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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속에서

국립수목원, 광릉숲에서

by GoodMom 2011. 9. 1.


집에서 출발할 땐 날씨가 좀 흐렸지만 비가 내리지는 않았는데 수목원 근처에서 점심을 먹으려고 차에서 내리니 이슬비가 내리고 있다...

수목원에 도착했을 때도 여전히 내리는 비...




매표하고,

미리 준비한 우의를 꺼내 입었다.

다행히 비가 많이 내리지 않아 우산쓰고 다니는 것보다는 몸이 더 자유롭지 않을까 싶다.

청바지에 티셔츠 차림으로 나서는데 남편이 등산복으로 입으란다. 날씨가 흐려 옷이 젖으면 잘 마르지 않아 기분 나쁠 수 있다고... 어떤 때는 겨레 또래 아들같다가도, 이런 때는 아빠같아진다.  등산복으로 입고 오길 잘했다.


국립수목원의 옛 이름은 우리에게 더 익숙한 광릉 수목원, 광릉은 조선 7대왕 세조의 무덤...수목원이 위치한 숲의 이름이 광릉숲이라고 한다. 광릉숲은 1468년부터 국가적으로 엄격하게 보호, 관리했다고 한다. 1987년부터 일반에게 공개되었고, 1999년 국립수목원으로 승격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2010년 광릉숲이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으로 등재가 되었다고...

사전에 예약 한 사람에 한해 입장 할 수 있다. 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개방, 성인 1000원 청소년 700원, 초등학생 500원의 입장료를 내야 한다.



숲생태 관찰로가 한적해 보이고 운치 있어 들어서려는데, 팻말이 눈에 띈다.

'뱀, 벌 등 주의'-국립수목원 내에는 뱀(독사) 벌 등이 많습니다. 관람시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지리산에서 뱀을 만났었다...그때 야생뱀이 우릴 보고 더 놀라 더 빨리 숲으로 사라지긴 했지만, 뱀을 보고 패닉상태가 되어 30여분 산길을 힘든 줄도 모르고 거의 날아서 올라갔던 기억에 살짝 웃었지만, 살짝 긴장도...



꼬불꼬불 나무 통로로 만들어진 숲생태 관찰로가 참 좋았다.



고목 사이 여름, 뜨거운 생명의 기운이 넘친다.



문득 올려다 본 나무, 위에서도 쏟아지는 생명의 기운...

여름의 기운이다.


지난해 태풍 곤파스에 뿌리째 쓰러진 나무가 안내팻말과 함께 아직도 숲 한 곳에 누워있다.

자연의 힘 앞에서 자연도 고개를 숙인 모습...




이슬비 때문에 길이 좀 미끌거리긴 했지만, 숲 속은 말갛게 씻기워진 개운한 얼굴이다.




꽃에 붙어있는 파리는 몇 마리일까?  찾아보아요~



빗방울을 매단 꽃잎이 방글방글 웃는 듯한 느낌...이 든다.




나무 아래 거미줄은 온 비를 방울방울 다 매달고 있다.



대기 오염을 측정 하는 이 차량은 상시 이 자리에 있는 모양이다.



육림호 앞...

거친 흙탕물이 흘러간다. 물소리가 듣기 좋다. 육림호 주변엔 쉼터가 있지만 사람이 없어 한적하다.



전나무숲길로 들어섰다.



전나무숲을 지나 가면 산림 동물원이 있다고 한다.

출발 전, 국립수목원에 가면 호랑이가 있다 하니, 겨레가 의아한 표정을 짓는다.

"호랑이가 숲에 있어?"

"응. 숲에 있어."

"그런데 수목원에 가도 될까?"

^^ - 설마 호랑이를 숲에 그냥 풀어놨을라구...




전나무 숲길에 들어서면서 깜짝 놀랐다. 숲 속 공기의 상쾌함도 상쾌함이었지만, 놀라운 숲의 광경에 압도 당했다.



안개처럼 내리는 비 때문에 그 운치가 더해 져 신비스런 분위기를 풍기는 숲...


쭉쭉 뻗은 나무 아래  가지런히 놓인 버섯재배목들...



귀와 마음으로 보는 수목원이라는 표현이 와닿는다.

화려함, 아기자기함 보다는 울창함, 과묵함이 더 와닿는 곳, 광릉숲...



그 숲길을 걷는다.



전나무 숲길...정기를 받으며 한참을 걸어 올라가니, 온몸이 땀범벅, 비닐 소재의 우의를 벗기로 했다.

살살 흩뿌리듯 내리는 비때문에 우의를 벗어도 될 것 같아 벗었더니 우아~~ 시원하다...



비가 내리는 데 처량하게 나와있는 반달가슴곰...

수목원내에 있는 산림동물원에는 우리나라 산에 서식하는 야생동물 보존 목적으로 백두산 호랑이, 반달가슴곰 등의 동물들을 기르고 있다고 한다.

이곳은 동물들의 안정적 서식 환경을 만들어 주기 위해 번식기를 피해 제한적 개방이 된다고 한다.

5월 15일부터 11월 15일까지 관람(시간 오전 10:00~오후3:00)




온 하늘이 집인 독수리에게는 우리가 너무 비좁아 보인다.

지나치는 다른 가족 중 한명이 동물들이 가만 있다면서 자꾸 괴성을 질렀다. 괴성을 지르거나 말거나 동물들의 냉담한 반응,

얼마 전, 본 '혹성탈출-진화의 시작' 생각난다. 침팬지 시저가 인간들에게 "No!" 라고 당당히 외치던 장면...



백두산 호랑이가 축 늘어져 우리 앞에 누워있다.

김영삼 정부 시절, 양국 우호 차원에서 중국측으로부터 한쌍의 백두산 호랑이를 기증 받았지만 10년간 호랑이 번식에 실패했고, 2005년  APEC 정상회담 때 다시 중극측으로부터 백두산 호랑이 한쌍을 추가 기증 받아서 이곳에서 키우고 있다고 한다.

이곳 숲의 정기가 좋으나, 그건 사람에게나 해당되는 일일까...갇혀있는 동물들에게는 좋은 숲의 정기도 그저 그렇게 느껴지는 듯 보인다.

동물원은 쓸쓸한 곳이다.


비가 조금씩 더 많이 내리기 시작해, 산림박물관, 유리온실, 난대식물원 등은 다음에 다시 오기로 하고 서둘러 나갔다.

울창한 여름숲도 아름답지만 늦가을의 정취도 멋질 것 같다.



우리가 걸었던 코스대로 걸으면 대략 2시간 코스, 그리 더운 날씨가 아니면 수목원 전체를 둘러보아도 좋을 것 같다.

입구 방문객 안내센터에서 수목원 자동 해설기나 박물관 자동 해설기를 무료로 대여할 수도 있고, 매시 정각에 출발하는 전문해설가의 설명을 들으며 관람을 할 수 도 있다고 한다.



겨레 등산 모자가 촉촉하게 젖었다. 땀에 젖거나 비에 젖거나, 늘 수고로운 모자!

여덟살때, 산에 가기 시작하면서 샀던 어느새 7년 된 모자다..



수목원 나가는 길, 아름드리 나무가 좌우로 심어져 있어 드라이브 코스로도 참 좋다.

돌아오는 길, 포천 막걸리의 유혹!!!




▶ 국립수목원 홈페이지: http://www.kna.go.kr/




2011.8

겨레는 열네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