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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장/가족이야기

새로운 시작, 그 문 앞에 서서...

by GoodMom 2014. 3. 7.

2014.3.2 일요일

토이스토리3 엔딩,

대학생이 된 앤디가 학교로 떠나며 

이웃 아이에게 자신의 장난감을 주고 떠나는 뒷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우디는 이런 대사를 했다.

" So long, Partner! "

겨레랑 이 장면에서 얼마나 펑펑 울었던지...


겨레, 고등학교 입학 전날

내 마음이 딱 이랬던 것 같다.

" So long, Partner! "



'떠날 때 말없이 고이 보내드리오리다...'

나는 눈물이 났고, 할 수있는 모든 말로 내 마음을 겨레에게 표현했다.

나는 말없이 고이 보내드리지 못하는 타입...



2014년 3월 3일 입학식


선배들이 진심으로 축하해주고, 선생님들이 온 마음으로 환영해주셨던 신입생 입학식...

 교장선생님이 신입생 한명 한명과 일일이 악수해 주셨고, 

그 옆에서 담임선생님이 학교 배지를 나눠주시며 환영 인사를 건네던 장면.

선생님들이 한분씩 소개 될 때마다 재학생들의 떠나 갈 듯한 환호와 박수소리,


훈훈하고 멋진 입학식이었다.


어제, 우디같은 심정의 엄마는 어디가고, 신나게 박수를 치며 웃었고...

평소 엄마보고 어린애같이 굴지 말라던 아빠는 엄마 옆에서 아무도 모르게 살짝 눈시울을 붉혔다는 전설...



입학식이 끝나고 돌아가는 길에

입학 기념 선물로 받고 싶은 것을 물었더니, 영어 소설 한 권 사달란다.

딸내미 소원대로 교복 입고 서점에 가봤다.

^^


학교 확정되고 한달은 붕 뜬 기분으로 보냈고,

그 다음부터 마음이 무거워지더니,

입학 전 날엔 여러 걱정과 많은 감정들이 오가서 조금 힘들었단다.

오늘 기분은 어땠는지 물었더니, 조금 들떴던 것 빼고는 평소랑 똑같았단다...



2014년 3월4일 새로운 시작!

이제부터 새벽 별보기 운동 시~~작! 

3년간 홈스쿨링 하면서도 7시 반 기상! 스스로 어김없이 지켰던 딸...

엄마가 깨우지 않아도 6시 기상 정확히 지켜 일어났다.

엄마는 학창시절 아침에 못일어나서 참 힘들어했는데...

지금도 마찬가지고...ㅎ



7시 50분까지 등교하고, 8시부터 1교시 수업이 시작된다...

아침 5시 55분에 깨어나 아침 먹고 씻고 머리 감고 교복 입고...

(처음 입어보는 교복, 이것도 일이다.) 

첫 날 준비 마치는데 걸린 시간 1시간 5분.

둘째날 1시간

세째날 55분

네째날 50분...

^^

등교 첫날은 스타킹 신는데도 낑낑대고 한참을 힘들어 했다.

초등 저학년 때 입어보고 치마를 안 입어봤으니...

하지만 오늘 아침부터는 제법이다.

척척척 교복을 입고, 머리 매만지고...준비 완료...

매일 아침 등교 준비시간 기록 세우기 미션 놀이...


등교 네째날인 오늘부터 밤 10시까지 야간 자율학습.

엄마 고등학교 때는 입학 다음날부터 바로 야자를 시작했다.

엄만 야자 시작하고 세째날 남 몰래 울었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몸이 힘든 것보다 정신적인 피로가 더 컸던 것 같다.


겨레는...

오늘 아침에 다리에 쥐가 났다.

아침 준비하려고 부엌에서 왔다 갔다 하는데 쥐났다고 소리 치더니 

쥐난 다리를 잡고 금방 다시 잠이 들었다.


어제까지는 학교에서 돌아오면

하루종일 학교에서 있었던 일 이야기 하느라 엄마 뒤를 졸졸졸졸...

"힘든데 쇼파에서 쉬면서 얘기해."라고 했더니

자긴 괜찮단다.

의외로 학교에서 졸립지도 않았다고...

자기 친구는 수업시간에 졸려서 서서 듣는 책상에서 수업을 들었단다.

친구들이랑 매점 구경 갔던 이야기,

2학년 언니 생일축하 노래 불러주러 갔던 이야기,

교실에서 학교 식당까지 지름길을 알고 있다는 이야기,

폰으로 사진 찍어 보여주고 싶지만 등교하자마자 폰은 걷어서 낸다는 이야기,

학교 도서관 구경 간 이야기...이야기...이야기...이야기...


이야기의 홍수다.

엄마한테 홍수처럼 이야기 하고

아빠가 오면 똑같은 레파토리가 또 시작이 된다.

^^

교복을 입으니 듬직한 언니 같은데,

하는 짓은 여전히 초딩이다.

친구들이 그랬단다.

"넌 초등학교 졸업하고 홈스쿨링 해서 그런지 되게 순진한 거 같아."


학교 보내는 엄마 마음은 초딩을 교복 입혀서 학교 보내는 기분이랄까?

초딩같은 고딩 딸, 야간자율학습 할 생각하니 마음이 찡~~~하다.

학교로 돌아가면,

시원섭섭하려나? 했는데...

시원은 모르겠고 섭섭하다...

많이...


우리딸,

대한민국에서 고등학생으로 살아가게 된다는 것!

어깨가 무겁긴 하겠지만

씩씩하고 당당하게,

행복하고 즐겁게...

뜨겁고 힘차게...

그렇게 보내!

처음 그 마음 잊지말고!