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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사랑 키티베개

2011.10.17 09:56

  2001년 4월 20일 겨레 네살 (30개월)


"엄마, 또! 또!"

한권만 더 읽고 또 읽고 또 읽고 그러다 키티베개를 베고

책과 함께 잠든 (마치 아들같은) 우리 딸,




밤새 이리저리 뒹굴거리면서 자는 너를 보고

긴 베개를 하나 만들어줘야 겠다 생각 했어...


십자수 가게에서 처음으로 십자수 재료를 사다

엄마 학원에서 틈틈히 어설프게 키티 십자수 두개를 놓고

네 침대 가로사이즈에 맞는 베개를 맞추어 키티십자수를 덧대

베개를 하나 만들어 주었단다...

키티무늬가 있다고 겨레 네가 이름붙여 준 '키티베개'는 그렇게 탄생 되었단다.



2001년 8월 28일 (겨레 35개월)


왕자놀이(그 땐 꼭 왕자놀이라고 했단다.)도 하고싶고, 단어장도 들여다 보고싶고...


한번 앉으면 오랫동안 앉아서 뭘 들여다보는 걸 좋아하는 우리 딸,

엉덩이 아프지 말라고 키티베개는 방석이 되어주기도 했고...



2003년 8월 14일 겨레 6살(58개월)


때로는 이렇게 네품에 안겨 함께 잠이 들기도 했던 키티베개...



아침에 일어나서  잠들때까지 들고 다녔던 베개,


한번씩 커버를 빨고 나면 하루종일 빨래 마르길 기다리며 빨래줄을 올려다 보는 겨레 네가 안쓰러워,
할머니가 분홍 커버를 하나 더 만들어 주셨지...




베개를 이불삼아...^^ 코~ 잠 삼매경~


겨레야, 키티베개가 너를 다 덮던 시절이 있었구나...^^





만 6년이란 세월을 늘 함께 하면서,

엄마가 수 놓았던 키티들은 실이 다 해져서 눈도 코도 흐물흐물...옷도 없어지려 하고...



 



잠들 때면 만지작만지작 댔던 베개  꼭지점도 너덜너덜...

게다 네 머리 닿는 부분은 구멍까지 뚫려 버렸는데...

그래도 못잊어~ 아침이면 베개부터 안고 나오는 우리 딸을 위해...





 엄마가 고민끝에 낡은 옷을 잘라 구멍 수선...

이때가 2006년 우리 딸 아홉살...


"와~ 엄마 꼭 여기 초록색 스티커가 원래부터 여기 붙어있었던 것처럼 잘 어울려."


새베개를 하나 사주려고 했지만 우리 딸,

잠들때 시원하게 해주고(^^) 자기를 꼭 안아주었던

친절한 키티베개를 잊을 수 없단다...


"나는 이 다음에 어른이 되어서도 키티베개랑 같이 잘거야...

나는 아무리 낡아도 키티베개가 가장 친절하고 예쁜 베개 같은데..."


 


 

2006년 8월 겨레 아홉살


여름 휴가때 할머니께 갔더니, 아기 때 썼던 낡은 베개를 아직도 못잊는 손녀딸을 위해

할머니께서 새로 만들어 주신 베개커버...


"키티무늬는 없어졌어도 솜은 그대로니까 영원히 내 베개는 키티베개야!"

그후로도 할머니가 베개커버 두개를 더 만들어 주셨는데, 낡고 낡고 또 낡고...

키티베개는 그렇게 세월에 세월을 더해

다시 환생하고 환생하고 환생하고...


.

.

.

.

.


올가을, 겨레 장롱 정리를 하려고 서랍을 뒤지다 보니...


세상에...!




키티베개 3호


 낡고 찢어져서 이제는 못쓰게 된 베개 커버들이 너무도 곱게 접혀 장롱속에 보관이 되어있다.


우리 딸, 따뜻한 마음에 엄마 가슴이 찡~~


 


키티베개 4호


할머니가 만들어 주신 이 베개는, 곱던 핑크색이 다 바래고 이젠 지퍼도 고장나 버렸다.




게다 베개솜은 2001년 만들었을 때 그 시절 그 솜을 계속 써왔던터라, 중간에 솜을 더 넣어주기도 했고, 자주 햇볕에 말려주기도 했지만 너무 낡았다 싶어...


겨레가 간직해 온 무수한 키티베개 커버들을 들여다 보며 잠시 옛 생각에 잠겨 웃고있다...

올 가을 겨레 생일엔 새베개 솜에 새 커버를 선물해 주어야 겠다고 생각했단다.




그렇게 해서 새로 탄생 된...겨레의 2세대 키티베개!



 겨레 생일 전, 인터넷으로 고민고민 하면서 골랐던 천으로

새롭게 만들어 준 키티베개 2세대...(솜도 바꿨다!)


1세대와 똑같은 크기, 가장자리 베개 날개까지 똑같게 맞춤...!!!


겨레는 내게 고맙다고 뽀뽀를 쪽쪽쪽! ^^

엄마 숨 넘어갈 만큼 뽀뽀를 해줬다!




 


그리고 번갈아 쓸 또 다른 커버 하나...^^




볕 좋은 날, 겨레와 나란히 누워 베개 하나를 베고

눈 마주하고 수다 떠는 즐거움~





여전히 우리 딸은 아침에 일어나면 키티베개를 이렇게 끌어안고 하루를 시작한다.



"엄마, 얘가  솜이 낡아서 그런지 이렇게 끌어안기에는 좀 더 안정감이 있어.

새로 만든 2세대는 베고자고, 예전 키티베개는 이렇게 끌어안고 있으려구..."




작은것, 오래된 것, 자기의 것을 소중히 여길 줄 아는 우리 딸의 마음이 참 예쁘다.

그 마음이 참 고맙다.


우리딸,사랑하고 또 사랑한다...

나의 딸 겨레야...!



2011년 10월 아침

겨레는 열네살






Comments

  1. 먼물 2011.10.17 13:11 신고

    우리 딸 어릴적 사진 보면.. '그래.. 맞아.. 얘가 요럴때가 있었지..'하곤 하게 되네.
    할머니와 함께 지낸 시간은 얼마 없지만... 베개 하나로 줄곧 할머니를 느낄 수 있었으니 그것도 겨레나 할머니에겐 서로 복이네.. ^^

    perm. |  mod/del. |  reply.
    • GoodMom 2011.10.18 10:11 신고

      ^^
      아빠 말이 찡하네...겨레나 할머니에겐 서로 복이었다는...
      요즘 겨레 어린시절 사진 새로 정리하면서 보니, 참 재밌어...이아이가 이렇게 자랐구나 생각하면...
      참 고맙지? 우리 겨레...! 이렇게 맑고 이쁘게 자라줘서.

  2. 노디 2011.10.18 09:08

    출근 후 잠시 커피타임입니다. ㅋ

    겨레가 많이 컸네요.
    조그만해서 주머니에 담아 다니고 싶었던 시절이 있었는데
    어느새~ 우리 아이들이 커서 엄마만큼한 키로~

    덩치는 산 만한 것이 교복을 입다가 넥타이가 없어졌다고
    아침에 한바탕 소란스럽게 하더니 잘 걸어놓은 것을 못보고는
    덩치값 못한다는 말을 하고 싶네요~

    쌀쌀한 날씨에 아침이면 덮고 자던 이불을 둘둘 말고 나오는
    딸들과 전쟁아닌 전쟁을 하곤 했는데
    그래도 내새끼가 춥다고 하니깐 귀엽기도 하고
    내가 한번더 빨래를 하면 되지 하면서 이제는 웃어 넘깁니다.
    어느 집이나 풍경은 비슷한가봐요.

    겨레의 키티베개에 사랑이 묻어나 늘 생각하며 웃을 수 있는 추억이
    있어 행복할 것 같아요.
    어쩜 마음이 그리도 따스한지요.
    장롱에 예쁘게 접어서 넣어놓은 것을 보셨을 때
    뭉클했을 것 같아요. 강아님

    엄마와 딸 사이는 그러한 일들이 많이 있는거 같아요.
    앞으로 저도 제가 싫어한다고 하지말라고 강요하지 말아야 할 것 같아요.
    장롱을 열었는데 제가 추억할 일이 없으면 어째요. ㅋㅋㅋ

    오늘 하루도 즐겁게 보내세요~ 강아님

    perm. |  mod/del. |  reply.
    • GoodMom 2011.10.18 10:13 신고

      ^^ 저희집은 저만 추위를 타서, 벌써부터 긴팔 꺼내 입었는데 겨레는 아직도 반팔로 살아요. 팔 만지면서 "안추워?"하고 묻곤 한답니다.
      사소한 일이나 작은 것들을 너무 소중히 여기는 것이 심할 때도 있어서,
      "여자는 냉정해야되!"라고 말하곤 하는데 그렇게 말하면서도 이런 맘이 너무 예쁘게 느껴집니다.^^
      노디님 날씨 쌀쌀한데 이쁜 딸내미들과 건강하게 보내세요!

  3. 송명헌 2011.10.20 13:19

    그렇죠,
    참`````````
    고맙죠,
    이렇게 맑고 이쁘게 자라줘서...........
    그리고
    소중한 추억들을 우리로 하여금
    기억하게 해 줘서...........

    perm. |  mod/del. |  reply.
    • GoodMom 2011.10.24 09:31 신고

      ^^
      가족이 아니면 가질 수 없는 소중한 것들을 기억할 수 있게 해주어서 참 고맙지요...
      명헌님, 가을이 깊어가네요...잘 지내고 계시지요?

  4. 2012.03.09 17:44

    비밀댓글입니다

    perm. |  mod/del. |  reply.
    • GoodMom 2012.03.12 09:18 신고

      저희집의 경우 홈스쿨링의 선택은 또다른 배움의 길의 하나라 생각했기 때문에, 사실 답변을 드리기에 어려움이 많이 있습니다.
      저희집의 경우, 이사 때문에 아이가 4학년초에 한번 전학을 했는데도 주위 친구들과 잘 어울렸고 선생님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했기에 홈스쿨링을 선택하는 것에 그리 큰 고민이 없었습니다. 제 경우는 아이가 너무 단체생활을 잘 해서 중학교에 진학하는것을 당연하다 생각할 정도였거든요. 대안학교와 홈스쿨링 사이에서 아이 아빠가 고민을 하다, 홈스쿨링 쪽을 선택하면서 아이 아빠가 저를 설득했고, 저희가 다시 아이를 설득했었어요. 저희 아이는 학교 생활이 너무 재밌어서 홈스쿨링은 중학과정만 해보고 다시 고등학교에는 진학하고 싶다고 했었어요. 그런데 일년 홈스쿨링을 해보더니 이것도 매력이 많아 아직 훗날 어떤 선택을 할지는 모르겠네요. 이후는 모두 아이의 선택을 따를 예정이거든요.
      홈스쿨링을 하는 과정에서 큰 준비가 없었기 때문에, 아이가 혼란을 좀 겪긴 했답니다. 저도 그냥저냥 잘 하는 아이를 잘못된 길로 보내면 어쩌나 속으로는 걱정을 많이 했지만 아이를 믿고 견뎌냈습니다. 홈스쿨링 초기 3개월 정도 아이가 많이 혼란스러워했고, 힘겨워했지만 사실 성격이 원만하고 저희와 이야기를 많이 하는 편이라 그런것을 이야기 하고 미래에 대해 걱정을 많이 하면서 자연스럽게 극복을 해내더라구요. 그 시기엔 속으로만 걱정했지 공부에 대해서는 아예, 손을 놓아보았어요. 밖으로 많이 다니고 이야기 하고...그 과정이 지금 돌아보면 참 좋았습니다. 아마도 우리 아이가 평생 돌아보면 가장 힘을 낼 수 있는 시기일거라는 생각 합니다.
      말씀하신대로, 제 주변분들은 저희 가족을 굉장히 신기하게 생각하십니다, 좋아보이기는 한데 자기들은 하지 못하겠다구요. 하지만 별다르고 색다른 길은 아니라는 생각을 합니다.
      기다려 줄 수 있는 마음, 이해 해 줄수 있는 마음이 있다면, 누구나 할 수 있다 생각해요.
      간혹, 학교에 안다녀서 사회성이 떨어지면 어쩌나 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학교의 갇힌 생활보다는 훨씬 더 많은 것을 보고 들을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물론 아이와 24시간을 함께 해야 하기 때문에 많은 부분 엄마 아빠의 배려가 필요하긴 하지만 아이가 자랄 수록 스스로 감당하는 부분이 많아집니다.^^
      저희는 이 생활이 자연스럽고 편하게 느껴집니다.
      아무때고 여행도 다니고, 영화도 맘껏 보고...조금은 마음이 편한 생활을 하기 때문에 그런 것도 있고, 저희와 잘 맞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전화는 죄송합니다. 제가 홈피를 운영하면서 많은 분들이 전화나 메일 문의를 주시는데 일일히 답변해드리기 곤란해서요. 여기에만 매달릴 수도 없고 개인적으로 일들이 많아, 시간을 낼 수가 없네요.
      아이와 많은 시간 대화를 해보세요.
      맞은 원인이나 학교에 가기 싫은 이유를요.
      엄마가 하고싶은 말은 참으시고, 아이의 말을 들어주시는 방향으로 하셔야 합니다. 폭력은 절대로 상황이 멎길 기다리셔서는 안됩니다. 엄마 아빠의 적극적인 상황대처가 필요하다 생각해요.
      현명하신 판단 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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