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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영화

우리들의 독서기록장

by GoodMom 2012. 7. 9.


 

지난 봄 겨레에게 만들어 준 독서기록장이예요.

겨레가 사제품  독서기록장을 샀는데, 감상문 적는 부분이 너무 많은 속지가 마음에 안든다고 해서...저랑 책리스트 위주로 적을 수 있게 속지 프린팅 해서 실로 엮고 겉표지 만들어 붙인 수제 독서기록장이지요.

한달간은 잘 사용했었답니다.


그런데...!!!

제가 사용하는 일반노트에 줄쳐서 쓰는 독서기록장을 보고는...

아무래도 엄마처럼 일반 노트에 쓰는 것이 가장 부담 없어보인다면서...

결국은 엄마 독서기록장처럼 일반노트에...줄쳐가면서 독서기록장으로 쓰고 있답니다.

(^^ 나는 괜찮아, 딸....뭐 엄마가 이 독서기록장 만드느라 손가락 쫌 아팠고, 하루 온종일 들러붙어있긴 했지만 나는 괜찮아.^^ 네 덕분에 노트 만드는 법도 알았고...^^)


겨레의 수제 독서기록장 만든 이야기 1편이 궁금하신 분은....(↓아래글을 참고하세요.)

2011/07/13 - [책이야기] - 겨레한가온빛표 독서기록장



 이 후, 아무런 불평 없이 일년 넘게 꾸준히 쓰고 있는 일반 노트로 만든 독서 기록장...입니다.

(왼쪽이 엄마가 써왔던 독서 기록장, 오른쪽 노오란 색상이 우리 딸 겨레의 독서 기록장...이예요.)




 나름 개성있게 꾸민다고 표지에 몇가지 스티커를 붙여 꾸며 놓았네요. 깔끔한 성격 답게 스티커 남발 안해서 만족스럽습니다.




 한장 펼치면 '겨레의 북까페...1호점'이라고 써두었네요.



 엄마처럼 줄을 긋고 처음 몇 페이지는  '읽은 책 제목/ 지은이/ 출판사/ 읽은 날짜/ 평점'등을 적으며 읽은 책리스트를 기록해 나가고 있어요.




 더 읽고, 덜 읽은 달은 있어도 대략 평균적으론 책 읽은 권수가 일정하게 유지되고 있어요. 장르는 소설이 좀 많은 편이구요.


초등학교 다닐 때, 학교에서 필독도서로 선정해서 반강제로 읽어야 독서 인증해주는 제도를 엄청나게 싫어했던 딸입니다. 지금이야 그런 틀에 얽매이지 않으니 그게 참 좋다네요.

아주 가끔 "엄마, 이거 내가 읽어도 될까?"라고 묻곤 하는데...(대략 19금 수위 때문에...)

"읽어도 되, 어차피 너 다 알잖아." 라고 말해주면 ㅋㅋㅋ 웃곤 해요.('내가 이래서 엄마를 좋아하지'...라는 답)

심지어 겨레아빤,
"그 책 내가 중학생 때 야한 부분만 골라 읽었던 책인데..."라는 말까지....
(참, 도움이 많이 되는 부모입니다.^^)




 대부분은 읽은 책 목록을 적어나가고 있지만, 기억하고 싶은 내용이 있으면 이렇게 감상문이나 리뷰를 써놓곤 해요.


처음엔 감상문 적는 방식이 쉽지 않았는데, 엄마가 엄마 독서기록장에 마구 마구 자유롭게 써나가는 걸 보고, 겨레가 방향을 잡았다고 해요.(아, 틀에 박힌 것이 아니고, 내 혼자 쓰는 거니까 마음대로 쓰고 싶은대로 쓰면 되는구나...라는 생각을 했대요.)


제가 겨레 독서기록장을 특별히 들춰보는 건 아닌데, 서로 같은 책을 읽고 쓰면 궁금해서 보여달라 하면 보여 준답니다.

(이 글도 미리 딸내미 사전 허락 얻고 사진 찍었어요. 요즘은 업데이트 내용을 꼭 겨레에게 허락을 구하고, 공개 되기 전에 사전검열도 받고 있어요.)


 처음엔 사실 겨레가 책 내용을 가지고  쓰기 조금 어려웠는데, 시간이 지나니...술술술...나온다고 하네요.

(모든 건 시작이 어려운 법!)




 인상 깊었던 구절, 맘에 들었던 문장 옮기기 부터...




 책 속에서 논란이 되었던 점이나 주제들 간략하게 간추려 보거나 자신의 의견을 보태 보기...




좋아하는 만화로 꾸며보기...



 인상 깊었던 구절 옮기고 자신의 생각 적어보기,




 인물 관계도 그려 보기나, 새롭게 알게 된 사실 조사해서 덧붙이기...




 겨레의 독서기록장도 날이 갈 수록 기술이 점점 늘어나더라구요.

제일 부러운건, 자유자재로 그려내는 만화솜씨....풍성한 꾸미기 부자재 (저는 딸내미꺼 하나씩 얻어 쓰는 궁핍한 처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웃음'이란 책은 아빠와 경쟁하면서 같이 읽었던 책인데...야하게 웃긴 부분도 많았다나요...^^


가족이 같은 책을 읽으면 좋은점,

이야기거리가 굉장히 다양해 진다. 실제 상황에서 비슷한 상황이 나오면 공감 100배...,책을 읽지 않은 사람에게 자연스럽게 책 소개가 될 수 있다는 점 등등...




만화와 감상과 인상깊은 구절 등의 다양함이 오간 페이지....



 

 동시에 몇권을 읽을 경우, 공간을 남겨놨다가 독서기록장을 쓰는 경우도 있는데, 이 때 공간이 부족하면 이렇게 쪽지를 덧붙여 놓는데 겨레가 나름 요렇게 덧붙이는 페이지가 맘에 든답니다.




 책과 함께 떠오른 영화를 소개한 페이지까지 ( 겨레는 영화광입니다. 아빠를 닮은건지, 함께 살다 보니 서로 익숙해진건지...^^)


겨레가 옮겨 적은 인상 깊은 구절을 읽어보면 공감이 갈 때가 많아요.^^

때론 장난끼가 가득한 말들도 있고, 뭉클한 말들도 있고... 단 한 구절이 인생을 돌아 보고, 반성을 불러 일으키는 구절도 있어요.



 

 

 겨레가 초창기 만든 인물 관계도...



 시간이 조금 지나 만든 인물 관계도...(기술적으로 조금 더 늘었다는 것이 눈에 보이네요.)




사실  누가 뭐라고 하는 것도 아니고, 강제하는 것도 아니라 안써도 그만인 독서기록장을 쓰면서 보니,

독서기록장을 통해 꾸준히 생각이 늘어가고 있다는 것이 보이곤 해요.

책에서 전달하려는 메세지와 자신의 생각들이 얽히고, 그걸 간추려 보기도 하고 더 보충하기도 하고, 또 훗날 이전에 읽었던 책들에 대한 기록을 참고하기도 하고...

독서의 궁극적 목적은 자신의 생각을 갖는 것이 아닐까요...

물론 이것은  스스로 찾아가는 과정의 즐거움이 함께해야 하는 것이어야겠지요.



저희 부부의 아이 키우기 철학은

'아이가 스스로 찾을 때까지 기다려 주기...조언을 해줄 수 있지만 될수록이면 아이가 하려는 일이나 의견에 'No'라 말하지 않기, 무슨 일이든 그 중심에 진정한 자신의 들어있도록 하기 ' 입니다.





 

 작년에 겨레 독서기록장 만든 얘기 하면서 잠깐 소개했던  제가 쓰고 있는 독서기록장입니다.



 

겨레처럼 노트 앞부분에 열장 정도 비워놓고 책 리스트를 적고 있어요. 감상문 쓰고 싶은 것은 뒷부분에...




번호 쓰고 책 제목, 작가, 출판사, 분류, 읽은 날짜 등을 써 놓구요. 저는 열권 단위로 가로줄을 긋고 있어요.


그 전에는 제가 쓰는 다이어리에 간단히 메모만 해오다, 따로 독서기록장을 쓴지는 일년 반가량 되었어요. 아무래도 책을 읽은 흔적을 따로 관리하니 이것 저것 참고하기도 좋고, 또 독서록 자체가 책을 자꾸 읽을 수 있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는 것 같아요.

하루종일 나름 이것저것 쉴 틈 없이 바쁘지만, 이 거 하나 쓸 시간은 있더라구요...책을 매일 한권씩 읽는 것은 아니니까...



처음엔 저도 독서 기록장이 엉성 자체였어요...

인상 깊은 구절 옮겨보기로 일단 시작을 했지요.



 

 그러다 차츰 내 생각을 함께 적기 시작하고... 그 틀이 생기기 시작했지요.

제가 내키는대로 부담없이 적는 걸 보면서 겨레가 이렇게 쓰면 되는거구나 감을 잡았다고 해요.



 

 지금은 제가 겨레 아이디어를 훔쳐오기도 한답니다.




 너무 너무 감동적으로 읽었던 '시베리아의 위대한 영혼' 입니다. 겨레아빠가 겨레 생일 선물로 사준 책인데, 제가 얼마나 감동적으로 읽었던지...



 

 오후 시간 나른 할 때, 겨레와 나란히 앉아 독서기록장 정리를 하곤 한답니다. 딸내미 펜도 빌리고, 포스트잇도 빌리고, 이쁜 스티커도 빌리고 해서...


나중에 나중에...겨레가 함께한 요런 추억 더듬을 날이 있겠지요...

겨레에게 많은 재산을 물려주지는 못하지만 소소하고 아름다운 기억들, 좋은 습관들은 물려주고 싶은 것이 저희 부부의 작은 소망입니다.




 읽은 책들이 밀려 미리 칸을 비워놓았다 못쓰고 비워 놓은 페이지도 있어요. (↑)


책 읽고 시간이 조금 시간이 지나고 나니, "그 때 여기 뭘 쓰려고 했지?" 하게 되면서 비워놓게 되었지요.

그래도 이 빈 페이지는 저와 겨레에게 이런 교훈을 남겨주었어요. 역시 책도 읽고나서 가슴이 말랑말랑 할 때 바로 쓰는 것이 제일 좋은 방법이다!




 저는 원래 단색으로만 기록하는 걸 좋아했는데, 같이 지내면서 겨레에게 여러 색을 써도 그리 어지러워 보이지 않는 방법도 배웠습니다.




요건 별도로 내용이 많은 책을 읽었을 때, 참고하려고 읽으면서 이면지에 마구잡이로 적어 놓는 기록들입니다. 정갈하게 적어놓은 기록들도 좋지만 이렇게 후다닥 후다닥 적은 기록들도 정감이 가서 일단은 버리지 못하고 정리해 두었어요. 이걸 바탕으로 다시 짧게 간추리고 요약해서 홈페이지에 소개도 하고 독서기록장에 적어놓기도 해요.



 

 책을 읽으면서 인상 깊은 구절을 표시해 놓는 용도로 쓰는 북다트와 인덱스예요.

 북다트는 가격이 비싸지만 여러번 쓸 수 있어 좋긴 한데...꽂기가 조금 번거롭구요.  인덱스는 붙이기는 손쉬운 반면, 여러번 쓸 수가 없어요. 그래도 저는 책을 다 읽고 독서기록장도 다 쓰면 다시 떼어서 저렇게 붙여놓고 여러번 반복해서 쓴답니다. 대략 대여섯번 이상 재활용해서 붙일 수는 있더라구요.




인상 깊은 구절에 표시한 인덱스들...

새 책을 읽을 때 미리 뒷표지 사이에 인덱스를 끼워놓고 시작해요. 필요할 때마다 꺼내 쓰기 편하도록...




겨레도 이렇게 몇번 인덱스를 붙여 보더니 자긴 그냥 종이 끝을 살짝 접는 방식이 더 편하다고 하네요. 각자에게 편한 방식이 따로 있고 그것들이 서로 오가기도 하고, 편한대로 살기도 하고... 함께 살고 있지만 자신만의 방식이 있다는 것이 재밌어요.





요건...겨레가 선물해준 '새싹 책갈피' 랍니다.

말랑말랑한 고무재질이라 책을 덮으면 자연스럽게 덮히고 열면 새싹이 쏘옥~

기분도 쏘옥...

^^



겨레 친구들은 기말고사 끝나고, 한참 들떠있어요. 방학 계획도 잡고 만날 계획들도 잡고...

우리 딸은 여름이 오면 괜시리 흥분이 된다고 하는데, 어른인 저는 흥분하긴 너무 덥고 습한 날들이네요.(아이쿠, 덥고 끈적여라~)

다들 무더위 건강 조심하세요!



2012.7

겨레는 열다섯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