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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속에서

리움 화장실에는 살아있는 조각품이 있다.

by GoodMom 2011. 2. 10.

올 겨울 유난히도 추웠죠? 다들 겨울방학 어찌 보내셨는지...

겨레랑 틈틈히 미술전이나 박물관 관람을 다니긴 했지만 겨울방학이 30여일밖에 되질 않아 지금 생각해 보면 너무 아쉬웠다라는 생각 뿐입니다. 게다 제가 한의원에 침치료를 다녀서, 겨레는 좀 심심하고 싱거운 방학이었을 것 같네요.^^

 

 

겨울 방학 거의 끝날 무렵 갔던 리움의 전경입니다. 상설전과 기획전 두가지 전시를 모두 봤는데요. 전에도 몇번 가봤지만 이번에 갔을 때는 겨레가 훌쩍 자라서 그런지 보는 눈높이가 많이 달라졌더라구요. 전시물만 보고 왔던 시절과는 달리 이번에는 이런 얘길 합니다.

첫번째는 리움미술관의 전시 관람 편의성에 관한 얘기 였어요. 동그란 동선 구조로 한바퀴 돌아 전시물을 보고 나오면 이렇게 달팽이 모양의 계단을 따라 내려가서 다음 전시물을 보고 한바퀴 돌아 다시 나와 계단을 내려가는 구조라 보기가 아주 편했다는 점이었구요. 두번째는 전시물들의 조명이 너무 잘 되어있어 전시물이 잘 부각되어 보이게 했다는 점이라고 합니다.

겨레가 3학년 때 갔을 때만해도 이런거 잘 못느꼈는데, 겨레말을 듣고 보니 저도 그렇더군요. 아마 아이를 따라 저도 점점 자라는 모양인가봐요.^^

암튼 이번 리움 고미술,현대미술 전시를 보면서 느꼈던 점...조명이 참 잘되어있었다라는 점과 관람 동선을 너무 잘 배치했다라는 점이었네요.

 

 

관람을 다 마치고 손 씻고 좀 쉬었다 가려고 1층 화장실에 들렀을 때, 이런 안내판을 만났답니다.

'사용하실 수 있는 비누 작품이 설치 되어있습니다.'

비누작품?

그게 뭐지? 게다 사용할 수 있다니...

궁금해서 문을 열어보니...

 

세면대 가운데 조각품이 설치되어있더군요.

 

 

겨레가 조심스럽게 문질러 보니 비누거품이 나옵니다.

 

사용되는 비누 조각품이다 보니 점점 형태가 변해가고 있어 조각품 자체가 유기물처럼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가까이서 보니 먼지며 손때가 묻어서 조금 무섭기도 하네요.^^

이런걸 좀 찝찝해 하는 겨레는 만져놓고 물로 손을 엄청 씻어댔습니다.

머리 위쪽은 칼로 자른 듯 납작해져 있어 원래 그렇게 조각했나 하고 나가서 화장실 입구에 있는 설치 당시의 사진을 보니 뽀글뽀글한 머리 부분이 있었더군요. 이 조각품 비누를 얼마나 사용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사용할 수 있는 비누입니다.'라고 세면대 앞 거울에 써 있어요.

암튼 마지막까지 재미를 주었던 리움 미술관이었어요.

 

 

돌아오는 길 차갑고 맑은 겨울 하늘 아래 고독한 겨울 나무가 좋아보입니다.

저흰 미술관 박물관 갈 때, 일부러 추운 날 오후를 선택해요. 이번 겨울은 매일같이 엄청 추웠기 때문에, 일부러 추운 날 선택하려고 기다리지도 않았지만요. 추운날 오후3시 넘어 도착하면 관람객이 적어 한가롭게 관람을 할 수 있어 좋답니다. 가끔 관람객이 너무 없어서 무서울 때도 있지요.^^

곧 다시 봄방학이 돌아오겠네요.

다들 건강하게 남은 겨울 마무리 잘 하세요!

 

:: 리움 미술관 홈페이지: http://leeum.samsungfoundation.org 

 

 

2011.2.10

겨레는 열네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