진 시간이 되면 잠자리를 찾아가 바닥에 누워 자는 모범생...^^


그리고 너무 빨리 움직여 화면에 담을 수 없었던 치어1기생 중

가장 잘생겨서 핸섬이, 다른 치어 먹이까지 다 뺏어먹어 폭발성장했던 일진이, 너무 마른 페페까지

준성어로 살아남은 치어 1기는 모두 여섯마리로, 모두 이름을 가지고 있다...


한달에 한번 새끼를 낳는 것이 암컷 구피의 운명이란 말에

겨레가 "얘들은 모두 수컷이면 좋겠어!"라고 말했던 것 때문인지

살아남은 여섯마리 모두 수컷...이라는 묘한 우연의 일치!


 




처음 어항 세팅할 때 왔던 구피와 미키마우스 플래티들...(치어 1기의 부모 기수)

먹을 것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어항 청소 열심히 하는 오토싱 먹으라고 넣어준 시금치에 먼저 달라붙어서 난리도 아니다...

삶은 시금치를 넣어주니 급 흥분...




 

그러다 시금치에 돌돌 말린 예쁜이..때문에 폭소!


 



 

아이들을 쫓아주니 그제야 애처롭게 오토싱이 시금치에 붙었는데...

그 사이 필남이와 예쁜이는 또 들이댄다.

(암컷인줄 알았는데 수컷이 되어버려 이름이 필남이,

사이즈가 아담하고 날씬해 예뻐서 예쁜이...-겨레의 작명 센쑤!~)




 

그렇게 시금치를 줄기만 남기고 몽땅 먹어 치운후

구피 or 미키마우스 플래티 중 누군가 싼 똥...

시금치를 먹어서 똥 색깔도 초록색...


 


 

7월 17일 제헌절을 기념해, 굽이의 두번째 출산...

어찌나 아파하던지 도와주지도 못하고 마음이 안쓰러웠는데...

 




 

출산을 마치자마자 급흥분 모드로 돌변,

필남이와 함께 어린 치어들을 마구 얌냠...하시고

그들이 남긴 검은색 똥!

(치어를 먹고 나면 검은똥을 싼다.)


똥이 된 치어는 말이 없다.ㅠㅠ



신생 치어 절반을 잡아먹은 죄로 필남이, 예쁜이, 어대, 고추장,굽이, 먹이는

아빠 회사로 유배살이 떠나고,

(유배 갔다지만 환경은 똑같이 해서 이사만...시켰다)

 

그들이 살다간 어항은 치어항이 되고...이후 물생활에 급 재미를 느낀 아빠까지 가세...

 

 

아빠가 하나 더 사서 꾸민 큐브 어항에는 새로운 플래티들이 입주를 하고...





 

밤이 되면 분위기 있는 연출...





 

 

다홍색 왁플래티의 출산으로 플래티 어항에도 새로운 생명들이 태어났는데...





 

이 녀석들도 아빠가 구출해서 치어항으로 입수...

바닥에 납작 숨어있는 다른 플래티 치어와 달리

태어난지 얼마 되지 않아 높은 숯 담장을 넘었다해서 붙여준 이름은 비담!




 

왁플래티 엄마가 낳았는데 절반은 주황색, 절반은 하얀색...




 

 

레드미키마우스플래티 한마리가 왁이를 너무 괴롭혀

세력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왁플래티 큰 수컷을 한마리 데려오고

이름도 베인(베트맨 다크나이트라이즈에서 악당)이라 지어줬는데,

처음엔 왁이만 따라다녀서 순정남이다 싶었는데,

며칠 지나니 그것도 아니다.

보이는 암컷은 죄다....

바람둥이 베인!



 

이 녀석은 꼬리와 지느러미가 녹아내리는 병에 걸려

따로 꺼내 소금욕 치료를 하다가 도저히 가망이 없을 것 같아

외롭게 죽지 않게 해주려고 합사를 시켜 주었다. 


그런데....힘들어하면서도 열심히 먹고  열심히 움직이더니

차츰 꼬리사이에 새살이 돋고 울퉁불퉁하던 몸도 차오르면서 살아났다.

의지의 한국인! 아닌 의지의 플래티...


꼬리가 썩었을 때 조절이 안되서 그랬는지

문워크 하듯 뒤로만 다녀서 붙여진 이름은 빌리진....



 

치어항에 남는 잔반처리를 위해 몇마리 들여온 체리 새우...

마치 집에서 막 나온듯한 포즈...




 

오토싱 전용 먹이를 뿌린 곳에 치어들이 몰려 난리가 났는데...체리새우님 등장...




 

 

^^





마치 뒤따라 가주시는 듯한 어린 치어들...^^

이로써 오토싱은 오늘도 뿌려준 먹이를 챙겨먹지 못하고...

새우아저씨와 치어들이 골고루 나눠 먹었다는...!!!



 

 

^^ 마치 이런 것 같았다!



 

 

우리 잘 시간에 맞춰

불을 꺼주고 조금 지나면 다들 물 위에 둥둥 떠서 넋을 빼고 있는 치어들...

마치 좀비떼 같은 모습

(이런 상황 속에서도 화수분은 꼭 자기 자리에 누워 잠을 잔다는...^^)




 

 

그리고  불을 꺼줘도 어른이라고 살짝 더 버팅기는 플래티와 네온 테트라들...


다들 이름이 하나씩 있다. 하는 행동, 생김새등을 보고 저절로 지어주게 된 이름이다.


네온테트라들은

가장 쎈 녀석이 김전구(웹툰 마음의 소리에 잠깐 나왔던 캐릭터 '쎄더라 김전구')

입에 작은 종기가 나서 김종기...

그리고 퉁퉁해서 김중배...^^

네온이들은 생긴거나 하는 짓이 비슷해서 특색있는 이 아이들을 빼고는 다 그냥 김씨!



 

 

 

엄마랑 왜 색깔이 다를까 궁금했던 왁플래티 치어는

자라면서 보니 레드미키마우스 플래티를 닮아간다.

아마도 아빠가 미키마우스 플래티였던 모양,

태어났을 때 미키마우스 귀무늬는 있었고, 요즘 얼굴모양이 흐리게 나오고 있다.



 미키마우스 플래티는 다 크면 요런 미키마우스 무늬가...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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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육을 받지 않고 아프리카로 건너가 침팬지를 연구한 제인 구달은

연구대상 동물들에게 번호를 붙였던 당시의 방식과는 달리

자신이 연구하는 침팬지들에게 이름을 하나 하나 붙여주었다고 한다.


객관적 자료를 수집해야 하는 과학자가

연구 대상인 동물들과 감정의 끈을 맺는다는 것이 당시에는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고 하는데...


그녀는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사람이면 누구나 이름이 있듯이

당연히 동물에게도 이름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동물에게도 각자의 성품이 있으니 말이다."


나는 이 구절을 읽으면서 고개가 저절로 끄덕여졌다.



생명들에게는 모두 이야기가 있고,

그리고 그들에게도 각자의 성품이 있다는 것...

감정의 끈을 맺게 되면, 모두가 하나의 소중한 생명이라는 것!







첫번째 이야기  2012/06/25 - [겨레한가온빛/겨레의카툰일기] - 한지붕 두살림- 구피네 새가족 이야기




2012.9.6 목요일

겨레는 열다섯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