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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뛴 우리 딸, 놀아보세요!

2010.12.03 11:20

 

초등 6학년 마지막 시험인 기말고사가 어제 끝났네요. 나름 열심히 준비한다고 했던 우리 딸....초등학교 마지막 시험이라 생각해서 그런지 마음이 약간 허전하기도 하고 그랬나봅니다. 그간 시험이 끝난 날은 '시원하다!'며 집에 돌아오곤 했는데 어제는 말그대로 '시원섭섭함'이 함께 했다고 합니다.

시험 전 날은 기말고사 보고 나면 절친과 함께 햄버거도 사먹고, 서점 가서 책도 보고, 문구코너도 같이 갈 생각인데...허락해 줄 수 있느냐 물어서...그렇게 하라 했는데요. 막상 시험이 끝나고보니, 그 친구는 학원에 가야해서 못간다면서, 대신 엄마랑 같이 가겠답니다.(유일하고도 언제나 땜방이 가능한 절친 대리엄마입니다. 저는...^^)

사실, 친구랑 가야 두배는 더 재밌을텐데 땜방이니만큼 최선을 다해줘야겠다 싶은 생각에 겨레랑 햄버거 사먹고 , 문구코너 가서 이것 저것 구경하다가...서점 가서 오래 오래 책을 읽고 밤이 되어서야 돌아왔어요.(요즘 제가 피곤한 일이 많아서 서점 한귀퉁이에 쭈그리고 앉아 겨레가 가자할 때까지 책 읽을 때는 온 몸이 욱신거리고 죽겠더군요.가자고 하나 슬금슬금 눈치를 얼마나 봤던지요.)

집에 돌아와서 늦은 저녁 먹고, 졸린 눈으로 뉴스 본다며 멍~~~~하고 있자니 눈 좀 붙이라고 배려를 해줍니다.

"어, 엄마 피곤해 하는거 어떻게 알았어?"

"엄마 말이 극도로 없어지는 거 보고 알았지." ㅎㅎ

잠깐 새우잠을 자고 깨어보니 겨레가 오랜만에 교환일기를 써서 제 옆에 두고 컴퓨터를 하고 있더군요.

간만에 뒹굴뒹굴 시간을 보내고 있으면서, 자기도 이런 저런 생각이 들었는지...중학교에 입학 하지 않고 홈스쿨링을 하게 되더라도 공부는 정식으로 할것인지, 혼자 공부를 하면서도 중간고사 기말고사처럼 시험은 보는지 등을 묻는 글을써놓았습니다. 자꾸 걱정이 되서 물어보게 된다고 썼더군요.

겨레의 고민 흔적을 살펴보다 보니,그간 제가 걱정했던 부분은 오히려 조금씩 줄어들고 있는 느낌이 들어 웃었습니다.(부모의 간사함입니다.^^)

사실 이번 기말고사는 온전히 겨레 몫으로 남겨주려고 스스로 공부하고, 스스로 채점하고 그래도 도저히 모르는게 나오면 엄마한테 물어보라고는 했지만, 제가 먼저 못견디고 참견을 한 부분도 없지 않아 있었어요.^^(아무리 쿨한 척 해도 엄마인가봅니다.) 조금 참견했다고 지금은 생각하고 있지만 실제로 CCTV로 촬영했다면 상당 부분 참견을 했을지도 모릅니다.

게다 시험 전 날엔 공부 너무 많이 하면 오히려 혼란이 온다며  9시 되니 공부 땡!칠 때는...(7시까지 아빠 만나서 밖에서 놀다 들어왔거든요.). '조금만~더 하지~' 라고 외치고 싶었으나 정말 제가 제 목을 부여잡으면서 그 말을 막았습니다. 대신 "오~ 완벽하게 준비되었나보네..."라는 내마음과는 다른 말로 대신 했지요. 겨레아빠는 시험 기간 내내 "공부 좀 그만 시켜! 나 심심하잖아.'를 수도 없이 반복했구요. 그럴 때면 "아니, 뭘 했다고 그만 시켜?"라며 혼자만의 목소리로 툴툴거리곤 했죠.

그렇게 스스로 준비했다고 믿고 싶은 겨레의 초등 마지막 시험인 기말고사가 끝나고 나니 저 역시 겨레 마음처럼 시원섭섭함이 밀려옵니다.

 

 

지난 크리스마스에 제가 겨레에게 썼던 카드입니다.

겨레는 이 카드를 일년 내내 책상 앞에 붙여 놓았어요. 저는 이 카드를 볼 때마다 반성을 하곤 했지요. 겨레가 좋은 점을 발전 시키고 키워갈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주고 있는가 하구요. 그렇게 부모로서의 반성과 대한민국 학부모사이를 오가며 일년을 보냈습니다.

 

기말고사 준비하면서 겨레가 책상 앞에 붙여 둔 문구

 

저는 당분간은 겨레에게 어떤 스트레스나 압력을 가하지 않고 놀아 볼 계획입니다. 책을 읽던, 게임을 하고 보내건, 컴퓨터 앞에 앉아있건 한번 정말 제대로 방치를 해보려구요.

번데기도 껍질을 벗고 나비로 환골탈태하기까지 오랜 침묵의 시간을 갖듯...겨레도 자신만의 긴시간을 가져봐야 그 시간 속에서 자신에게 많은 질문을 던지고 답하면서, 이제껏 보호와 관심 속에 겹겹히 쌓여져있던 엄마아빠의  껍질을 벗고 오롯이 겨레 자신으로 서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물론,그 시간 동안 아직 경지에 이르지 못한 못난 이 엄마, 갈등 상황에 놓일 때도 있겠지요. 저 스스로에게도 그 다짐을 받기 위해 오늘 아침,이렇게 글을 올려봅니다.

 

'열심히 뛴 우리 딸, 놀아보세요!'

겨레야, 이게 당분간의 엄마 답이란다.

 

Comments

  1. 겨레한가온빛 2010.12.05 11:59

    엄마가 블로그 업데이트 한 사실을 이제야 알게 되었네.. ㅎㅎ
    사실.., 기말고사 끝나고 일주일 만에 바로 한자시험을 본다니까 엄청 속이 후련하진 않지만, 그래도, 긴장이 풀려서인가? 공부고 뭐고 다 귀찮아 버린 것 같아. :(
    글에서, 포스트잇에 내가 글씨를 너무 대충 써서 사람들이 날 전설의 악필로 보면 어쩌나 하고 걱정했는데, 내가 시험범위를 적은 포스트잇은 정성스럽게 써서 다행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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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oodMom 2010.12.07 13:23 신고

      네가 시험범위 적는 포스트잇을 정성스럽게 써서 엄마도 보고 놀랐잖아.^^(내가 썼나 하고...ㅋㅋㅋ)

  2. 노디 2010.12.06 10:21

    기말고사가 끝이 나서 속이 시원섭섭하겠어요~
    그동안 준비한 생각을 하면 너무나 아쉽죠.
    겨레는 책을 많이 읽는 아이라~ 별 고민이 없으실 것 같아요^^

    수현이는 지금 시험을 보고 있답니다. 지금 2교시 ~쯤
    어제도 잠을 못자고 불안해 하는 모습에~ 마음이 아팠어요.
    작년까지만 해도 대충공부해서 시원하게 털어버리고 그러더니
    초등 마지막인 6학년은 편하게 하질 못하네요~

    저도 조금은 아쉬운 부분이 많습니다.
    여러가지로요. 항상 그런것 같아요.

    수현이도 시험 끝나면 어디 갈 생각부터 였는데
    오늘은 용돈 달라는 말도 없고 그냥 조용히 갔습니다.
    여러가지로 복잡했나봅니다.
    딸아이 친구들과 별다른 일이 없으면 저도 땜방맘으로
    버거 먹고 함께 때 빼러 가야겠어요.

    저희는 뜨거운 물으로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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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oodMom 2010.12.07 13:25 신고

      생각보다 많이 안읽어요. 아빠를 닮아서 자신의 영역이 워낙 확실한 아이라 엄마가 손대지 말아야 할 부분 중에 책도 있거든요.^^ 요즘은 아이팟 들고 뒹굴뒹굴 잘 놀고 지내는데...아빠가 이왕하는거 좋은걸로 하라고 아이팟터지4로 바꿔준다고 해서 제가 떨고 있는 중이랍니다.
      수현이도 지금은 시험 끝났겠네요.

  3. 쿠키 2010.12.07 02:01

    드디어 겨레는 기말고사가 끝났네요.
    울 딸은 9일 날이네요~
    이번 영어시험엔 단어 쓰기가 많이 나온다고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는데 ...단어외우기 질색하네요..ㅠ ㅠ
    최근 학교에서 메모지며 샤프가 없어져 스트레스를 받고 있어서
    그런지 까칠해요.2학년때는 약올리는 친구..그리고 4학년에 이사를 온 이후
    지금껏 정말..
    마음이 맞는 친구를 만나지 못해 힘들어 했어요.전학을 와서 제일 먼저
    사귄 친구는 욕을 좀 하구 와일드한 성격,또다른 친구는 손목을 물기까지.
    도벽이 있는 친구까지 ...그동안 너무 상처를 받았는데 딸에게 힘이
    되어 주지 못한 것 같아 가슴이 아프네요.
    엄마랑 데이트하는 걸로 스트레스 푸는거 좋아하는데
    어린 동생으로 인하여 자주 못했어요.시험끝나면 둘만에 시간 가져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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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oodMom 2010.12.07 13:30 신고

      영어도 시험 보나봐요. 겨레네는 국수사과 네과목인데...
      애들 클 수록 친구 관계가 참 힘들어지는 것 같아요. 조심해야 할 부분도 많구요.
      시험 잘보길 기원하고...더 멋지고 좋은 2011년을 기원하게요.쿠키님

  4. iris 2010.12.18 17:45

    지윤이도 마지막 기말고사를 후련하게 치뤘답니다.
    저야 원래 시험공부를 봐 주지 않아서 지윤이 혼자 준비를 했지만, 그래도 예전엔 양심은 있어서 문제집 채점은 해 주었거든요.
    그런데 올해는, 둘째 재운다고 같이 침대에 누웠다가 잠이 들어 늘 지윤이 혼자였답니다.
    어느날 지윤아빠가 저를 깨우네요.
    지윤이 혼자 마루에서 공부하는데, 웬만하면 옆에 좀 같이 있어주라고...
    그래도 옆에 있으면서 잔소리하는 엄마보다 저 같은 엄마가 덜 부담스러울 거라고 믿어봅니다.
    쓰다보니 새삼 미안해지네요... 저, 엄마 맞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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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oodMom 2010.12.30 16:41 신고

      저도 올해는 채점도 겨레보고 하라했었어요. 의외로 채점하고 공부하고 혼자 잘 해내더라구요.

      요즘은 겨레가 저를 키우고 있답니다. 요즘 장치료 때문에 한의원에 다니고 있는데, 음식 조절을 많이 해야 하고 침도 힘들어서 많이 많이 자고 있거든요. 아침 먹고 자고 점심 먹고 자고,저녁 먹고 자고...그럼 조용히 있다가 저녁시간에는 저를 깨워요. "엄마, 저녁엔 이렇게 많이 자면, 밤에 잠 안와서 고생해. 조금만 자." 조금 키워 놓으니 그간 들인 공이 안아깝네요. 하하

  5. 쿠키 2010.12.19 02:08

    3학년부터 영어까지 다섯과목이네요.
    나름 열심히 해서 잘 마무리졌어요.
    시험 이후론 완전 자유모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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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oodMom 2010.12.30 16:42 신고

      영어도 보는군요. 여기 주변은 영어는 안보더라구요.^^ 그냥 시험기간과 다른 날 듣기평가로 대체하는 정도...
      암튼 아이들 방학이라 신이 나네요. 쿠키님 잘 보내고 계시죠?

  6. 리디아 2011.05.12 01:32

    안녕하세요.
    초면입니다.
    지나다가 홈스쿨링이라는 말에 잠시 들러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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