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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속에서

서울 성곽길(혜화문~창의문)

by GoodMom 2011. 5. 30.

 

 

혜화문에서 시작한 오늘의 서울 성곽길 코스...

일제 강점기에 도시 계획이라는 명목아래 헐렸던 혜화문은 1994년 복원되었다고 한다.웅장하게 복원된 혜화문...

그런데 혜화문 근처에는 성곽길 코스 표시가 제대로 되어있지 않다.

혜화문 끼고 성곽으로 보이는 담을 따라 걷기 시작...

 

 三人三色

길을 걷다 잠시 멈춰 서서 각자 다른 일에 몰두 중이신 우리 가족...

 

 오래된 성곽길 옆으로 작은 길...

성곽 위쪽으로 자리잡은 학교...그 길을 따라 간다. 안내표지는 없는데, 성곽길이니까 이 길을 따라가면 나오겠지 싶어 길을 따라 갔다.

 

 횡단보도 건너는 길에 있던 아저씨가 우리 차림새를 보시더니 묻지도 않았는데, 건너가면 된다고 손짓해 주셔서 눈인사를 나눴다.

드디어 안내간판과 만난다.^^

 

오월의 싱그러움이 느껴지는 날...

 

 아름다운 도보여행 서울 성곽 종주코스라는 표지판과 만난다.

 

겨레아빠가 물과 음료 사러 간사이 겨레랑 발견한 개미 한마리... 

개미 한마리가 죽은 개미를 끌고 간다. 동료일까...먹잇감일까...

겨레가 어린이날 선물로 받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개미'...온가족이 푹 빠져서 읽은 책이다.

겨레가 개미 절대 절대 밟으면 안된다고 발 밑을 어찌나 조심하는지...산길에서 폴짝폴짝 뛰는 개미보다 겨레가 더 무서웠다는 전설...^^

 

봄꽃이 한창...기분이 좋다.

지나치는 아주머니까 여기 성곽길에서 보면 배용준 집에 보여서 일본인 관광객들이 이곳까지 많이 올라온다고 한다. 그 얘기에 길을 오르던 사람들이 다들 뒤돌아서 어딘지도 모르는 집을 찾아 기웃기웃...^^

 

 

 

 

맑고 푸르른 오월....그 하늘 아래...

 

 

 말바위 안내소 가는 길이라는 표시가 드디어 나온다. 돌담을 돌아서 들어간다. 이 길부터 시작하는 사람이 많은지 돌담 돌아서는 인파가 많아졌다. 

 

 북악산, 낙산, 남산,인왕산을 잇는 토성과 산성으로 태조때 쌓기 시작했다는 서울 성곽은 세종 시기를 거치고 숙종의 재정비를 통해 도성 방어 목적으로 쌓았지만 전시에 크게 제구실을 하지 못했다고 한다. 이후, 성곽은 방치되었고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서대문 혜화문이 헐리고 평지성곽이 철거되면서 총 18.2km중 산지쪽 성곽 10.5km만 남았단다. 현재는 서울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해 서울 성곽을 옛모습으로 복원하자는 계획을 수립해 정비사업을 진행중이라고 한다.

성곽길 걸으면서 성벽돌 모양을 잘 살펴 보면 어느 임금 때 쌓은 것인지 알 수 있다고 한다.

 

 말바위 안내소 전, 전망대와 만난다. 더위에 지쳐 잠시 쉬기로하고...겨레아빠만 먼저 전망대 위로 올라갔다.

잠시 후,

" 겨레야, 엄마랑 올라와봐!" 하고 위에서 소리를 치니 우리 모녀처럼 올라갈 엄두를 못내고 서있던 사람들도 다 따라 올라갔다는...^^

(그가 소리치자 세상 모든 것이 다 따라 올라갔다.^^)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풍경,

 

 성북동 길, 그 예쁜 집들이 한 눈에 들어온다. 시원한 바람...탁트인 전망!

와~~~좋다~라는 표현 이상은 없는 것 같다.

등산길 땀의 산물로 받은 값진 선물이다.^^

 

 

 

전망대 내려와 7분여 숲 속길을 걸었더니 말바위 휴게소가 나온다.

 

 

 

말바위 휴게소부터 창의문 코스는 군사보호지역으로 지정되 신원확인이 필수...신분증(주민등록증이나 운전면허증,여권등)을 꼭 가지고 와야한다. 

 

  

출입신청서 작성 후 제출하면서 신분 확인 하면 이런 목걸이를 하나씩 받는다. 이곳에서 성곽길 지도도 한장 챙기고 스탬프도 찍었다. 말바위 안내소, 종로구청 관광산업과, 흥인지문 관리소, 강북 삼성병원 정문 보안실 네곳에서 스탬프를 모두 찍으면 서울 성곽길 완주기념 배지를 준다고 한다.

네개의 스탬프중 이곳에서 스탬프 하나 찍고 출발!!!

 이곳 부터는 곳곳에 일정한 간격으로 사복 입은 군인들이 배치되어있다. 군인들 초소도 곳곳에 배치...군 시설물(초소나 탄약고 등)은 촬영금지. 금연 금주 구역...

 

 

말바위 휴게소에서 5분여 걸어가면 숙정문과 만난다.  숙정문 외는 촬영 금지라 주변의 멋진 풍경을 담지 못해 아쉬웠다.

 

 

 

좁아지는 길...한쪽길로 오갈 수 있게 페인트 칠을 해놓았는데, 눈에 거슬린다. 이거 말고 다른 방법은 없을까? 좀 더 성곽길 풍경스러운...

나설 때는 수원화성 정도 코스라 예상했는데 화성보다는 힘들었다. 휴일이라 말바위 휴게소부터는 사람도 엄청 많아졌고...

 

 성벽 축조의 시대별 차이를 알려주는 안내문...

겨레와 읽고, 다니면서 어느 왕때 쌓은 성벽인지 알아보기를 했다는...^^

 

 시대별 성벽이 쌓인 좋은 예...^^

규격화 된 돌을 큼직큼직하게 잘라 쌓은 성벽은 숙종 시절...

메주만한 크기의 자연석을 쓴 시절은 태조시설...서울 성곽을 처음 쌓은 태조때는 평지는 토성으로, 산지는 산성으로 계획했다고 한다.

 

이후는 멋진 풍경의 연속이었으나, 사진 촬영이 허가된 곳이 몇 곳 없어 마음에 그  풍경을 담아두고 왔다...

 

 

 1·21사태 소나무


1968년 1월 21일 김신조 등 31명이 청와대 습격을 목적으로 침투해 군경과 교전을 벌였던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는 소나무에는 총탄 자국이 아직도 이렇게 남아있다.

이 교전후 우리나라에 향토 예비군이 창설 되었다고 한다.

 엄마도 아빠도 태어나기 전의 일이라니 겨레가 신기한 모양이다. 엄마 아빠 태어나기 전은 엄청나게 옛일인 줄 아는 모양이다. 

 보기 드물게 소나무만 사진 촬영이 허가된 곳...이다.

 

 백악마루 정상을 지나니 내리막길만 남았다. 길이 좁아 한줄로 서야 한다.

내리막길이라 우린 바람 맞으며 기분 좋게 내려가는데, 반대편에서 딸 둘을 데리고 올라오는 아저씨 얼굴이 흑빛, 사춘기 큰 딸아이도 흑빛이다. 입도 댓발 나왔다. 얼굴에 "휴일에 이런 곳에 꼭 와야 하나?"하는 말이 써있다.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작은 딸아이만 흥얼흥얼 하는 얼굴을 보고 비슷한 또래 키우는 엄마인 나는 웃음이 났다. 

우리와 반대로 올라오는 코스는 계단이 많아 힘들 것 같다. 

 

 "어엇, 벌레~" 라고 놀라 소리치려다 보니, 작은 도마뱀이 후다닥 도망을 친다.

벌레는 무섭지만 도마뱀은 반갑다. ^^

 

 백악마루 지나서는 내리막 계단만 계속 된다. 20여분을 내려가니 창의문 안내소.

 

 창의문 안내소에서 목에 걸었던 입장권을 반납하고 내려왔다.

중간중간 시내로 빠지는 길이 있나 싶어 먹을걸 전혀 준비하지 못했던 것이 오늘의 가장 큰 실수...

그나마 혜화문 근처에서 물과 파워에이드를 사서 다행이다.

창의문 밖으로 가서 점심을 먹고 성곽길 코스를 더 이어갈지 그만할지를 결정하기로 했다.

 

 일명 자하문이라고도 불리는 창의문.

4대문 사이에 있는 4소문 중 하나로 4소문중 원모습이 가장 잘 유지되어있는 문이라고 한다.

 

 수백년간 사람들의 발길에 의해 반질반질 길들여진 박석...

 

 창의문나오면서 올라다본 지붕에 봉황 그림이 화려하다. 속설에는 창의문 밖 지형이 지네처럼 생겨 지네의 천적인 닭을 그려 넣은 것이라는 말이 있다. 봉황으로 볼 때는 봉황 같았는데 그 얘길 듣고 보니 닭같다는 생각도 든다.^^

이 문을 나가면...부암동이 나온다.^^ 잡지에서만 봤던 예쁜 동네 부암동.

 

 점심은 자하손만두집에서 해결...

깔끔하고 맛있는 집이었다. 사람이 너무 많아 정신 없었다는 점을 빼면...

손만두랑 녹두전을 먹고, 더 이어갈지 그만할지 겨레에게 물어보니, 힘들단다. 사실 나도 오늘은 더 하는 것이 무리다 싶어 성곽길 코스는 여기까지 하고, 나머지 이곳, 부암동 돌아보기로 했다.

 

 이곳 저곳 기웃거리다 만난 동양방아간, 지나치는데 가판대에 떡이 몇가지 나와있고, 예쁜 할머니가 서계신다. 점심이 만두였던지라 밀가루 음식을 못먹는 내 점심이 조금 부족했는데, 겨레아빠가 이곳에서 인절미랑 증편을 사준다.

생각없이 한 입 물었다 깜짝 놀랐다.

"내가 이제껏 먹었던건 떡이 아니었어!!!"

 

나중에 인터넷으로 찾아보니 이곳이 부암동 명물떡집이었단다...이 날 이후, 겨레아빠 이곳에 자주 들러 내 떡을 사다 준다는....

입짧은 겨레가 이 떡집의 광팬,

"동양떡집 할머니가 불사신처럼 오래 오래 사셨으면 좋겠어."

^^ 

 

점심 먹고는 성곽길로 들어가지 않고 이렇게 부암동 길을 걸었다.

 

 작은 상점 하나 하나 일부러 조각한 듯 너무나 이쁘다.  감탄하면서 동네를 걷는다.

부암동 코스는 날을 따로 잡아야 겠다.

 

 시인의 언덕 오르는 길을 지나니...

 


  윤동주 문학 전시관이 있다. 허름한 창고 같은데 궁금증이 일어 들어가 보았다.

 

 윤동주 시인의 친필 원고



 겨레도 나도 겨레아빠도 신기해서 본다.

 

서시 육필원고


 

 이날은 다른 미술가의 전시가 이곳에서 진행중이었다.

윤동주 시인의 친필원고 보고 소름이 쫙 끼쳤는데, 내부 모습은 너무 허름해서 정비가 필요하다 싶다.  바로 옆으로 이어지는 '시인의 언덕 오르는 길'과 함께 많은 사람이 오갈텐데...어찌 좀 제대로 지원을 받아 꾸며졌으면 하는 바람.

 

 

 

부암동 길을 돌아 내려온다. 봄꽃 너무 예쁘다.  

 


 부암동에서 청와대 길로 내려오는 길...길가에 서있는 표지석 하나

아까 성곽길에서 만난 1˙21사태 소나무와 연관되어 무장공비 31명이 청와대 기습 공격을 위해 침투했을 때 종로경찰서장 최규식 경무관과 정종수 경사가 육탄으로 이들을 저지하여 순국한 곳이라고 한다.

역사에 '만약에'는 없다지만 '만약에 그들이 저지를 못했다면...?'하는 아찔한 생각이 스쳐지나간다.

 

 

걸어서 걸어서 부암동에서 청와대 앞까지 왔더니 오후 2시 20분...혜화문에서 9시 50분에 시작했으니 여기까지 4시간 30분 걸은 셈이다. 순수하게 성곽길 코스만은 혜화문에서 창의문까지 2시간 20분 걸렸고...

집에서 출발 할 때만 해도 성곽길 한바퀴 다 돌고, 스탬프 네개 찍어서 배지도 받을까 였는데,

이렇게 돌아서 여기까지 오니 발바닥에 불 붙는 것 같다.

 

" 완주는 뭘... 오늘 코스가 성곽길 하이라이트였는데..."라는 말에,

"그래도..."라고 이의를 다는 사람은 세 사람 중 아무도 없었다나...^^

집으로 돌아간다.


 


 

▶우리 가족 오늘 서울 성곽길 코스: 혜화문-말바위 안내소-숙정문-곡장-청운대-백악마루-창의문 (2시간 20분 소요)

▶북악산 서울 성곽 홈페이지: http://bukak.or.kr/


 



 

 

2011.5

겨레는 열네살



+추가)부암동 시인의 언덕 오르는 길, 새롭게 문을 연 윤동주 문학관


2013.5.31 부암동을 지나다 보니 허름하게 있었던 윤동주 문학관자리에 새로 단장한 문학관 건물이 들어섰다.

위에 올렸던 사진은 2011년 5월이었고, 2년이 지나보니 그자리에 다시 제대로 들어선 문학관의 모습이 반갑더라는...^^(대신 내부 사진 촬영은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